에이펙스 레전드, 한국 e스포츠 손잡고 반등 노린다

신규 종목 발굴 간절한 방송사, 홍보효과 노리는 EA

디지털경제입력 :2019/04/23 10:41

2월 5일 글로벌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온 에이펙스 레전드가 한국 e스포츠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각되고 있다. 속도감 있는 게임 플레이를 강조한 FPS와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어우러진 에이펙스 레전드 특유의 게임성이 e스포츠에 적합하다고 e스포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리스폰엔터테인먼트가 타이탄폴 시리즈의 세계관을 차용해 만든 배틀로얄 게임이다. 배틀로얄 게임과 FPS 게임이 이미 시장에 잔뜩 출시된 상황이지만 에이펙스 레전드는 3명이 한 팀을 이뤄 협동한다는 점과 교전이 수시로 일어나도록 설계된 게임 구조 덕분에 단숨에 큰 인기를 얻었다.

e스포츠 관계자들은 에이펙스 레전드의 이런 특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스포츠는 관람객과 시청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국면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에이펙스 레전드가 이런 점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에이펙스레전드.

실제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에서 거둔 성과가 미진했던 이유로 느릿한 게임 진행과 선수들의 수비적인 게임 플레이에서 관람객이 재미를 느끼지 못 했다는 점이 지적됐을 정도로 e스포츠에서 속도감은 중요하게 여겨진다.한 관계자는 "에이펙스 레전드는 맵이 크지 않고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교전이 한번 벌어지면 순식간에 다른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규모 교전이 벌어지기 쉽다. 한 자리에 숨어서 시간을 보내는 플레이를 하면 오히려 불리해지기 쉽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싸움이 벌어지는 경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펙스 레전드에 e스포츠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에이펙스 레전드가 갖고 있는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e스포츠 중계를 이어온 방송사 입장에서는 전면에 내세울 콘텐츠를 빨리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 등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게임들은 모두 개발사가 e스포츠 리그 운영과 중계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방송사는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던 콘텐츠가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특정 게임에 인기가 쏠리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방송사들도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그 성과는 미비했다. 인기 콘텐츠를 순식간에 잃어버리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방송사에게 속도감, 전략성, 화려한 연출을 모두 갖춘 에이펙스 레전드가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에이펙스 레전드를 서비스 중인 일렉트로닉아츠에게도 한국 e스포츠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PC방 시장에서 에이펙스 레전드는 20위권을 오가며 고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에이펙스 레전드의 인기가 줄어든 이유는 일렉트로닉아츠가 이렇다 할 홍보나 별도의 운영 계획 없이 ESD 플랫폼 오리진을 통해 직접 서비스하는 통에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에서 자연스레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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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이 에이펙스 레전드 국내 e스포츠 리그 출범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스포츠 리그가 에이펙스 레전드의 국내 입지를 다지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출시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 하고 있다. 인기를 반등시키기 위해서 한국 e스포츠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리그 뿐만 아니라 게임 홍보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렉트로닉아츠도 e스포츠 리그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e스포츠 성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리그를 출범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가능성을 살펴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