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딥러닝은 어떻게 똑똑한 마케팅에 기여할까

"데이터 범위와 양 검토하는 게 우선"

전문가 칼럼입력 :2019/04/19 16:06

차재덕 대표
차재덕 대표

마케터들은 효과적인 데이터 사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이야말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브랜드 활동에 개입시키고 장기적이며 수익성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성공적인 캠페인 운영의 핵심열쇠다. 그리고 그와 같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화 하는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이 요구된다.

소비자들은 모바일 디바이스 및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 소셜미디어 또는 이커머스 거래 등을통해 자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데이터를 여기저기 남기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습관, 선호사항 및 행동에 대한 가용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그 많은 데이터를 이해하고 미래행동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마케터가 이 모든 데이터 포인트를 살펴 과거와 현재의 고객은 물론 잠재고객까지 아울러 그 고객을 관통하는 통합 프로필을 구축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남기는 이런 데이터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마케터들 사이에 딥러닝(Deep learning)에 관한 새로운 담론이 시작되고 있다. 딥러닝은 AI의 가장 발전된 형태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중 계층의 '신경망'(인간의 뇌와 신경계를 토대로 모델링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대량의 산발적 데이터를 처리한다. 특히 최근 앱 경제가 성숙해가면서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앱 설치수가 아닌 인앱(in-app) 지출로 넘어가면서 많은 관심이 일고 있다.

아태지역(APAC) 인앱 지출은 2021년까지 1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앱애니 예측), 마케터는 수익 창출을 위해 점점 더 사용자들의 인앱 구매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마케터 입장에서 막대한 양의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구매 확률이 높은 사용자를 확보해 참여를 유도하고, 또 이들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딥러닝은 상당한 가치를 수반하고 있는 각 데이터 포인트를 대량으로 다룰 수 있으므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이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방문하는 시간과 빈도만 파악해도 디지털 캠페인 전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딥러닝은 여기에 가치를 더한다. 딥러닝은 모든 인앱 이벤트를 "이 사용자는 다채로운 색상의 이미지를 선호한다" 등의 추상적 의미까지 고려해 사용자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을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사용자를 찾아낼 수 있다.

애피어(Appier)는 최근 조사를 통해 딥러닝이 인앱 마케팅 부문에서 특히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애피어는 2018년 3월부터 10월까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향후 인앱 구매 또는 등록 완료 등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의 13개시장, 240개 이상의 모바일앱 캠페인, 5억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대상으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딥러닝이 배제된 머신러닝 기반 캠페인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딥러닝을 적용한 경우 기존 AI나 머신러닝기술만 적용한 경우에 비해 유지율 7%, 등록률 35%, 구매율 9%, 전반적인광고지출대비수익(ROAS) 10% 등, 모든 측정치에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마케터가 각 마케팅 활동에 적합한 특정기술을 찾고 실제 접목할 때는 신중하게 임해야한다. 일상적인 통근수단과 비교해볼 수 있다. 비행기는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되고 정교한 교통수단이지만 그 엄청난 속도와 성능에도 불구하고 매일 직장에 출근하는 데는 오토바이, 자동차 또는 기차가 비행기보다 더 효과적인 교통수단일 것이다.

이 비유에서 딥러닝은 아직 비행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이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비즈니스 상황도 있다. 경우에 따라 기존의 머신러닝솔루션이 딥러닝 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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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케터가 최상의 솔루션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핵심은 가용데이터와 데이터의 가치 형식에 있다. 데이터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가치의 의미가 성별, 연령, 방문빈도 등과 같이 확정적이라면 '기존'의 AI 및 머신러닝이 오히려 적합한 도구로써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범위가 복잡하고, 소비자의 습관이나 선호하는 제품 범주와 같이 추상적 의미를 지니며, 데이터의 양이 막대하다면 딥러닝이 극히 효과적일 것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으므로 딥러닝이 앞으로도 마케터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것 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고급기술을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서 마케터는 맹목적으로 딥러닝을 추구하고 이를 모든 데이터분석에 이용하려 하기 전에, 먼저 데이터의 범위와 그 양을 면밀히 검토해야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차재덕 애피어코리아 한국영업총괄대표

제일기획에서 삼성자동차 출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담당으로 광고계에 입문했다. 그 후 야후&오버추어코리아, KT 등에서 온라인광고 및 디지털마케팅 사업개발을 맡아 뛰어난 퍼포먼스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현재는 인공지능(AI) 기술선도기업 애피어코리아의 한국영업총괄대표로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보다 쉽게 AI 기술을 도입해 마케팅 ROI 및 매출 향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