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3D프린터 판매량 2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

올해 국내 자동차·전자 분야 고객사 확보 집중

디지털경제입력 :2019/04/18 08:22

“대량 생산이 가능한 산업용 3D프린터 HP Jet Fusion 3D 4200은 2017년 출시 후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미 올해 판매대수 목표치를 달성했다. 올해는 그 두 배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형 HP코리아 3D프린팅사업부 이사는 17일 서울시 금천구 폼엑스(Form X) 본사에서 열린 ‘HP 3D프린팅 솔루션 전자 소비재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HP코리아는 이날 국내 파트너사 폼엑스와 플라스틱 소재 기반 산업용 3D프린터 ‘HP Jet Fusion 3D 4200(Jet Fusion 4200)’의 기술 강점과 이 장비를 활용해 제작한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도형 HP코리아 3D프린팅사업부 이사가 17일 ‘HP 3D프린팅 솔루션 전자 소비재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Jet Fusion 4200은 HP가 개발한 3D프린터 중 현재 유일하게 대량 양산이 가능한 장비다. 국내에는 2017년 7월 출시됐다. 전체 솔루션은 ▲3D프린팅 작업이 이뤄지는 3D프린터 ▲소재와 출력물이 들어있는 빌드 유닛 ▲빌드 유닛에 소재를 충전하거나 완성된 출력물에서 남은 소재를 걷어내고 쿨링 작업을 할 수 있는 프로세싱 스테이션 등 3가지로 구성됐다.

HP는 국내에서 Jet Fusion 4200를 출시 후 자동차와 전자기기, 소비재, 디자인 등 산업 분야는 물론 학교, 연구소 등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가격만 3억5천만원, 전체 솔루션을 갖추면 4억원 수준이 들어가는 고가의 장비지만 이미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을 포함해 10여곳 이상에 납품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HP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고객사들이 Jet Fusion 4200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더 적극적으로 수요처에 장비를 홍보할 계획이며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와 프린팅 서비스 기업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HP는 2D프린터를 연구 개발하며 확보한 기술력과 특허, 데이터를 활용해 Jet Fusion 4200을 개발, 양산에 적합한 3D프린터로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1시간 동안 장비를 돌렸을 때 4리터(L) 출력이 가능해 생산성이 우수하며 레이어 두께는 0.07~0.1밀리미터(mm), 인쇄 해상도는 1천200dpi로 우수한 정밀도를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한번 출력물을 완성한 후 남은 소재와 새로운 소재를 8대 2 비율로 섞어 사용해도 품질에 문제가 없는 만큼 소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HP Jet Fusion 3D 4200로 생산한 출력물들.(사진=지디넷코리아)

■ 자체 개발한 MJF방식으로 생산성·경제성 잡았다

HP는 생산성과 고품질을 함께 지원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만들기 위해 MJF(Multi Jet Fusion)방식을 자체 개발해 Jet Fusion 4200에 적용했다. MJF방식은 레이저로 금속 분말을 용융시켜 출력물 만드는 SLS방식과 접착제를 이용해 소재들을 붙이는 BJ방식이 결합됐다. 예열된 빌드 플레이트(출력물이 적층되는 판) 위에 플라스틱 분말을 얇게 깔고 난 후 특수 용액을 뿌리고 적외선을 비춰 출력물을 만드는 식이다.

김 이사는 “HP는 기존 3D프린터보다 10배 이상 빠르면서 전통적 방식으로 제작한 부품의 기계적 특성과 유사한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제작비용은 반 이상 낮추는 것을 목표로 MJF방식을 개발했다”며 “MJF방식은 앞으로도 HP가 개발하는 3D프린터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HP는 자사 장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HP가 생산하는 노트북과 2D프린터, 3D프린터 등의 부품을 Jet Fusion 4200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HP는 사출이나 몰딩 등 기존 제조 방식으로 생산된 부품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므로 부품 설계를 3D프린팅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기존 제조방식으로 생산한 부품과 Jet Fusion 4200으로 출력한 부품 성능을 비교해 3D프린팅한 부품 결과가 더 우수하게 나오면 해당 부품을 채택하는 식으로 사례를 쌓아오면서 Jet Fusion 4200의 성능도 함께 끌어올렸다.

HP는 아직 수요 파악이 안 된 신제품의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소량 생산하는 작업에도 Jet Fusion 4200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사 역시 같은 목적으로 이 장비를 사용해 생산 효율과 생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HP는 자신했다.

이주헌 HP코리아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는 “HP의 2D프린터를 사용하는 고객사들이 단종된 제품의 부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점차 (자사 제품들의 부품을) 3D프린터로 제작하게 됐다”며 “현재 Jet Fusion 4200에 들어가는 부품의 약 50%도 3D프린팅됐다. 오는 25일 국내 출시할 HP jet fusion 300과 500의 일부 부품도 Jet Fusion 4200로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HP는 해외에선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Jet Fusion 4200를 이용해 완제품을 활발히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HP에 따르면 국내 기업 더메이크의 맞춤형 안경테를 비롯해 ▲시그마 인저너리아(Sigma Ingegneria)의 레이싱 드론 본체 ▲밸러스트(Ballast)의 가상현실 헤드셋 ▲싱크로 이노베이션(Syncro Innovation)의 자전거 헬멧 ▲시그마 디자인(Sigma Design)의 공장용 라벨링 기기 부품 ▲플레시피버(Freshfiber)의 아이폰, 애플워치 액세서리 ▲보우만(Bowman)의 베어링 케이지 등이 Jet Fusion 4200를 통해 기존 제조방식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고 우수한 디자인으로 생산됐다.

HP의 플라스틱 소재 기반 산업용 3D프린터 ‘HP Jet Fusion 3D 4200'.(사진=지디넷코리아)

■ 구매 부담 줄여주는 대여 프로그램도 운영

HP는 국내 고객사들이 고가의 Jet Fusion 4200을 좀 더 부담 없이 이용하고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자회사 HP Financial Services를 통해 대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여 희망기업은 두 가지 램프 업(Ramp-up)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2-3 Ramp-up’은 36개월의 납부 기간을 3단계로 나눠 대여금을 지불하는 대여 프로그램이다. 1단계인 초기 1~3개월 동안에는 Jet Fusion 4200 판매가의 1%를 매달 납부, 2단계인 4~6개월에는 2%씩, 3단계에는 3%씩 납부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판매 원가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관련기사

‘90 Day Payment Holiday’는 초기 1~3개월에는 대여금을 지불하지 않고 4월부터 매달 3%씩 지불하는 대여 프로그램이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할부 기간은 최소 18개월부터 60개월까지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HP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고객사들이 Jet Fusion 4200을 활용하는 데 있어 한 번에 현금 결제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대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며 “초기 큰 투자비용 없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납부기간이 끝나면 HP에 장비를 반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여 완료 후 구매를 결정한 고객사들은 사용한 장비 대신 새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