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리눅스용 엣지 브라우저 개발하나

컴퓨팅입력 :2019/04/15 16:55    수정: 2019/04/15 17:12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 내장 브라우저 엣지를 크로미엄 엔진 기반으로 재개발 중이다. 2019년 4월초 윈도10용 시험판을 처음 공개했다. 향후 윈도7 등 구버전 윈도와 애플 맥OS에서 쓸 수 있는 버전도 내놓는다. 공식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MS가 엣지 리눅스 버전까지 만들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엣지 다운로드 웹사이트 캡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 내장 브라우저 엣지를 크로미엄 엔진 기반으로 재개발 중이다. 2019년 4월초 윈도10용 시험판을 처음 공개했다. 향후 윈도7 등 구버전 윈도와 애플 맥OS에서 쓸 수 있는 버전도 내놓는다. 공식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MS가 엣지 리눅스 버전까지 만들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엣지 다운로드 웹사이트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 내장 브라우저로 만들었던 엣지(Edge)를 오픈소스 렌더링 엔진 크로미엄(Chromium) 탑재 버전으로 재개발하면서, 리눅스 운영체제(OS)용으로도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크로미엄 엔진이 여러 OS를 지원할 수 있게 만들어졌고, 리눅스환경을 선호하는 개발자의 입맛에 맞추려는 MS의 전략상, 크로미엄 기반 엣지의 리눅스 버전을 내놓는 건 시간 문제란 해석이다.

■ 무슨 일 있었나

앞서 MS는 지난해 12월 엣지 브라우저 핵심 구성요소를 오픈소스 브라우저 엔진인 크로미엄 기반으로 재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마침내 최초의 크로미엄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윈도용 엣지 시험판을 배포했다. [발표문 보기 ☞ Microsoft Edge preview builds: The next step in our OSS journey]

크로미엄은 웹브라우저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렌더링 엔진으로 개발된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구글 크롬, 오페라, 네이버 웨일 등이 크로미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들을 포함한 대다수 크로미엄 기반 웹브라우저는 윈도, 맥OS, 리눅스를 모두 지원한다.

최근 공개된 크로미엄 기반 엣지는 윈도10 전용 버전이지만, 이론상 '여러 버전의 윈도'에서 구동 가능하다. MS는 향후 윈도8.1, 윈도8, 윈도7에서의 실행까지 공식 지원할 예정이다. 또 맥OS 버전도 내놓는다. 다만 리눅스 버전까지 내놓겠다고 확언하진 않았다.

■ MS 엔지니어, 비공식적으로 개발 가능성 시사

그런데 최근 MS가 윈도와 맥OS뿐아니라 리눅스용 엣지 브라우저 역시 개발할 가능성을 내부에서 검토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크로미엄 엣지가 리눅스 환경을 지원하느냐는 물음에, 한 MS 엣지 개발팀 엔지니어가 "(우리 빌드 시스템은 리눅스에서 돌아가니까) 우리가 결국 하려는 일"이라면서 "다만 윈도10부터 시작해 첫 걸음을 떼는 중이라 아직 리눅스 지원을 확언할 수 없다"고 답한 것이다.

물론 이 개발팀 엔지니어의 발언은 MS 본사의 공식 발표와는 무게가 다르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순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는 대신 긴 설명을 내놓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MS의 엣지가 처한 상황과 여타 크로미엄 엔진을 활용한 웹브라우저 개발업체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MS가 크로미엄 엣지 리눅스 버전을 만들어 선보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 공고한 '구글 크롬 천하'

엣지는 윈도10에 내장된 데스크톱용 웹브라우저다. 윈도7, 8, 8.1 버전의 기본 웹브라우저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대신해, 윈도10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엣지HTML(EdgeHTML)'이라는 렌더링 엔진을 품었다. 빠른 속도, 적은 전력소비량, 높은 웹표준 호환성을 장점으로 갖췄다.

엣지는 윈도10과 함께 2015년 7월말 정식 출시됐다. 하지만 출시 4년이 돼 가는 현재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엣지의 점유율은 초라하다. 시장조사업체 넷마켓셰어의 3월 통계상 세계 점유율 1위는 크롬(67.88%), 2위는 파이어폭스(9.27%), 3위는 IE(7.34%)다. 4위가 엣지(5.20%)다. MS는 IE를 대체하기 위해 엣지를 만들었는데, 그 점유율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엣지 점유율이 저조한 배경은 결국 현재까지 엣지를 구동 가능한 환경이 윈도10뿐이란 점과 맞물려 있다. 이론적으로 MS가 윈도10을 보급한다면 자연스럽게 엣지의 점유율을 늘릴 여지가 있지만, 이게 이미 사용자가 선호하는 타 브라우저가 있는 현실에선 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크롬은 구버전 윈도 환경을 지원해 왔기 때문에, 그 사용자가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시 굳이 엣지로 갈아탈 필요가 적다.

■ 개발자 친화 전략 일환

MS는 이미 크로미엄 기반 엣지를 만들면서 지원 환경을 윈도10에서 구버전 OS로 넓힐 수 있게 됐다. 윈도 환경에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또는 크로미엄 기반의 여러 대안 브라우저를 쓰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출시를 예고한 맥OS 환경에선 애플의 사파리 브라우저 대안으로 구글 크롬과 MS 엣지가 경쟁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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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반 개인 사용자가 데스크톱에 리눅스 OS를 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직군이나 관련 분야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리눅스를 쓴다. 윈도와 맥OS 컴퓨터를 쓰는 일반 사용자층 대비 절대적인 수요가 크지 않다. 따라서 리눅스 버전 엣지가 나올 경우 MS가 윈도나 맥OS와는 다른 사용자층을 겨냥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1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구본부 이원석 박사는 "(크로미엄 엔진은) 이미 여러 플랫폼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여러 OS를 지원하는 데 드는 노력이 한 OS만 지원하는 것에 비해 과도하게 크지 않다"면서 "윈도10 출시 후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협력이나 OS 자체 기능 개선 방향에서 개발자 친화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MS의 전략상, (엣지) 리눅스 버전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