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블랙홀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ETH 연구팀, 대형 가상 망원경으로 촬영 성공

과학입력 :2019/04/10 10:22    수정: 2019/04/10 10:48

우주 속 거대한 구멍인 '블랙홀'을 촬영한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으로 명명된 연구팀이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미국 IT매체 더버지가 9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세부 내용을 공개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촬영한 이미지가 공개될 가능성이 많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초거대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렌더링 이미지. 10일 실제 블래홀 사진이 공개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홀의 모습이 바뀔 수 있다. (사진=NASA)

블랙홀 관측에는 커다란 가상 망원경이 사용됐다. 이 망원경은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형 블랙홀로부터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할 만큼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에는 그 모든 자료가 결합된 블랙홀의 최종 사진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EHT는 지난 2012년 블랙홀 관측을 위해 세계 각국의 협력으로 출범한 프로젝트 팀이다. 그 동안 이 팀은 미국 하와이, 칠레, 프랑스, 남극 등 세계 곳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동해 블랙홀을 관측해 왔다.

블랙홀은 어떤 빛도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높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대신에 이번에 공개되는 사진은 블랙홀의 바깥쪽 윤곽이 될 것으로 보인다.

EHT는 실제로 2017년 4월, 일주일 동안 우리 은하계의 중심에 있는 초대 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agittarius)A*와 처녀자리(Virgo)A 근처에 있는 M87이라는 두 개의 블랙홀을 관찰했다. 이 두 블랙홀 모두 엄청난 밀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궁수자리A*는 태양보다 4 백만 배나 질량이 무겁고, 크기는 항성보다 30배 가량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구와 2만6000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 표면에 있는 작은 공 크기처럼 보인다.

블랙홀 주변 가스와 먼지에서 나오는 소용돌이의 모습 (사진=ETH)

세계 곳곳의 망원경들은 블랙홀 사진을 얻기 위해 블랙홀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로부터 나오는 방사선을 측정했다.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 구름의 온도는 수십 억도까지 올라가 많은 양의 방사능을 방출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이 모든 데이터는 수퍼 컴퓨터로 모아져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에서 관측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 모든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이유는 매일 밤 망원경이 수집하는 데이터의양만 1 페타바이트, 또는 백만 기가바이트 가량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물리학, 천문학의 실험 데이터 양 중 가장 많은 것이다. 연구팀은 망원경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드 드라이브 기술이 발전하기를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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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T 프로젝트 과학자 미국 애리조나 대학 디미트리오스 살티스(Dimitrios Psaltis)는 "5년 전에는 망원경에 1테라 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구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10일 오전 9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발표를 보고 싶다면 일본 국립 천문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미국 국립과학재단 등이 주관하는 라이브 생중계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