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글의 선정성 기준은 무엇인가

선정적 광고는 방치하고 게임 내 콘텐츠는 엄중단속

기자수첩입력 :2019/04/08 17:28    수정: 2019/04/08 17:29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정말 많은 광고가 지나간다. 유튜브 프리미어 서비스를 신청해 광고 없이 편안하게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 또한 유튜브의 매력이라 생각하며 지나치고는 한다.

영화 한편을 보려면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가 방영되는 날을 기다려야하고, 그렇게 기다린 날이 되면 수십개의 광고를 본 후에야 영화를 볼 수 있던 시절을 생각하면 유튜브 영상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여러 광고들은 참을만하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광고의 개수보다 광고의 내용이다. 요즘 유튜브에 나오는 게임 광고 중에는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중국산 게임광고도 있다. 비단 기자만의 생각만은 아니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게임 광고를 성토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비판하는 광고는 둘 중 하나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선정적이거나 과대광고거나.

특히 선정적 광고는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노출이 심한 여자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명백히 성추행에 가까운 장면을 그리고 있거나 어려 보이는 캐릭터가 임신한 장면을 그려내기도 한다. 여기에 자극적인 선택지까지 띄우니 일반적인 사고를 지닌 이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다.

최근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선정성을 이유로 게임의 서비스를 중지한 바 있다. 공식적으로 이유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캐릭터의 과도한 노출이 문제가 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구글이 선정적이라 지적했기에 누군가는 밤을 지새우며 게임 일러스트를 수정하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는 선정적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노출에 엄격할 수 있다. 반대로 노출에 관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은 일관적이어야 한다. 국내 게임산업에서 나타나는 구글의 태도는 너무나도 이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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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 서비스가 중지됐다는 소식을 취재하고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집에 돌아온 날이었다. 그날 집에서 켠 유튜브 영상 사이에는 어김 없이 자극적인 중국산 게임 광고가 나타났다.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광고의 문구를 보고 있자니 기자 역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구글의 선정성 기준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