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뺨 맞은 애플, 인도 공략 속도낸다

아이폰X 등 고가모델 시범 생산…저가 모델은 본격 양산

홈&모바일입력 :2019/04/03 16:55    수정: 2019/04/03 17:25

인도를 '아이폰 제조 허브'로 만들기 위한 애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달 인도에서 아이폰7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조만간 아이폰X 등 고가 모델 시범생산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이폰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그룹)은 몇 주 내 인도에서 아이폰X을 비롯한 고가 모델을 시범 생산한다. 폭스콘은 인도 남부 첸나이 공장에서 최신 아이폰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최신 아이폰 생산을 계기로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점차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폭스콘을 통해 생산했다. 인도에서는 위스트론을 통해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구형 저가 모델 중심으로 생산했다.

애플이 인도를 '아이폰 생산거점'으로 낙점했다.(사진=컬트오브맥)

애플이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것은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갈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갈등으로 아이폰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과 맥북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애플은 장기적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제조사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애플의 점유율은 2017년 2.4%에서 지난해 1.2%까지 하락했다.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은 20% 달하는 수입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수익 확보에 유리하다.

물론 당분간은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구형 모델 중심으로 인도를 공략할 전망이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달 초부터 인도에서 위스트론을 통해 아이폰7 생산을 시작했다. 애플은 매체에 발송한 메일을 통해 "애플이 현지 고객을 위해 인도 벵갈루루에서 아이폰7을 생산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로써 위스트론은 아이폰SE와 아이폰6s에 이어 아이폰7을 인도에서 생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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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타임스는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아이폰7은 올해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애플의 대표적인 보급형 모델이 될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6의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라며 "아이폰7을 현지에서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보다 고가 아이폰 제조를 위한 테스트를 이어가는 데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서비스 사업이 인도에 상륙하는 데는 약 1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애플은 지난 달 TV 스트리밍, 유료 뉴스, 게임 등 구독 기반의 서비스와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선보이며 서비스 사업에 무게를 높였다. 매체는 "애플이 인도에서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도에서 애플의 비디오 콘텐츠를 보기까지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