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모기, 신나는 음악으로 퇴치하라

동남아 연구진 "전자음악 노출 땐 흡혈-생식능력 감소"

과학입력 :2019/04/03 15:36

무더위가 다가오면 가장 신경쓰이는 존재가 모기다. 윙윙거리는 소리는 신경을 건드린다. 물리기라도 하면 간지러울 뿐 아니라 잘못하면 각종 질병에 감염될 우려도 있다.

모기는 말라리아를 비롯해 댕기열이나 지카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위험한 해충이다. '만인의 적' 모기의 위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공동 연구진들이 특정 유형의 음악을 들려줄 경우 모기의 흡혈과 생식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 IT매체 씨넷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전염병 관련 국제학술지 액타 트로피카(Acta Tropica)에 소개됐다.

모기에게 덥스텝 장르의 시끄러운 전자음악을 들려주면 흡혈과 생식 활동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연구진들은 댕기열을 전파하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우선 모기들을 12시간 동안 굶긴 다음 햄스터와 함께 우리에 넣었다.

이 때 두 가지 실험 처치를 했다. 한쪽 우리는 조용한 상태로 그냥 둔 반면, 다른 쪽에는 시끄러운 음악을 털어줬다.

연구진들이 선택한 음악은 스크릴 렉스(Skrillex)의 '스케리 몬스터스 앤드 나이스 스프라이트스(Scary Monsters and Nice Sprites)'였다. 이 노래는 1990년대 말 영국에서 발달한 전자 댄스음악의 한 장르인 덥스탭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조용한 우리에 있던 모기들은 약 30초가 지나자 햄스터에게 다가가 피를 빨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크릴 렉스의 노래를 틀어놓은 우리에 있던 모기들은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 뿐 아니었다. 햄스터에게 접근하는 주기도 감소했다. 특히, 연구진은 음악을 틀어 놓자 모기들이 피를 빠는 것이 현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덥스텝 음악의 공격적이고 시끄러운 진동이 모기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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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미 횟수도 차이가 났다. 조용한 우리에 있던 모기들이 시끄러운 음악에 노출된 모기들보다 5배 가량 더 많은 교미를 한 것. 시끄러운 음악을 들은 모기들의 교미 횟수가 적은 것은 노래 진동이 모기들을 혼란시킨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모기들은 날개 짓으로 소리를 내서 교감을 하는 데 노래 진동 때문에 신호가 혼란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음악이 모기들의 흡혈과 생식 활동을 방해한다면, 음악을 통해 이집트 숲모기를 매개로 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열 수도 있다"며, 소리는 많은 동물의 번식, 생존 및 인구 유지에 결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