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야심 펼친 애플…궁금증만 더 키웠다

TV플러스·아케이드 가격 미공개…콘텐츠 예산도 함구

홈&모바일입력 :2019/03/26 14:44    수정: 2019/03/26 14:4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서비스 중심’이란 야심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정작 고객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은 빠져 있어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 있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TV 플러스를 비롯한 새로운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애플은 TV 스트리밍, 유료뉴스, 게임 등 구독 기반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신용카드인 애플카드까지 선보여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서비스 사업 강화를 골자로 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씨넷)

팀 쿡이 강조해왔던 서비스 사업 강화 계획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CNBC는 “25일 행사는 서비스 비전을 커밍아웃한 대형 파티”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이 애플을 평가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더 많은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 TV 플러스, 콘텐츠 제작 예산 소개도 없어

애플은 지금까지 몇 차례 변신을 해 왔다. 애플 시즌1은 매킨토시 컴퓨터 시대다. 매킨토시는 잠자고 있던 PC 시장을 깨운 애플의 거대한 신호탄이었다.

한 때 최고 기업으로 떠올랐던 애플은 1990년대말까지 침체를 면치 못했다. 이런 애플을 일으킨 것은 아이팟과 아이폰, 그리고 애플워치였다. CNBC는 이 시기를 애플 시즌2로 분류했다.

구독 기반의 서비스 사업은 아이폰의 뒤를 잇는 애플의 시즌3 버전이다. 팀 쿡은 2년 전부터 서비스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특히 최근 들어선 아이폰 매출이 정점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기미를 보이면서 서비스 부문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

영상 스트리밍과 뉴스 구독 서비스 등을 공개한 25일 행사에 관심이 쏠린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CNBC는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애플 TV 플러스는 애플이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공을 들인 사업이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구독자를 유인해 안정적인 매출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야심이다.

(사진=씨넷)

애플은 제니퍼 애니스톤, 쿠마일 난지아니, 오프라 윈프리 등이 나오는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궁금한 부분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격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보유 작품이다.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콘텐츠 수급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CNBC가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매년 1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 WSJ "애플 뉴스 플러스에선 일부 뉴스만 큐레이션" 해명

뉴스 구독 서비스도 애매하긴 매 한가지다. 애플은 이날 월 9.99달러 구독료를 납부할 경우 300개 이상의 잡지 콘텐츠와 다양한 신문 기사들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불참했지만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유력 언론사들도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뉴스 플러스도 세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월스트리트저널이 파트너로 참여했다고만 공개할 뿐 전체 기사를 다 열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오히려 이 부분은 월스트리트저널 관계자 입에서 추가 설명이 나왔다.

애플은 월스트리트저널이 뉴스 플러스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중 일부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씨넷)

CNBC에 따르면 윌리엄 루이스 월스트르저널 발행인은 내부 메모를 통해 “애플 뉴스 플러스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일반 뉴스들이 게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관련 뉴스와 해설 기사들은 여전히 월스트리트저널 구독자들에게만 독점 제공된다는 얘기였다.

애플은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아케이드 가격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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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애플이 이날 공개한 서비스들이 기존 서비스와 묶음 제공되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CNBC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애플이 왜 오늘 이런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고 꼬집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