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보화 예산 문제...선진국 비해 미흡"

박진호 숭실대 교수 'SW,ICT 총연합회 정책 세미나'서 지적

컴퓨팅입력 :2019/03/25 23:18    수정: 2019/03/26 07:57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ICT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보화 예산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에 미흡합니다."(박진호 숭실대 교수)

"산업 변화만 봐서는 안됩니다. 교육 혁신 같은 사회 변화도 함께 봐야 합니다. 산업변화가 자전거 앞바퀴라면 사회 변화는 뒷바퀴입니다. 자전거가 잘 굴러가려면 두 바퀴 모두 필요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앞바퀴(산업 변화)만 이야기 했습니다."(김명준 소프트웨어 정책 연구소장)

"보안(시큐리티)은 4차산업혁명을 달성하기 위한 백본(등뼈)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올 한해 사이버 침해 대응 고도화 등 안전한 세상 구현, 정보보호산업 육성을 통한 신성장동력 생태계 구축, 체감형 서비스 확대 등의

3대 미션 달성에 매진하겠습니다."(김석환 KISA 원장)

한국SW·ICT총연합회(공동상임대표 조풍연)와 SW정책연구소(소장 김명준)가 공동으로 개최한 'SW·ICT, 4차산업혁명 정책 진단 및 발굴 세미나'가 25일 오후 2시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 실장과 최재유 전 과기정통부 차관,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박진국 IT서비스산업협회장, 전현경 여성IT기업인협회장,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 유병한 한국SW저작권협회장,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 송병선 한국기업데이터 사장 등 연합회 회원사 회장 들이 참석했다.

조풍연 한국SW, ICT총연합회 공동상임대표가 25일 열린 'SW·ICT, 4차산업혁명 정책 진단 및 발굴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석영 실장 "혁신인재 4만명 양성 목표"

축사에서 장석영 과기정통부 실장은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많이 이야기 하지만 당면한 현실이 만만치 않다"면서 "과기정통부는 DNA와 인재 양성, 규제 혁신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DNA는 과기정통부가 내세운 슬로건으로 데이터와 네트워크, AI를 말한다. 이를 통해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장 실장은 인재 양성과 관련해 "혁신인재 4만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에콜42를 벤치마킹한 혁신아카데미와 SW중심대학 같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혁신을 위해 지난 1월 17일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장 실장은 10건이 접수됐다면서 "관심을 갖고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진 기조 강연에는 박진호 숭실대 교수가 'SW 가치 보장 생태계 혁신 정책'을, 김명준 SW정책연구소장이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의 현주소와 SW 미래정책'을,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안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구현을 위한 한국인터넷진흥원 전략'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박진호 숭실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 정보화 예산 파악 어려운 것도 문제"

박진호 숭실대 교수는 정부 정보화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기준 연방정부 재정 지출이 4조944억 달러에 달했다. 이중 각 부처 및 기관이 디지털과 기술 개발에 쓴 ICT 예산은 957억 달러로 전체 재정 지출의 1.94%를 차지했다.

영국의 경우 2011년~2015년 공공정보화 평균 예산이 약 9조 원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정부의 총 재정 지출이 429조 원이였고, 이중 정부 정보화 예산은 4조2514억 원에 그쳐, 정부 총 재정 지출의 0.9%만 정부 정보화 예산에 책정됐다.

박 교수는 "각국의 정보화 예산 기준이 상이해 일괄 비교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정보화 분야 예산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정부 정보화 분야 예산 편성 및 재정이 독립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라면서 "2011년부터 정부 정보화 예산 비중이 1%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이 이슈화된 2016년부터 오히려 정보화 예산 비중이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김명준 SW정책연구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김명준 SW정책연구소장은 국내외에서 본 우리나라의 디지털 경쟁력을 거론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과 정부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영국과 프랑스를 디지털 분야 본받을 국가로 거론하며 "기업가 정신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SW정책연구소가 SW와 관련 달성한 법,제도 분야 3대 성과로 ▲SW산업진흥법에서 SW진흥법으로 범위 확장 ▲SW 사업영향평가를 통한 민간-공공 역할 분담 ▲SW사업에 적합한 변동형 계약 제도 도입 등을 꼽았다.

특히 김 소장은 "대한민국 모든 문제가 소통하고 배려하면 해결될 수 있다"면서 오픈소스 정신인 개방, 공유, 참여를 빗대 "SW정책연구소의 편집 철학이 객관, 실용, 보편"이라고 밝혔다.

김석환 KISA 원장은 점증하는 보안 위협을 설명한 후 "공장 등 전통 제조 분야가 사이버 시큐리티 영역에 편입되는 등 융합 보안이 중요해졌다"면서 "융합 보안 시대를 맞아 이제 시큐리티는 소프트웨어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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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백본인 시큐리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4차산업혁명도 사상 누각이라면서 "시큐리티가 SW와 함께 가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조 강연 후 이어진 SW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에서는 조달 문제와 저가 발주 같은 고질 문제와 주 52시간에 따른 우려가 또다시 제기됐다.

김석환 KISA 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