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 "해외·디지털·직원화합 올인"

하나·외환銀 통합 후 두 번째 은행장 21일 취임

금융입력 :2019/03/21 17:28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된 이후 두 번째 KEB하나은행장이 취임했다.

신임 은행장인 지성규 은행장은 국내 은행의 당면 과제인 해외 네트워크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실천함과 동시에, 옛 외환-하나은행 직원들의 정서적 유리벽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금융지주 신사옥에서 열린 은행 주주총회에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했던 지성규 은행장 내정자에 대한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임기는 2년이다.

■ 디지털+해외 경쟁이라는 큰 그림 제시

지성규 은행장은 "장기적인 경영 비전을 달성키 위해 왼쪽 날개는 디지털,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을 달아 끊임없는 글로벌 디지털 혁신을 가져가겠다"며 "조직 안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도 붙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 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꾀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모바일 뱅킹의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I)·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경계가 해체되는 구조적 혁신 시대에서는 디지털 전환은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서울 하나금융지주 을지로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글로벌 전략으로 ICT 등 이종산업 협업 제시

전임 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국내 영업을 닦아놓은 가운데 해외 영업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도 설명했다. 지 은행장은 "국내은행들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며 "한정된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영토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은행과 자본, 신탁 등과의 협업을 확대해 해외 사업의 기반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융사가 아니더라도 IT업체와 협업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지 은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협업했는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이런 협업을 이끌 것"이라며 "이종 사업끼리 협업과 융합을 해 국내은행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중국유한공사 설립을 도맡고 은행장을 역임한 지성규 은행장은 중국 시장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신남방 국가를 개척함과 동시에 중국 영업을 탄탄히 하는 투트랙으로 글로벌 전략을 잡은 상태다. 그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이미 투자한 것을 어떻게 융합할 지 고민하고 있으며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신남방지역보다 중국이 더 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길림시에 가장 큰 프로젝트인 예금 2천500억원, 대출 2천500억원의 계약을 성사시켰다"면서 "결과가 나올 것이며 새로운 시장은 당연히 신남방국가라고 보고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인도 등 임기 2년 동안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해외서 지점을 내 리테일(소매 금융)로 성공하기 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전제했다.

■ 국내선 직원통합과 리스크 관리 집중

'해외 영업통'이라는 수식어 뒤로 상반된 평가에 대해 지성규 은행장은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지성규 은행장은 "비록 해외에 오래 있어 국내 경험이 부족하지만 함영주 전 은행장이 기반을 잘 닦아놨다"며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뤄 데이터 정보회사로 KEB하나은행을 탈바꿈할 것이며 국내서 치열한 경쟁을 해외서 하는 것으로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지성규 은행장은 직원 통합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성규 신임 은행장은 올해 2월 옛 하나·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 및 복지 통합안이 도출됐다는 점도 거론하며 화학적 통합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 은행장은 "통상 화합적 통합은 시간이 걸리고 많은 인내가 요구된다"면서 "형식적인 통합은 완성됐고 정서적인 것은 2대 은행장인 내게 중대한 문제다.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의 공동 목표, 소통과 배려라는 직원의 마음을 갖고 간다면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 은행장은 "지난 2년 간 은행산업이 나름대로 호황을 누렸는데 이는 기업 부도 위험이 줄어든데 기인한 것"이라며 "대손충당은 주기성이 있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영업자(소호)대출에서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나리오별로 체크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등을 거론한 가운데, 지성규 은행장은 금감원과의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해 오는 25일 금감원을 예방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지성규 은행장은 누구?

지성규 KEB하나은행 차기 은행장.(사진=KEB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1989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89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1991년 하나은행 영업준비사무국으로 재입행했다. 지성규 신임 은행장은 2007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을 맡는 등 글로벌 영업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0년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 2011년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실장, 2014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해 현재 글로벌사업그룹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