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40개월만에 신형 아이패드미니 내놓은 이유

정체된 태블릿 시장서 타겟층 세분화해 시장 확대 노려

홈&모바일입력 :2019/03/19 07:59    수정: 2019/03/19 09:54

애플이 18일(미국시간) 공개한 아이패드 에어·아이패드 미니는 2016년 이후 침체된 태블릿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결과물이라 평가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의 성능에 아쉬움을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아이패드 에어를, 휴대성과 안정적인 사후 지원이 필요한 소비자에게는 아이패드 미니를 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 팀쿡 CEO가 18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아이패드 미니. (사진=트위터)

여기에 이미 개발한 각종 부품 재활용을 통해 생산 원가는 낮추면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양극화로 정체된 세계 태블릿 시장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태블릿 시장은 2016년 이후 3년 이상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태블릿 출하량은 3천640만대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50만대(8.6%) 줄었다.

아이패드 출하량 역시 최고치를 기록한 2014년 1월(2천600만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출하량은 970만대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지만 전성기 시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는 최하위 제품 가격이 100만원에 달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장 큰 문제는 태블릿 시장이 고가·고성능 제품과 저가·보급형 제품으로 양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아이패드 프로는 64GB 와이파이 기준으로 99만원에 달해 소비자들의 가격 지불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을 크게 키운 상태다.

지난해 등장한 아이패드(6세대)는 출시 당시 와이파이 32GB 버전이 43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했지만 휴대성과 성능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또 30만원 미만 8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운영체제 업데이트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 소비자층 세분화해 더 많이 팔겠다는 애플

애플이 3년 전 출시 이후 감감무소식이던 아이패드 미니를 불쑥 다시 꺼내든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가격은 64GB 와이파이 모델 기준으로 49만 9천원으로 아이패드 32GB(43만원)보다 7만원 비싸지만 성능은 더 뛰어나고 저장공간은 두 배다.

애플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패드 미니. A12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사진=애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크기다. 9~10인치 태블릿은 A4 용지와 비슷한 크기로 전자책이나 문서를 읽는 데 최적화됐지만 한 손으로 잡고 무언가를 읽기는 불편하다.

반면 7.9인치는 버스·지하철 안에서도 비교적 쉽게 휴대할 수 있다. 여기에 애플 펜슬 지원 기능이 추가되며 아이디어 노트나 메모장 역할도 겸하게 됐다. 운영체제인 IOS도 매년 업데이트된다.

애플은 여기에 아이패드의 휴대성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아이패드 에어를 새로 손질해 내놨다. 저가 대량 보급이 필요한 교육 시장에 아이패드를, 일반인 대상으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를, 콘텐츠 제작 등 고성능이 필요한 전문가에게 아이패드 프로를 팔겠다는 전략이다.

■ 각종 부품 재활용으로 원가 절감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를 출시하면서 생산 원가도 최대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에어는 2017년 아이패드 프로 10.5형의 염가판으로 볼 수 있다. (사진=씨넷)

실제로 애플은 보급형 제품을 내놓을 때 기존 최상위 제품의 부품과 하우징을 그대로 활용해 생산 원가를 줄이는 방법을 곧잘 이용한다. 아이폰SE 역시 2015년 출시된 아이폰6S에 탑재된 A9 프로세서와 아이폰5S 하우징을 결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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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에어 신형 역시 2017년 6월 공개된 아이패드 프로 10.5형과 디자인, 크기가 같다. 아이패드 미니는 트루톤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재설계했지만 외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저장공간도 64·256GB로 단순화했다.

두 제품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로 아이패드 프로 11형의 A12X보다는 다소 성능이 낮다. 애플 펜슬 역시 2세대가 아닌 1세대 제품과 호환시켜 재설계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원가는 최대한 줄이며 이윤도 챙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