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NIA 원장 "대한민국을 글로벌 디지털 특구로"

15일 열린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서 강연

컴퓨팅입력 :2019/03/15 15:34    수정: 2022/08/22 22:32

"혁신성장을 위해 대한민국이 세계 인재와 기업, 연구소,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글로벌 디지털 특구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3대 국가 어젠다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은 15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269회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 조찬 행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 행사는 도산아카데미산하 스마트포럼운영위원회가(위원장 김철균) 주관하고 지디넷코리아와 과기정통부, 산업부, 행안부,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했다.

문 원장은 PC통신 원조인 나우콤에서 20년간 일한 후 유튜브 원조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TV를 창립한 ICT 전문가다. 우리나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10만 정당인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대구에 본원이 있는 NIA 원장에 부임했다.

대한민국이 두 가지 면에서 대전환을 맞고 있다고 운을 뗀 문 원장은 "한반도 평화협정의 지정학적 전환과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이 그것"이라며 "이 두가지 대전환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NIA는 1987년 설립됐다. 지난 30년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인구 100명당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2005년, OECD), 전자정부 평가 3연속 1위(2010~2014년, UN), 공공데이터 개방 지수 2회 연속 세계 1위(2015, 2017년, OECD) 등을 달성하며 대한민국을 세계적 정보화 국가로 이끈 1등 공신이다.

현재 NIA의 책임과 역할(R&D)은 'DNA+'다. DNA는 디지털과 네트워크, AI를 말한다. 여기에 플러스로 NIA가 디지털 격차와 디지털 역기능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이 15일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문 원장은 미국 터프(Tuffs)대학이 2017년 7월 발표한 디지털 진화 지수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3.68로 세계 7위로 선방했다. 하지만 최근 8년간의 디지털 진전 속도를 평가한 디지털 모멘텀에서는 세계 43위에 그쳤다.

이 자료를 제시한 문 원장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는 정보화와 디지털 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디지털 정체 상태로 위기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디지털 분야 3대 국가 어젠다를 NIA가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3대 디지털 국가 어젠다는 데이터 고속도로, 디지털 정부, 디지털 시민역량이다.

"데이터 고속도로는 혁신성장 혈맥"

문 원장은 지난해 OECD를 방문했는데 '고잉 디지털(Going Digital)'이라는 슬로건이 곳곳에 걸려있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OECD의 '고잉 디지털'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에서 벗어나 국가와 사회 모든 분야를 디지털로 재설계 하자는 것이다.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6대 요소로 OECD는 ▲Digital by Design(설계부터 디지털로) ▲Govenment as a Platform(플랫폼 기능의 정부) ▲User driven ▲Open by Default ▲Data driven Pubic Sector ▲Proactive 등을 설정,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시대(1970년대)에 경부고속도로를, 정보화시대(2000년대)에는 정보고속도로를 깔았다. 이제 지능화 시대인 2020년대에는 데이터 고속도로가 중요하다.

데이터 고속도로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8월 31일 '데이터 경제'를 선언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산업화 시대의 경부고속도로처럼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데이터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데이터 및 AI 5개년 로드맵도 지난해 수립,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AI 유니콘 기업 10개와 데이터 시장 규모를 2023년까지 30조 원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데이터-AI 융합 촉진과 세계적 수준의 AI 혁신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문 원장은 이를 소개하며 "데이터 고속도로는 혁신 성장의 혈맥"이라면서 "모든 데이터가 활용하기 쉽게 자유롭게 흘러 타 산업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데이터 경제"라고 정의했다.

"디지털 정부는 원 거브, 인텔리전트 거브, 플랫폼 거브"

디지털 정부는 아날로그와 전자정부와 다르다. 보다 고도화한 개념이다. 우선 접근 방법이 다르다. 디지털 정부는 사용자 주도형 접근인 반면 아날로그는 정부주도형, 전자정부는 사용자 중심 접근이다.

업무 프로세스도 전자정부는 업무 프로세스를 온라인화한데 반해 디지털 정부는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디지털이 우선이다.

특히 디지털 정부의 특징은 시작부터 디지털로 디자인하는 디지털 바이 디자인이다. 사전에 비유하면 기존의 전자정부는 온라인화한데 그친 전자사전이고 디지털정부는'마음대로 수정이 가능한 디지털 사전이다.

문 원장은 "디지털 정부의 3대 특징은 원 거브(One Gov), 인텔리전트 거브(Intelligent Gov), 플랫폼 거브(Gov as a Platform)"라면서 "디지털로 완전한 정부 혁신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거브' 사례는 종이서류 발급 제로화, 디지털 고지 및 수납 통합 서비스, 지능형 국민 서비스, 디지털 신분증 등을 들었다.

오명 전 부총리와 곽덕훈 전 스마트사회지도자포럼 회장 등이 강연을 듣고 있다.

"디지털 포용 없으면 포용국가도 없어"

문 원장은 "디지털 격차가 경제적 격차와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디지털 포용' 없이는 포용 국가도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티즌십은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역량을 말한다.

그는 디지털 시민 역량을 계층별, 생애주기별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해야 한다면서 "범 부처 및 민관 협력 체계를 갖춰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원장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디지털시민역량위원회(가칭) 신설과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디지털시민역량센터(DCC)' 신설을 관련 부처에 건의한 사실도 공개했다.

초충고 디지털 시민 교육 정규 교과화도 필요하다고 설명한 그는 가칭 디지털 시민역량 기본법 같은 법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혁신의 미래를 보려면 한국으로 오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 문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고 세계 인재와 기업, 연구소, 투자자들을 불러 모아 세계로 뻗어가는 플랫폼 국가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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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원장 강연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는 오명 전 부총리가 참석해 NIA 설립 배경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오 전 부총리는 "NIA는 태생부터가 위상이 다른 기관과 다른 특별한 존재였다"면서 "감사원이 자기들이 못하니 (정보화) 감독과 관리를 해달라고 해 만든 기관"이라며 NIA 설립 배경을 들려줬다.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