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세먼지 대란에 공기청정기 판매량 사상최대

공기청정기 수요 급증·렌탈 시장 활성화 견인

홈&모바일입력 :2019/03/08 15:33    수정: 2019/03/09 22:29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공기청정기를 판매·렌탈하는 가전기업은 특수를 맞았다. 업계는 공기청정기가 1분기 생활가전 부문 호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 3월 초 공기청정기 ‘불티’ 올해 판매량 역대 최대 전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수록 소비자는 공기청정기를 찾는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3월 초 공기청정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예년보다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36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의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199% 성장했다.

LG전자는 최근 일주일(2019년 3/1~7)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3배나 오른 셈이다.

LG전자가 22일 청정면적을 키워 더 강력해진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선보였다.(사진=LG전자)

삼성전자는 3월 4일부터 6일까지 판매량이 전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올 3월 전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배를 예상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생산 라인은 현재 풀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대유위니아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위니아 공기청정기’ 판매는 전년 동기(2018년 3/1~3/5) 대비 685%, 전주 동기(2019년 2/24~2/28) 대비 245% 증가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여름 전에 황사까지 겹쳐 올 수 있어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판매량 250만대를 기록한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3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에 이 300만대 전망이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보통 4월부터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뛰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며 “올해 공기청정기 매출이 작년보다 훨씬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렌탈 가전 활성화? 미세먼지가 배후!

미세먼지는 렌탈 시장 활성화의 배후이기도 하다. 공기청정기는 렌탈 가전 주요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천억원에서 2020년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날에는 콜센터로 유입되는 공기청정기 제품 문의가 평소보다 3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코웨이의 최근 3개월 공기청정기 판매량(렌탈+일시불)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5% 늘었다. 2월24일부터 3월2일까지 1주일간 판매량(렌탈+일시불)은 전주 대비 약 130% 증가했다.

코웨이는 20일 공기청정기에 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을 연동해 한국어 음성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사진=코웨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매직은 렌탈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SK매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591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3%, 58% 증가한 수치다.

SK매직은 지난해 렌탈 신규계정 50만, 누적계정 154만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더 심해진 미세먼지 탓에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SK매직에 따르면 최근 3월 4~6일 공기청정기 렌탈 계정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8% 신장했다.

쿠쿠는 지난해 국내외 누적계정 195만개(국내 135만개, 해외 60만개)를 확보했다. 인스퓨어 타워형 공기청정기 W8200이 국내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쿠쿠의 지난해 4분기 공기청정기 매출 실적은 직전분기 대비 164.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미세먼지 관련 기업 연구·투자 이어져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가전 업계의 연구와 투자도 이어진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직 미세먼지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LG전자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가산R&D캠퍼스에 공기청정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공기과학연구소’를 신설했다. LG전자는 공기과학연구소를 통해 공기 중에 들어있는 미세먼지, 유해가스, 부유균 등 건강에 해로운 물질들의 생성, 이동, 인체영향도, 측정, 분석, 제거 기술을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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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 큐브' 컬러 에디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지난 1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를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미세먼지연구소를 통해 미세먼지의 생성 원인부터 측정·분석·포집·분해까지 전체 사이클을 분석하고 단계별로 기술적 해결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는 생활 방식과 가전 수요 패턴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는 대기 질 악화가 일상화된 환경이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 가전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