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극적 합의…시작부터 끝까지 총정리

출퇴근 4시간 허용...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도입

인터넷입력 :2019/03/07 18:10    수정: 2019/03/08 08:12

자가용 카풀 허용 여부를 두고 대립했던 택시업계와 카풀업계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장시간 이어져온 카풀 이슈가 일단락된 모습이다.

택시와 카풀업계,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대타협기구는 7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출퇴근 각각 2시간씩 카풀 영업을 허용하겠다고 합의했다. 단,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했다. 또한 택시와 이용자의 수요와 공급 격차 해소를 위해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등을 만들기로 했다.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 기구 5차 회의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풀러스가 지난 2017년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도입해 택시업계와 갈등이 시작된 시점부터 제한된 카풀 허용이 합의되기까지를 정리했다.

■ 카풀 논란 촉발한 풀러스 출퇴근 시간 선택제

2016년 5월 풀러스가 판교와 분당 지역을 중심으로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며 국내에서도 앱으로 쉽게 카풀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풀러스가 2017년 법으로 출퇴근 시간대에만 허용하고 있는 카풀을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도입하며 24시간 운영하려고 하자 택시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 또한 2017년 11월 출퇴근 시간의 범위를 임의로 과대해석했다는 이유로 카풀 서비스 풀러스를 고발했다. 풀러스는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고, 카풀 시장엔 냉기가 흘렀다.

정부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통해 해커톤 방식의 토론회를 열며 카풀 서비스 규제를 풀어보려 했으나, 계속된 택시 업계의 불참으로 이렇다 할만 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풀러스가 출퇴근시간 선택제를 시행하면서 택시 업계의 반발이 본격화 됐다.

정부가 카풀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내비칠수록 택시 업계의 반발은 심해졌다. 택시 4개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럭시를 인수할 때부터 위법이라고 주장해왔으며, 2018년 8월엔 카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체행동에 결의했다.

■ 택시 단체, 광화문 한복판서 "카풀 반대" 외치다

같은해 10월 18일엔 비상대책위원회가 광화문에서 택시종사자 사수 결의 대회를 개최하며 카풀 반대를 외쳤다. 택시 종사자 역 6만명이 모여 사실상 택시 파업에 동참했다.

약 한 달 후인 11월 22일 택시 단체는 국회 앞에서도 2차 반대 집회를 진행하며 카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또한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T택시의 자동결제 콜을 거부하며 승객들에게 SK텔레콤이 제공하는 T맵 택시를 권유하기도 했다.

3차 카풀 반대 집회에 참석한 택시 종사자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이 불법이 아니라는 국토부 해석과, 출시를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지난해 12월 7일 베타 서비스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 택시 기사 분신 사고로 카카오 카풀 제동..사회적대타협기구 출범

양측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12월10일 한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하자 당초 12월17일 정식 카풀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식 서비스 일정을 미뤘다.

1월9일 또 다른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를 반대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분신하자 카카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카풀 시범 서비스도 무기한 중단했다.

그 후 택시 4개 단체와 카카오, 국토부, 여당 등이 모여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돼 1월 22일 첫 회의를 열었다. 당시 택시-카풀 대책본부 위원장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우선순위는 택시산업을 살리는 것"이라며 "택시산업이 지금 낙후돼 있고 불합리한 규제도 있으며, 택시 수요도 많이 줄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논의할 것이며, 카풀에 대한 부분도 논의의 틀에서 열린 마음으로 의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 회의에서는 택시 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여러 방안이 제안됐다. 택시 합승 서비스를 카카오T와 같은 앱에서 연결해주거나, 법인택시 월급제 등도 거론됐다.

그리고 오랜 진통 끝에 7일 진행된 사회적 대타협기구 마지막 회의에서 택시와 카풀, 정부는 6가지 타협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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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안의 주된 골자는 택시와 플랫폼을 결합한 규제혁신형 택시를 올해 안에 출시하고, 자가용 카풀은 평일 출퇴근 시간 오전 7~9시, 오후 6~8시에 한해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합의사항 구체적 이행을 위해 당정과 업계가 참여하는 실무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현희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조금식 양보한다는 자세로 결국 협상 타결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