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생존의 조건

전문가 칼럼입력 :2019/03/07 16:41    수정: 2019/03/07 21:08

차명훈 코인원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2019년 현재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은 차갑게 식은 듯 보인다. 마치 빙하기라도 온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시장이 자정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맞다.

화려한 수식어로 말 뿐이던 프로젝트들은 그 가치가 '0'에 수렴하고 있는 반면, 많은 프로젝트들이 기술적 가치를 더하기 위해 쉼없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이제 암호화폐 거래소는 단순히 거래 플랫폼이 아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났다. 문제의 대부분은 거래소들이 거래량에 집착했기 때문에 생긴 것들이다.

거래소에서는 거래량을 올리기 위해 다수의 알트코인을 상장했다. 다수의 거래소에서 수수료 제로 또는 수수료 페이백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더 나아가 ‘트레이드마이닝(Trade Mining)’을 이용해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거래소들도 생겨났다. ‘트레이드마이닝’이란 거래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거래량에 따라 거래소 코인을 채굴 형태로 보상받는 방식을 말한다. 수수료 무료, 배당 수익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 토큰이 존재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자전거래가 발생하고, 토큰에 대한 니즈가 감소해 물량이 많아지면서 토큰 자체의 가치가 하락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또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 것일까?

암호화폐 시장도 증권시장과 비슷한 양상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전통 증권 시장에서 벤처캐피탈과 헤지펀드는 기업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은행들은 기업이 주식을 상장할 수 있도록 중간 절차를 도와주고 리서치페이퍼를 발간하기도 한다. 상장된 주식들은 거래소 또는 장외시장을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시장과 굉장히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벤처캐피탈과 크립토 펀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에 투자를 일으킨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의 암호화폐는 거래소를 통해 상장이 되기도 하고, 거래소는 그 프로젝트에 대한 리서치페이퍼를 발간하기도 한다.

거래소 역시 진화와 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존 금융 시장과 같이 암호화폐 거래소 또한 다양한 금융 상품과 트레이딩 시스템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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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추세를 살펴보면 F2C(Fiat to Crypto) 법정 화폐 기반의 거래소에서 선물거래소, C2C(Crypto to Crypto) 암호화폐 기반의 거래소, 그리고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결국, 2019년에는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눈 앞의 이익을 위해 묻지마 투자를 유도하는 거래소가 아닌, 저마다의 방식으로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지향하는 거래소들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

코인원 차명훈 대표는 화이트해커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 엔지니어 출신 CEO 로, 데프콘 CTF 및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와 같은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대회에서 상위에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는 보안 전문가입니다. 차명훈 대표는 이와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4 년 코인원의 전신인 디바인랩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코인원은 국내 최대규모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으며, 현재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