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솔루션, 통합이 대세…M&A 활성화돼야"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RSA컨퍼런스2019 현장인터뷰

컴퓨팅입력 :2019/03/07 08:04

[샌프란시스코(미국)=임민철 기자] 파수닷컴이 글로벌 전시회 RSA컨퍼런스에서 데이터 보호와 문서 기반 협업에 초점을 맞춘 제품 신기능을 강조했다. 앞서 파수닷컴 측은 내년께 미국에서 랩소디를 포함한 데이터보안 솔루션으로 현지 시장에 사업을 안착시키겠다고 예고했다. 1년을 앞둔 미국 시장 안착 예고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파수닷컴은 데이터보안솔루션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 사용자 행위분석으로 데이터 유출 위험을 사전 파악해 조치하는 '파수 리스크뷰', 문서기반 협업 플랫폼 '랩소디', 비정형데이터 관리용 데이터 식별 및 분류 솔루션 '파수 데이터 레이더' 등을 제공한다. 이는 '파수 데이터 시큐리티 프레임워크'라는 틀로 제시되는 데이터관리 기반 기업자산 보호 전략의 구성요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력 소개된 솔루션은 신기능으로 무장한 랩소디와 파수 데이터 레이더다. 데이터 레이더는 글로벌 규제를 준수하려는 기업의 데이터 보안 정책 수립과 적용을 지원하고 타사 솔루션 대비 파일 위치와 사용 이력을 일관되게 분석 가능하다는 점으로 차별화된다. 랩소디는 클라우드 파일공유 서비스 편의성을 살리면서 권한관리와 감사 추적이 가능한 기술을 품은 '랩소디 에코'로 개선됐다.

파수닷컴은 올해로 미국 RSA 참가만 11년째, 현지 법인설립 8년차를 맞은 보안 소프트웨어(SW) 회사다. 크게 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정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비롯해 전체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변수는 뭘까. 지난 5일 오후, 파수닷컴 부스에서 곧 전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일어나려던 조규곤 대표를 붙잡고 짤막한 인터뷰를 청했다.

인터뷰를 통해 조 대표는 RSA컨퍼런스 참가를 통해 기대하는 점과 보안산업계의 글로벌 트렌드를 언급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선결조건으로 보안SW 기업들에 대한 국내 투자가들의 관심과, 보안강화 목적의 정보화예산 지출 규모 확대와, 이를 통한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M&A) 활성화를 꼽았다. 파수닷컴도 타사 M&A와 내부 사업조직 법인 분할 등을 지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조규곤 대표와 나눈 문답을 아래에 정리했다.

- 이 부스에서 방문자들에게 뭘 보이고자 하는지

"파수닷컴이 비정형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솔루션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그게 잘 전달된다면 충분하다. 기업에서 비정형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디지털자산이다. 이걸 보호하는 보안과 이걸 잘 활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모두 중요하다.

파수닷컴은 그와 관련된 솔루션을 A부터 Z까지 다 가지고 있다. 같은 사상을 갖고 일관되게 솔루션을 만들어 놨고, 그렇게 만들어진 솔루션이라야 기업 환경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다. 이런 솔루션을 모두 구축함으로써 보안과 생산성을 모두 끌어올리 수 있다."

- 전년대비 개선됐다고 강조할 만한 부분은

"솔루션 가운데 데이터레이더와 랩소디에코에 반영된 개선사항이 많다.

데이터레이더는 문서 암호화를 해 놓으면 그 문서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제대로 추적이 가능하다. 데이터레이더 유사제품 경쟁자들은 데이터를 탐지, 분류, 검색하는 것까지는 하는데 그 결과가 부정확하다. 분류와 검색을 할 때마다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번 분류와 검색을 새로 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조직내 어떤 파일이 어떻게 변해서 이렇게 됐구나를 알 수 없게 된다. 엄청난 낭비인데다, 사고가 났을 때 그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흘러갔는지 추적하려 해도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없다. 기존 타 솔루션의 한계다.

랩소디에코는 조직외부와의 협업시 공유 도구의 파편화 문제와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편의성을 높인 솔루션이다. 클라우드엔진으로 파일공유하는 환경을 갖춰 외부와 협업할 수 있게 했고, 도구를 일원화함으로써 도구를 계속 바꿔 쓰느라 관리가 안 되는 부분을 해결했다."

- RSA컨퍼런스에는 얼마나 꾸준히 참가해 왔나

"파수닷컴은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RSA컨퍼런스에 참가해 왔고 이번이 11년째다. 나도 거의 매번 참석했다. 참석하면 새로 출현하는 벤더가 어떤 곳들인지, 어떤 분야의 벤더가 많은지를 본다. 더러는 우리와 경쟁하는지, 혹은 협력할만한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본다."

- 비즈니스 문의나 방문객 등 운영성과를 말한다면

"RSA에선 그런 숫자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충분히 행사 참석자들, 방문자들 관심을 끌고 있는지, 우리가 방문객이 듣고 싶은 얘길 했는지가 관건이다. 우리 제품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고, 어떻게 여기서 우리에게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갖게 할지 생각해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띈다 싶은 키워드가 뭔가

"지난해에 눈에 띄었다고 할만한 대상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같은 주제를 다루는 업체들이었다. 아직 부스를 둘러보기 전이긴 하지만, 일단 올해도 이런 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 오늘(5일) 오전에 청와대 비서관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문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얘기가 나왔나

"컨퍼런스 키노트를 듣고 전시부스를 들러 보니 업체들이 점점 통합솔루션을 내놓는 쪽으로 가고 있다, 우리도 국내 기업들이 통합솔루션을 내고, 그걸 위해 M&A가 좀 더 활성화돼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의견을 주셨다. 맞게 보셨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러려면 투자자들에게 보안 시장이 관심을 끌만해 보여야 한다. 그래야 M&A도 활성화되지 않겠나. 재미없어 보이는 시장이면 어쩌겠나. 시장을 먼저 키워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도 했다."

- 보안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떤가

"투자자들이 좀 더 보안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장성이 큰데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투자가 잘 안 되면 시장도 활성화하지 못하고, 인재도 모이지 않는다.

이번 RSA 컨퍼런스를 보면 전시공간 부스 규모를 엄청나게 키웠다. 처음 참가한 2009년 당시 수용 공간이 3천명에 불과했고 전시도 이 건물 절반만 채웠다. 지금은 이 공간(모스콘센터 남관 지하) 여기서 저 끝까지 전체를 쓰고 모자라 저쪽(모스콘센터 북관 지하)으로도 늘렸다.

수용인원도 4만몇천 명이라고 하면 전보다 10배 이상 커졌지 않나. 이렇게 성장성 큰 시장이라 투자자도 몰리는 것인데 우리는 이렇게 빨리 커지질 않는 상황이다."

- 그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나

"어떻게든 설득해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정부의 정보보호 예산을 내년에 전년대비 30% 늘렸다, 그런 소식이 나오게 하면 된다. 총액으로 치면 사실 얼마 안 된다. 하지만 그게 시장에 좋은 영향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다른 복잡한 정책수단 효과는 잘 확산되지 않는다.

몇 해 전인가, 미국에서 오바마 정부 때였을 거다. 해킹이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을 때 오바마 정부가 간단히 대응했다. 두 해에 걸쳐 자기네 사이버보안 예산을 삼십 몇 퍼센트 증액했다. 그런 게 제일 확실하게 정부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다."

[※편집자 주: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 연방정부의 연간 사이버보안(cybersecurity) 예산은 2015 회계연도 125억달러, 2017 회계연도 190억달러였다. 엄밀히 말해 2년 연속은 아니지만, 실제로 두 해 예산이 각각 전년대비 30% 이상 증액된 숫자다.]

- M&A보다 '스패로우'처럼 별도 법인화 전략을 취하고 있지 않나

"파수닷컴에서 시큐어코딩 솔루션인 스패로우를 분리시킨 배경은, 그게 스패로우의 성장과 파수닷컴의 주력 사업에 유리할 거라 봤기 때문이다. 두 회사 주력제품은 성격이 좀 다르다. 비정형 데이터 보호 솔루션에 주력하는 파수닷컴과 함께 스패로우를 내세우기 어렵다.

또 파수와 별개로 스패로우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는데 같은 회사일 경우 투자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사업전략 차원에서 스패로우 스스로 고민하는 부분도 있지만, 파수가 아직 모회사 차원에서 어떻게 더 키울지도 고민하고 있다."

- 이곳 전시부스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 참관할 계획인지

"보안시장 리더들은 데이터보안, 데이터거버넌스를 점점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데이터보안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우리와 경쟁이 되거나, 협력을 할만한 곳이 있을지 찾아 보려 한다. 스패로우와 협력할 수 있는, 그걸 위해 M&A를 할만한 회사가 있을지도 둘러보고."

- 파수닷컴에서 또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킬만한다른 사업부가 있나

"지금 랩소디가 분리돼 있지 않지만 언젠가 하려고 한다. 디지털페이지도 아직 분리돼 있지 않은데, 사업 자체가 걸음마 단계다. 역시 성격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애널리틱디아이디'도 분리를 검토하고 있고. 독립하기에 충분한 규모가 돼야 하는데, 시기를 정해 놓진 않았다."

- 미국에 꾸준히 집중하고 있는데 다른 대륙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생각은

"일단 RSA컨퍼런스에 참가하면 미국뿐아니라 남미와 유럽쪽의 리셀러들도 여기에 온다. 실제 사업은 미국뿐아니라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 시장에서도 하고 있고. 유럽에는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잡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가려고 한다.

미국은 단일 시장이지만 유럽은 아니다. 지역마다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언어도 갈라져 있고, 손이 많이 간다. 섣불리 들어갔다간 작은 시장 하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미국 회사들이 성공한 뒤 유럽시장으로 가서 글로벌화한 경험이 많아, 그 노하우대로 하고자 한다."

관련기사

- 최근 미국법인의 실적은 어떨 것 같나

"올해는 투자한만큼은 벌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