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부릉, 부릉~"…베스트 라이더를 찾아라

[지디가 간다] 메쉬코리아 '부릉 어워즈'에 가다

인터넷입력 :2019/03/06 19:51    수정: 2019/03/06 19:54

백봉삼, 안희정, 김민선 기자

“부릉에 온 지 3년 됐는데 작년에 364일 배달을 뛰었고, 그전엔 결근을 하나도 안 했습니다. 저도 제 자신이 놀라워요. 이전에 식당에서 일 할 때도 한 번도 결근을 하지 않았던 결과가 오늘 나타난 것 같습니다.”

전 세계 배달 업계를 통틀어 처음 열린 라이더 시상식 ‘부릉 어워즈’에서 올해의 부릉 라이더 대상 3위를 차지한 부릉 라이더 김광수 씨는 이 같이 말했습니다. 김 씨는 부릉 천안성정지점 소속 라이더로 지난 1년 간 2만8천여Km를 달려 2만5천여건의 배달을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단 하루를 빼고 모두 출근했습니다.

배달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물류 배송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6일 서울 대치동 한 연회장에서 지난 1년 간 고생한 라이더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인 ‘부릉 어워즈’를 개최했습니다. 어떤 라이더가 가장 많이 음식을 배달했는지, 얼마나 많은 거리를 달렸는지, 얼마나 성실히 출근했는지 등을 척도로 총 49명의 부릉 라이더들에게 상을 수여했습니다.

배달 일 하다 난생 처음 겪는 시상식에 수상한 라이더뿐 아니라 그들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시상식을 찾은 동료 라이더들도 살짝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침에도 주문을 처리하다 부릉 조끼도 벗지 못한 채 헐레벌떡 행사장을 찾은 라이더도 있었습니다.

‘지디가 간다’ 팀원들은 그 어떤 시상식보다도 가슴 뜨거웠던 시상식 현장을 찾았습니다.

부릉은 누적 1만7천여 명의 배달 라이더가 참여하는 배달 대행 서비스입니다. 배달 거점인 부릉 스테이션은 전국에 250여 곳 분포됐습니다.

부릉의 꿈은 ‘일한 만큼 가져가는 투명한 물류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단순히 주문 콜을 전달해주는 것을 넘어 라이더들이 상점을 찾는 시간, 주문을 잡는 시간을 줄이고자 다양한 IT 기술들을 접목했습니다.

부릉은 라이더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기사들에게 부릉이라는 소속을 부여하고, 그들이 출퇴근 할 부릉 스테이션을 운영합니다. 여기에 라이더들을 위한 시상식까지 마련함으로써 배달 라이더들도 직업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 합니다.

시상식 순서에 따라 먼저 버거킹, 롯데리아 등 협찬사별 라이더 특별상 17명에게 상패가 수여됐습니다. 각 브랜드 별로 배달 주문을 많이 처리한 라이더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이어 라이더 최우수상엔 ▲일 근무시간 평균 최장 ▲출근일수 최다(일 5회 수행) ▲20분 픽업 40분 완료율 최고 ▲장거리(2.5km 이상) 주문 수행건수 최다 ▲누적 수행건수 최다 ▲누적 수행거리 최장 등 부문에서 각 3명씩 선정됐습니다. 지점 최우수상엔 ▲수행건수 ▲완료율 ▲성장률 등 부문별로 지점 3개씩 선정됐습니다.

장거리 주문 수행건수 최다 라이더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산배방지점 소속 김병균 라이더는 2.5km 장거리 주문을 가장 많이 처리한 공로로 상을 받았습니다. 2천500여건 장거리 배달을 완수했습니다. 라이더에게 2.5km는 먼 거리입니다. 부릉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주로 500m~1km 동선 안에서 배달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박 씨는 “저는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왜 이렇게 먼가’라고 생각하기보단 그저 ‘가까운 거리는 아니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며 “일선 라이더들은 일일이 거리를 체크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일하는데, 메쉬코리아가 이렇게 통계를 잡아 부문 별로 상을 주니 앞으로는 어떻게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망의 ‘올해의 부릉 라이더 대상’엔 총 5명의 라이더가 선정됐습니다. 순위에 따라 수상 선물로 최신 스마트 기기, 백화점 상품권, 고급 오토바이 등이 지급됐습니다.

올해의 부릉 라이더 대상 1위의 영예는 천안성정지점 소속 배영희 라이더에게 돌아갔습니다. 배 씨는 “3등 대상을 수여한 김광수(기사 서두 참고) 형님이 1등할 줄 알았는데 제가 탔네요. 광수 형님 소개로 부릉에 합류하게 됐는데 천안성정지점 대표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면서 "오늘도 배달을 하다 왔는데, 제가 오자 문에서 뛰어나와 짐을 나눠 들어주시는 친절함에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유난히 이날 시상식에서는 ‘천안성정지점’이 많이 호명돼 각광을 받았습니다. 천안성정지점은 부릉 수행건수 최다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메쉬코리아에 따르면 천안지역에서 부릉이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현섭 천안성정지점장은 "다른 거 없고 열심히 한 것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짧고 강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MVP 1등 배영희 라이더.

한 자리에 많은 라이더가 모인 김에 라이더 안전 캠페인도 진행됐습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죠.

문병두 한국 산업안전보건공단 차장은 “개개인이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노동자들은 사업장에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라이더들에게 주문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라이더의 생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상식 종료 후 라이더들은 준비된 식사를 맛있게 먹고 다시 각자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잠깐, 여기 감회가 남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회사 창립 때부터 이번 시상식과 같은 라이더를 위한 축제를 구상했던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입니다.

관련기사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유 대표는 “2012년 창업할 때부터 이륜차 라이더를 하나의 직종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며 “이번이 1회지만 앞으로 2,3회 더 나아가면서 플랫폼 내에서 사륜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으니, 이러한 큰 변화를 이뤄내면서 배달 라이더라는 직업이 정규직 화 됐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라이더분들에게 (어워즈를 열겠다는) 약속을 지키는데까지 오래 걸려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며 “오래 걸린 만큼 앞으로 실제 현장에서 라이더님들의 고충을 살피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봉삼, 안희정, 김민선 기자paikshow@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