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PC' 시장 뛰어든 SKB…갈 길은 멀어

속도·가격은 긍정적…보안·5G연동·B2C 등 과제 산적

방송/통신입력 :2019/03/06 15:16    수정: 2019/03/06 15:35

SK브로드밴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클라우드 PC’를 지목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서비스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5G 네트워크와 연동부터 B2C 서비스 개발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6일 서울 을지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클라우드PC'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고용호 트라이브장은 “새로운 성장을 가능케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가상의 클라우드 공간에 구축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어느 기기를 통해서든 나만의 PC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PC는 개인이 PC를 사용할 때 필요한 CPU·메모리·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해 중앙의 클라우드 서버에 구현, 물리적인 장비가 없더라도 클라우드에 접속해 PC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PC 본체 없이도 인터넷에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PC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클라우드 PC는 크게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프라이빗 서비스’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퍼블릭 서비스’로 나뉜다.

SK브로드밴드가 첫 번째 타깃으로 지목한 시장은 ‘프라이빗’ 시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기업 및 공공기관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클라우드 PC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공공기관 3곳, 기업 4곳에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에는 교육부와 손잡고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장에서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공을 들이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가 6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고영호 SK브로드밴드 트라이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SK브로드밴드)

상황은 여의치 않은 편이다. 국내 기업·공공기관용 클라우드 PC 시장의 70~80%를 VM웨어, 시트러스 등 외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에 맞서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차별점은 ‘빠른 속도’와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SK브로드밴드는 “우리 서비스는 기존 외국계 기업의 서비스에 비해 업무처리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서버당 가입자 수용 용량도 2배 이상 개선했다”며 “가입자당 비용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외에 선발 경쟁자를 압도할 특장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클라우드 PC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인 보안성 측면에서는 뾰족한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 5G 연동·B2C 서비스는 갈 길 멀어

SK브로드밴드는 자사 클라우드 PC 서비스가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5G 기반으로 구현된 스마트오피스의 확산을 꼽았다. 미래 업무 환경에 클라우드 PC가 핵심 서비스로 주목받는 만큼,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 PC 서비스가 5G 네트워크와 연동되기 위해선 아직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영호 트라이브장은 “현재 네트워크 연동은 LTE까지만 가능하고, 5G 연동은 시험적으로만 가능한 상황”이라며 “5G와 클라우드 PC 플랫폼 간 연계를 위해선 추후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5G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속도에 맞춰 자사 클라우드 PC 서비스와 5G 연동 기술을 개발·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5G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칫 5G를 틈탄 신규 시장 선점에서도 한 발 뒤처질 수 있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가 6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맡은 이철행 SK브로드밴드 DT본부장의 모습.(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 B2C 시장 진출을 위한 길도 아득하기만 하다.

SK브로드밴드는 최종 목표로 일반 가정 내 셋톱박스에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 기존 PC를 클라우드 PC로 대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IPTV와 클라우드 PC를 결합해 TV 화면으로 TV도 시청하고 컴퓨터 모니터로도 활용하는 통합 서비스를 통해 또 한 번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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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자사의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B2C로 확장하기 위해선 각종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사업자와 협력도 필요하다. 이미 KT·네이버·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사업자가 퍼블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후발 주자인 SK브로드밴드가 넘어야 하는 산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오늘 발표는 이제 막 클라우드 PC 솔루션을 개발해서 공공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라며 “향후 5G 네트워크와의 연결, 일반 점포에서 사용하는 POS 기기나 버스 안내 사이니지 등 단말 적용,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서비스 등으로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