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과방위', 이번에는 살아날까

6일 간사협의 통해 합산규제 관련 법안소위 일정 논의

방송/통신입력 :2019/03/05 16:55    수정: 2019/03/05 16:55

국회가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유료방송시장 내 뜨거운 감자인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거듭된 파행으로 관련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업계 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국회가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5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6일 오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하고,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일정 조율에 나선다. 국회 파행으로 멈춰져 있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관련 정보통신방송법안소위(법안2소위) 개최와 KT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 회의 일정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당초 과방위는 지난달 25일 법안소위를 통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를 논의하고, 전체회의를 통해 KT 청문회 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가 파행됨에 따라 모든 활동이 중단, 과방위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 일정 역시 취소된 바 있다.

이번 간사협의는 취소됐던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 일정을 다시금 조정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국회 관계자는 “오는 6일 간사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법안소위 및 전체 회의 일정이 논의될 것”이라며 “합산규제와 KT 청문회 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우선순위를 따져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사안은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다. 합산규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지만, 그동안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내 1/3 이상 가입자를 점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선택하며 통신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 간 결합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합산규제는 KT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한 시장점유율은 30.86%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37%에 달해 점유율 상한선인 33%를 웃돌게 된다.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KT가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 이유다.

합산규제는 딜라이브 입장에서 한층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오는 7월 1조4천억원에 달하는 대출 만기가 도래라는 딜라이브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KT에 인수되는 것이지만,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국회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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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업계 현안을 눈앞에 두고도 내부 이해관계 탓에 시간만 보내고 있는 국회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변상규 호서대학교는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찬반을 떠나, 사회에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가 즉각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예측 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국회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료방송시장을 위해 정부가 빠른 시일 내 가부간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