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서 외치는 대한 ‘스타트업’ 만세

MWC19 무대 오른 한국 스타트업

방송/통신입력 :2019/03/01 03:16    수정: 2019/03/03 15:09

박수형, 박영민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박영민 기자> MWC는 글로벌 리딩 ICT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전이다. 하지만 실제 훨씬 많은 수의 스타트업과 중견 기업이 모이는 곳이다.

면적이 20만제곱미터에 이르는 MWC 주 전시장 피아그란비아의 대부분은 스타트업이 차지하고 있다. 3홀을 중심으로 2, 4홀에 글로벌 기업이 집중적으로 자리할 뿐 5홀 이후로는 이름도 생소한 회사들이 상당수다.

또 4홀과 5홀을 연결하는 통로부터 시작해 각국 정부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전시부스가 몰려있다.

과거 MWC 주 전시장으로 쓰였던 피라몽주익은 4YFN이란 주제의 전시로 바뀌면서 수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4YFN이란 지금부터 4년 후라는 뜻이다. 시간이 누적될수록 4YFN 열기는 커졌고 다소 한산했던 피라몽주익 전시부스는 올해 들어 빈 공간을 찾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려는 MWC 주최 측의 노력에 따라 현재 피라몽주익은 MWC 전시장 가운데 관람객이 몰려드는 수준이 피아그란비아에 밀리지 않는다.

글로벌 ICT 패권을 다투는 기업과 같은 무대에 올라 언젠가는 창업 기업이 아닌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열망은 가득했다.

그 열망이 현실로 이뤄지길 바라며 가급적 많은 국내 스타트업을 만나보고자 했다. MWC라는 먼 땅의 무대까지 밟은 이들을 응원한다.

■ 쓰리아이 ‘피보’, 1인방송에 아직도 짐볼만 쓰시나요

쓰리아이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ICT 디바이스랩을 통해 발굴한 16개 스타트업 중 하나다. 정부 산하 기관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무대에 섰다. 하지만 제품 아이디어와 내공은 글로벌 대기업의 신사업 구상 조직에 비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단순하다. 피보(PIVO)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360도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바이스와 이를 조작하는 앱이 전부다. 이를테면 카메라 삼각대 헤드에 모터를 넣고 자동으로 돌게 하는 수준이면 된다.

단순해 보이는 기술이지만 1인방송 플랫폼을 겨냥해 잠재적 이용자의 수요를 제대로 꿰뚫고 IITP 공모전에서 장관상을 차지했다. 킥스타터에서 상위 0.2% 수준의 펀딩 유치를 이끌어냈다. 올해 초 CES에서도 화제가 됐던 이 회사는 두달 여 만에 더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 현장에서 즉석 MOU, 새 무기 내세운 인트인

남성의 정액 한방울로 정자의 수와 활동성을 확인하고, 여성의 타액으로 배란 테스트를 지원하는 ICT 분야 스타트업이 있다. 지난해 MWC에서 만났을 때 당혹스러움은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올해 MWC에서도 인트인은 당당했다. 임신가능성을 소형 디바이스와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가 정자 테스트는 소셜 기능을 넣어 오뷰엠을 사용하는 이용자 간의 정액 수에 따라 순위를 따지기도 한다.

장난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느 회사보다 진지한 고민 끝에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 임신가능성이라는 어쩌면 숨겨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올해는 미세먼지 대응 제품이라며 내놨다. 과거 의료기 유통 회사였다. 그들의 노하우와 사회적 고민이 ICT로 묻어난 결과다.

취재 도중 나이지리아의 한 유통 회사와 즉석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실제 거래액은 양해각서 내용의 총액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담담한 모습도 보였다.

■ 파이퀀트, 분광학 들어보셨나요

빛을 쪼개는 분광 기술로 물 속의 세균을 검출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다.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설명이 쉽지 않다. 하지만 계속해 설명을 듣다보면 회사의 경쟁력이 느껴진다. 4YFN 수상 경력도 가진 회사다.

분명히 어려서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이라고 계속 설명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각 물질마다 고유한 빛을 내기 때문에 이 빛을 파악하면 물 속에 어떤 세균이 있는지, 틀니에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세균 검출만 쓰지 않는다. 핵심 기술은 노이즈캔슬링에도 쓰이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의 국영 통신사에서 통화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찾아 왔다고 한다. 미국 이통사 AT&T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 화재 알림 로제타텍, 요새는 아랍이 찾습니다

로제타텍은 지난해에도 IITP와 함께 MWC 무대에 선 회사다. 소위 무선화재속보시스템이 주요 제품이다. 화재 발생을 조기에 감지해 관리자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제품이다. 흔히 말하는 IoT 서비스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통시장의 화재 발생은 신고 시점의 초단위로 피해 범위가 달라진다.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때 IoT 기계 하나가 큰 불을 막았다면 이만한 서비스가 있겠는가.

447MHz 대역의 RF 주파수를 이용했다. 로제타텍이 이야기하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와이파이는 계속 신호를 주고받아야 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다보니 배터리 소모가 적은데 RF 주파수 대역은 1~4km의 넓은 커버리지와 함께 신호 발생 시점에만 전력이 쓰여 경보기에는 딱이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 전통시장에서 로제타텍의 제품은 스타다. 큰 화재가 많다보니 늦게서야 이 제품을 찾는 것이다. 최근에는 화재가 자주 일어나는 중동 아랍 지역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UAE 아부다비 소방본부와 3년간 750만불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산불이 잦은 캘리포니아 쪽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 버핏, 오랜만에 훌라후프 돌려보세요

버핏의 무기는 훌라후프와 스마트폰 앱이다. 브이후프는 스마트폰 앱에 소모 칼로리, 운동시간 등의 정보를 조회하고 운동량을 관리하며 게임처럼 레벨 기능을 갖췄다. 또 30일 운동프로그램이라든가 소셜 기능을 활용해 함께 운동하는 이용자의 즐거움을 더했다.

MWC 전시 사흘차에 만난 버핏은 이미 수출협약 체결을 마친 상태였다. 네덜란드의 유통회사로부터 올해 총 12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본의 유통 회사에서도 관심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움직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은 세계 훌라후프 시장의 9%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릴리커버, 미국이 투자한 피부 관리 기기

60배 확대 카메라로 모공과 주름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를 내놨다. 플라즈마 재생 유도를 통한 관리 기능도 갖췃다. 얼핏 들으면 피부를 관찰하고 단순 관리에 그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10만건의 피부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분석했고 데이터 결과에 따라 이용자의 치료 방식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GPS 칩을 탑재해 자신이 위치한 곳의 피부 알림도 제공한다고 한다. 예컨대 자외선이 강하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여기저기 고심이 묻어난다. 그런 노력에 미국서 투자를 받고 실리콘밸리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피부 관리 기기는 여성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조만간 비슷한 개념의 아이디어로 두피 관리 기기를 내놓겠다고 한다. 관심 가질 분 많을 것으로 본다.

■ 착한 ICT 스타트업, 레드커넥트

SK텔레콤과 MWC를 함께 찾은 스타트업은 여섯 곳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만 모아 4YFN 전시장에 SK텔레콤 부스를 공동으로 꾸려 전시에 나섰다.

이 가운데 레드커넥트는 독특한 회사다. SK텔레콤 신입사원 세명이 모인 스타트업이다. 사내 경진대회서 차세대 헌혈 서비스로 수상한 뒤 사업화로 이끌어냈다.

당장은 대한적십자사와 협업해 헌혈 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SK텔레콤 ICT 인프라로 헌혈을 독려하고 혈액 수급 문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헌혈자에 지속적인 종합 건강정보 서비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모델은 보이지 않는다. 수익성을 찾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취지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만큼 이들의 MWC 전시 참가를 비롯해 지속적인 사업 활동을 선뜻 결정했다.

■ 수퍼빈, 쓰레기 재활용에도 AI 투입

이 회사는 AI, IoT,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페트병, 캔 등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정확히 선별하는 ‘지능형 순환자원 회수 로봇’ 제조사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바나나 껍질을 넣으면 재활용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AI 이미지 분석에 따른 결과다.

현재 전국 각지에 36대의 로봇을 시범 설치했다. 재활용품을 모아 온 이들들에게 현금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원 재활용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해 보이는 박스를 집어넣자 재활용이 안된다고 한다. 얇은 플라스틱 필름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딥러닝 기반으로 더욱 똑똑해지는 이 로봇은 지자체가 충분히 고려해볼 아이템이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이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 스마프, 시설 갖춰야만 스마트팜 할 수 있나요

스마프는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설비 없이도 스마트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 개발사다. 이는 스마트팜을 고민해볼 문제를 안겨줬다.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시설을 갖춰야만 스마트팜이 가능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농지는 개활지다. 소수의 농사만 시설을 갖추고 이뤄지고 있다.

스마프는 감자 농사를 예로 들었다. 감자를 키우며 온실을 갖추지 않는다. 하지만 스마프는 감자 농사에도 원격으로 물이나 비료를 줄 수 있게 했다.

고르지 않던 감자 씨알이 일정하게 굵어졌다고 한다. 하급 품으로 분류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생산성도 좋아졌다고 한다. 스마트팜의 미덕이다.

■ 에이티랩,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 조작

이 회사는 시각 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버튼식 피처폰에서 동작하는 스크린리더 솔루션을 개발했다. 관련 시장이 얼마나 크냐고 물을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개발자에 있다.

에이티랩의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 이도 시각 장애인이다. 시각 장애가 가져오는 디지털 격차는 매우 크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정보는 디스플레이 정보로 옮겨진다. 자연스레 디지털 소외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용자가 단축키를 활용해 보다 쉽게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주 고객은 통신사가 될 전망이다. 자사 가입자 일부를 위한 서비스를 내놓을 통신사가 기다려진다.

■ 칸필터, 미세먼지는 식당에서도 많이 나와요

칸필터는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악취를 95% 이상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미세먼지 관련 스타트업이 부쩍 늘어나는 가운데,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집중한 점이 돋보인다.

대부분의 미세먼지 제거는 기계를 돌려 필터를 거쳐 정화하는 방식이다. 필터는 소모품이다. 돈이 들 수 밖에 없다. 아이를 키우거나 건강을 염려한다면 필터 비용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식당은 다르다. 자연 환기로 창문으로 내보내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것이 식당 경영인의 마음이다. 이를 고려한 듯이 촉매 작용에 따라 유증기와 미세먼지를 거르고 자가 세척 기능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반응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먼저 왔다. 현지 레스토랑 배출가스 저감 관련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영원한 고민 치매, GPS로 조금이나마 덜어내세요

GPS 트래킹 기술을 활용한 치매노인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치매 환자를 곁에 둔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길을 잃을까 하는 점이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럽게 거칠 수 있는 일이지만 길을 잃어 생이별을 하거나 큰 사고로 이어지는 고민은 현대 사회가 쉬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다.

행복GPS는 현재 SK텔레콤, SK하이닉스, 경찰청과 GPS 트래커 1만대를 치매노인에게 보급해 서비스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GPS 기능이 우리 곁에서 꼭 스마트폰에만 쓰이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길 잃은 치매노인 발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 12시간에서 평균 1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길을 잃은 치매노인이 경찰 신고 없이 가족을 찾은 사례도 100여 건에 달한다.

■ 보익사치 “시계 베젤을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충남 천안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국산 스마트워치 브랜드 보익사치는 시계의 베젤(테두리) 부분을 떼어 이어셋으로 사용하는 신박한 아이템을 들고 나왔다.

이어셋엔 마이크로폰 스피커가 탑재돼 있다. 종류는 와이파이 연결 없이도 쓸 수 있는 LTE 모델과 블루투스(BT) 모델 두 가지다. LTE 모델은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스마트워치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심박 측정 센서도 탑재됐다. 디스플레이는 12인치 아몰레드(AMOLED)로 선명한 색상이 돋보인다.

브랜드명이자 제품명인 보익사치(VOIXATCH)는 목소리를 뜻하는 '보이스(Voice)'와 '시계(Watch)'의 합성어라고 한다.

■ 아키스케치 "인테리어 돕는 AR 키트"

서울 가로수길에 소재한 아키스케치는 지난 2014년 11월 창업해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스타트업이다.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을 손쉽게 돕는 증강현실(AR) 키트(제품명 아키드로우)를 올해 MWC에서 소개했다.

아키드로우는 인공지능(AI) 솔루션과 레이저 모듈을 결합한 형태다. 모토는 '우리 모두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수 있다(Everyone can do interior design)'.

스마트폰에 모듈처럼 연결해 바닥이나 벽에 대고 레이저를 쏘면 선을 이어서 길이를 측정하고 맘에 두었던 가구도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3차원(3D)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측정값을 자사 서버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고객들을 관리한다. 아키드로우가 '스마트 줄자'라면 아키스케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방향을 돕는 클라우드인 셈. 이 회사는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에도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 아트다 "아트 콜렉터 잇는 온라인 페어"

아트다는 온라인에서 누구나 손쉽게 예술 작품을 거래할 수 있는 아트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아트다의 솔루션을 한 마디로 정리해달라고 묻자 최동훈 대표는 “전세계 아트 콜렉터를 이어주는 온라인 아트 페어”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또 “예술가들이 생존을 위해서 너도나도 온라인에 진출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이 온라인 시장에 나가려면 이래저래 힘든 게 많다”고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정보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예술 작품의 평균 가격이 1천만원이라니, 일반인들의 접근 장벽도 높다.

아트다의 타깃은 예술 작품에 관심이 있고 또 작품을 구매도 하고 싶지만 정보가 부족해 헤매는 사람들이다. 인터넷에서 작가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착한 '중간 도매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 맥파이테크 "양방향 거리측정기"

맥파이테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WC에 제품을 들고나왔다. MWC에 오고나서 더 신나는 일이 많아졌다는 신웅철 대표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양방향 거리측정기’라는 제품을 소개했다.

양방향 거리측정기는 이름만 들었을 때 다소 생소한 물건이다. 아직까지 어디에도 없던 신박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한 쪽이 아닌 양 쪽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이 제품은 측정기 양 쪽에서 레이저를 쏴 레이저가 닿는 부분의 거리를 알아서 척척 계산해준다. 기존 줄자나 단방향 레이저 측정기가 못하는 걸 보완해줬다. 측정기로 계산한 값을 도면화해서 별도 서버에도 저장된다.

맥파이테크는 지난 2017년 미국과 일본에서 100만 달러 크라우드 펀딩을 받은 후 지난해 여름 와디즈에 론칭했다. 두 번의 펀딩에 걸쳐 투자금 1억원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공구상점에 가면 이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단다.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현재 이 제품에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와 심지어 부동산 업계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 유퍼스트 "넥밴드형 이어폰 보청기"

유퍼스트는 어떻게 하면 청각장애인에게 가격과 기능이 모두 착한 보청기를 제공할지 고민하는 회사다. 또 착용만 하면 청각장애인이라는 티가 나는 보청기가 보기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퍼스트는 보청기 크기를 확 키웠다. 기존 보청기 모양에서 탈피해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형태의 보청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목에 거는 넥밴드는 누가 옆에서 말을 걸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진동이 울린다. 실제 보청기 역할을 하는 이어폰은 귀에 끼기만 하면 된다.

보청기는 정부 보조금이 나오는데, 보조금 액수만 131만원이다. 보청기 가격은 최소 131만원이 넘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쓸만한 보청기는 한 벌도 아닌 한 개당 가격이 250만~3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데, 만약 한 쪽을 잃어버리면 최소 250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청각장애인들의 현실이 가슴아팠다는 게 사업화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제품의 가격은 시중 보청기의 딱 10%에 이른다고.

유퍼스트는 보청기 업계에서 나름대로 '수출 효자'로 통한다. 현재 미국과 호주에 '메이드 인 코리아' 보청기를 수출하는, 보청기 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로 정평이 났다. 유 대표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국산 보청기 회사가 총 20개였는데, 그 중 단 3개 제품만이 수출됐다”며 “당시 수출액은 총 700만원 언저리였다” 말하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 펄송 "고양이 자동 화장실"

펄송은 고양이 집사라면 잘 알고 있는 ‘고양이 자동 화장실’을 국내엔 처음으로 도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7년 2월 세워진 이 회사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을 거쳐 올해 중반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단다.

펄송의 고양이 자동 화장실은 모래 보충기능이 탑재된 게 특징인 제품이다.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고양이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체중으로 어떤 고양인지, 오늘 배변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준다.

소음도 작다. 타사 제품의 제품이 평균적으로 40데시벨(dB)인데, 이 제품은 25dB로 소음을 반쯤 줄였다.

잔고장이 없고 알아서 냄새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장기간 손을 놓아도 무방하다. 고양이 화장실 치우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귀차니즘 집사'들은 이 제품에 한 번 주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RGB랩(무지개연구소) "드론 원격 조종 솔루션"

RGB랩은 LTE 통신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드론 플랫폼을 가지고 나왔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원격 조정이 가능한 드론이란 점이 눈에 띈다.

인터넷만 연결되는 환경이라면 어디든 언제나 원격으로 드론을 띄울 수 있다. 내가 현재 서울이라고 해도 부산에 내 드론이 있다면 이를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는 별로 상관없다. 스페인에서도 미국에 있는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용처는 너무나 많다. 교통 상황 체크, 군 기관, 심지어 산림 보호에도 활용 전망이 높다. 화재 발생 시 드론을 먼저 띄워 화재가 발생한 장소를 체크하고 소방차를 그 곳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드론을 띄울 수 있는 지역이라면 모두 가능하다.

비행 기록도 빅데이터에 기록으로 남아 어제 오늘 비행 내용을 비교할 수도 있다. 현재는 국방부에 납품되는 제품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단다. 현재는 기업간 거래(B2B) 시장만 생각 중이지만, 차후 산업용 제품 등 소비자 거래(B2C)로 바꿀 의향도 있다고. 머지않아 스페인에서 서울에 있는 드론을 원격 조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지도 모르겠다.

■ 애즈밸즈 "시설물 관리용 드론 솔루션"

여기 또 다른 드론 솔루션 업체가 있다. RGB랩이 상공으로 드론을 띄운다면, 올해로 MWC 참가만 세 번째라는 애즈밸즈는 땅 밑으로 드론을 보낸다. 수도관, 상수구, 하수구 등 폭이 좁아 사람들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 목표다.

애즈밸즈는 시설물 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다. 지하에 매립된 시설에 드론을 보내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이상이 있는지 분석하고, 그 데이터를 모아 업체에 알리는 솔루션이다.

지난 2016년 창업한 애즈밸즈는 경남 창조경제센터에서 사업 계획 발표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 현재 신기술 특허를 취득해 광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 등과도 협력 개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사업을 국내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이 커 MWC에 오게됐다”고 강조했다.

상하수도 유지 보수는 신흥 시장보다는 선진국에서 관심도가 더 높다고.

■ 큐브로이드 "코딩 블록"

큐브로이드는 올해 MWC가 세 번째다.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핫한 어린이용 코딩 블록을 만드는 회사다. 사업 문의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라 인터뷰 요청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코딩 블록은 레고 같은 블록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코딩을 쉽게 가르치는 제품이다. 타겟 연령 층은 6~8세 미취학 아동이다. 신 대표에게 왜냐고 물으니 “전세계 6~8세 어린이들은 문화적인 차이가 별로 없다”고 답했다.

5세 이하 어린이들은 코딩을 익히기엔 너무 어리고, 또 8살이 넘어가면 시장이 끝도 없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큐브로이드 코딩 블록의 차별점은 ‘무선’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코딩 로봇은 선이 달려 있는데, 이 제품은 선이 없어 간편하다. 이 회사는 코딩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올해 MWC에서의 성과를 물으니 최 대표는 바이어만 120명을 만났다고 한다. 현재 일본중국베트남멕시코대만러시아 등 국내외 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기로 했고, 계약금만 8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랄라큐브’라는 이름의 제품으로 만날 수 있다.

■ 엠그램 "위치정보 기반의 오디오 가이드"

GPS 위치정보 기반의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만드는 엠그램은 올해 MWC 전시가 처음이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관광벤처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고, 국내에선 서울역 고가로 유명한 '서울로 7017'에 공식 오디오가이드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해외 전시는 아직 낯설지만 국내선 실력파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엠그램의 오디오 가이드 앱을 설치한 후 거리를 돌아다니면 자동으로 근처 관광지 정보가 앱 화면에 표시된다. 문자를 소리로 바꿔 전달하는 TTS(Text to Speech) 방식을 적용, 웹에서 텍스트를 입력하면 음성으로 해설해준다.

TTS는 엔진 기반의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앱 다양한 언어를 탑재하면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한다.

매년 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관광지에서 열리는 전시회라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행사 중에 카탈루냐 지역 정부 관계자들도 만났고, 또 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인 한인 협회도 찾아왔다고 한다.

■ KRF "통신장비용 증폭기"

KRF는 통신장비에 탑재되는 증폭기를 만드는 업체다. 지난 2011년도 설립됐고, 사업장은 경기도 안양에 있다. 국내 통신3사의 통신망에 탑재할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MWC의 화두인 5G가 반갑다. 5G 중계기에 들어가는 증폭기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5G 초기인 올해는 4G LTE 장비 문의가 더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아직 LTE 망도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문의가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MWC는 올해가 두 번째 참가다. 올해 참가 소감에 대해 묻자 최 대표는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MWC 참가와 같은 기회가 아니면 우리 회사가 해외 업체를 만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다”면서 “이 전시회에만 오는 타깃층 고객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 한국안테나 "5G 안테나"

한국안테나는 올해 처음으로 MWC에 참여했다. 지난 1986년 설립돼 올해로 업력만 34년이다.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시점은 지났다. 사업장은 부천에 있다.

한국안테나는 MWC는 처음이지만 미국 쪽에서 전시 경험이 많다. 국내 업계 안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회사다.

올해 MWC에서는 GPS, 와이파이, 4G LTE, 그리고 5G 안테나를 전시했다. 특히 올해가 5G 원년인 만큼, 4G+5G 복합 안테나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한국안테나 관계자는 “주로 국내에 집중해 사업을 진행해왔고, 수출은 주로 유럽 시장에 해왔다”며 “MWC를 기회 삼아 유럽 지역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얼에스앤티 "골전도 헤드셋"

한얼에스앤티는 반도체 장비 회사다. 하지만 MWC 무대에서는 골전도 헤드셋을 들고 나왔다.

일반 이어폰과 달리, 골전도 헤드셋은 귀 주변 피부를 두드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파가 두개골에 전도돼 귀 안 쪽으로 전달된단다. 이어폰을 귀에 꽂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신박한 아이템이다.

이 업체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사업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운동할 때나, 운전할 때 주변 소리를 들으면서 동시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그렇다고 음악만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어 통화도 가능하다. 또 2시간 충전하면 6시간이나 재생할 수 있다.

참고로 스페인에는 골전도 헤드셋이 아직 없다고. 그래서 많이들 물어보더란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말 이마트에서 볼 수 있다. 글로벌 출시도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 QTT "AI 기반 구강 건강관리 솔루션"

QTT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구강 건강 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다. 스마트폰으로 치아 사진을 찍으면 충치, 잇몸질환이 어느 정도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만약 치아가 부식됐거나, 충치가 심하면 치과 병원 예약까지 원격으로 도와준다.

치아 관리 솔루션이 나오게 된 건 딥러닝 기반의 AI 덕분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와 같이 협력해 고도화 작업에도 들어갔다. 또 부산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의료진들이 직접 자문도 해줬다. 1차 임상실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한국에서는 다음 달부터 베타 서비스에 들어가 정식 론칭은 오는 5월이다. 그 전에 시장 조사 차원으로 MWC에 참가했다. 해외 시장 상황은 어떨지 매우 궁금했다고 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AI 의료와 관련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스마트폰으로 입 안을 촬영해 진단해주는 게 매우 신선하다는 평가다. 다음 달 열리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도 나서기로 했다.

■ 포인트모바일 "산업용 단말기"

산업용 단말기 제조업체인 포인트모바일은 올해도 기업 대상 단말기 제품을 들고 나왔다.

제품에 러버를 씌워 단단하게 한다든지, 혹은 커버 글라스를 더 견고하게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구글에서 선정하는 기업용 안드로이드 기기 추천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용처는 창고업, 택배, 물류, 배송업, 식당 등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택배 회사에는 물류 바코드를 찍을 수 있는 제품이, 야쿠르트 회사에는 판매원이 들고다니면셔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단말기가 납품되고 있다고. 외국에서는 버스회사들도 사용한다.

MWC 참가로 큰 수확을 얻었다. 바르셀로나 경찰국에도 공급하게 됐다. 참고로 이 회사는 올해 10월에 상장할 예정이다.

■ 서울이동통신 "중소기업 고객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MWC에서 통합 통신 채널 서비스를 전시한 서울이동통신은 소상공인과 중소규모 기업에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업이 마케팅 문자를 대량으로 발송할 때 복잡한 시스템을 써야 하는데, 대상자나 발송 채널을 한 화면에 구축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 가운데 프라이빗 메신저를 선호하는 시장이 있다고 판단,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보안을 중시하는 회사일 수록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길 꺼리기 때문다.

직원이 1천명 가량 되는 아프리카 보안 업체를 비롯해 많은 문의를 받았다고 한다.

■ 뉴라텍 "차세대 IoT 와이파이 통신칩"

ETRI의 사내 벤처였던 뉴라텍은 지난 2014년 와이파이 연구에 몰두하던 팀 전체가 합심해 창업한 와이파이 칩셋 연구개발 스타트업이다. MWC 전시는 올해가 처음이다.

뉴라텍은 집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IoT 와이파이 통신칩을 전시했다. 이 칩을 이용하면 무려 반경 1.5km 내에서 와이파이 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최신 와이파이 기술인 ‘802.11ah(ah스탠다드)’를 개발했다. 신기술은 기존 기술인 ‘802.11n’ 대비 와이파이 도달 범위가 2배로 확장됐다.

ah스탠다드 기술을 개발에 성공한 업체 수는 뉴라텍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총 다섯 곳 뿐이다. 그 중 이 기술을 칩으로 구현한 업체로는 뉴라텍이 유일하다. 뉴라텍은 현재 제품 양산 준비에 돌입,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원투씨엠 "O2O 기술 솔루션"

원투씨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기술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다. MWC 참가는 올해로 벌써 네 번째다. 지난해엔 단독 부스를 꾸린 경험도 있다.

상점이나 카페 등에서 포인트 적립을 쉽게 돕는 ‘스탬프’를 만들었다. 정전기 터치 기술로 구현되는 이 스탬프를 스마트폰 화면에 찍으면 포인트가 알아서 적립된다. 모바일 결제, 테마파크 티켓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된다. 한국에서는 ‘도장 찍는 관광지 패스’로 유명하다.

4년 째 참가하는 소감을 묻자,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매년 행사에서 보는 파트너들도 있고, 올해 새로운 파트너사도 많이 만났다고 한다.

원투씨엠의 솔루션은 현재까지 22개국, 53개 회사에 공급됐다. 한국 본사를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스페인), 싱가폴 등에 글로벌 지사가 위치해 있다. 미국과 대만에서는 현지 업체와 합작해 조인트벤처도 설립했다.

■ 두잉랩 "AI 기반 음식 인식 앱"

두잉랩은 인공지능 기반의 ‘음식 인식’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가 빅데이터를 동원해 사진 안에서 음식을 식별한다. 빅데이터에는 5천 종 이상의 음식이 저장돼 있다. 이용자는 이 앱을 통해 음식의 칼로리와 영양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다른 업체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사진 속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인식할 수 있다는 것.

마트에서 파는 공산품도 예외는 아니다. 이론상 2천 개 이상의 음식을 화면에 띄울 수 있는데, 스마트폰 화면이 작기 때문에 한식 한상차림 30첩 반찬 정도는 가능하다.

두잉랩은 창업한 지 2년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헬스케어 앱을 기획하던 중 귀찮다고 식단 입력을 하지 않는 이용자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진만 찍어서 음식을 구별하고, 영양 정보까지 얻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타겟은 헬스케어 회사나 병원, 보험회사 등이다. 해외 수출도 염두하고 있어 시장 조사 겸 MWC에 참가했는데 반응도 꽤 좋았다. 특히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 업체들이 솔루션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 캔버시 "이용자 관심 기반 소셜미디어"

캔버시는 이용자 관심 기반 소셜미디어를 개발했다. 스마트폰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자사가 개발한 소셜미디어 화면이 뜨고, 상황에 맞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버튼을 눌러 캔버시를 호출하면 화면 한 구석에 소셜미디어 페이지가 구동된다. 이 페이지에서 현재 즐기는 게임에 대한 정보나 소식, 아이템 구매도 할 수 있다.

버튼은 홈버튼이나 볼륨 버튼, 슬립 버튼 모두 상관없이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다. 캔버시는 소셜미디어 앱이 아닌,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직접 구동되는 이용자 맞춤 서비스를 지향한다.

제품 개발은 최근에 완료됐다. 현재 베타버전이 출시됐는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캔버시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캔버시에 모이게 하는 것”이라며 당차게 말했다.

■ VTW "내 진료 기록은 내가 관리한다"

VTW는 ‘내 진료 기록은 내가 관리하자’라는 모토로 의무 데이터 개인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었다. 의무 기록은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진단서, 소견서를 떼려면 병원에 직접 가서 돈을 내고 받아야하는 현실이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서비스 자문을 도왔다.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현대아산병원 등 대한응급학회 소속 교수들과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단계다. 의료 데이터가 쌓이면 응급 상황에서 신원 불명의 위중한 환자를 치료할 때 필요한 검사와 진료를 할 수 있다.

현재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만성질환 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송파 보건소를 대상으로 올해 안에 시범 케이스를 제작할 계획이다.

사실 MWC에 참가하기 전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고 고백했다. 사흘간 하루에 적어도 20개 업체 이상이 부스를 방문했다. 특히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자문을 구하러 온 업체 관계자들이 당장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냐고 물어왔다며 웃는다.

730

■ 화이트스톤 "화면 일체형 지문 인식용 강화유리"

지난 1996년 창업한 화이트스톤은 스마트폰 액정 강화유리를 만드는 업체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10 시리즈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용 강화유리 제품(제품명 돔글라스)을 업계 최초로 만들었다.

화이트스톤의 강화유리는 자외선(UV) 라이트를 이용해 액상으로 접착제를 굳히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올해 화면 일체형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30여 종 넘게 나오면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MWC는 올해로 처음인데, 개막 당일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한다. 스마트폰 제조사 위주로 문의가 쏟아졌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가능한 강화유리가 아직 이 제품밖에 없어서라고.

돔글라스는 이달 초부터 미국 아마존에 공급돼 판매될 예정이다. 1차 주문량은 수백 건에 달한다. 앞으로 나올 폴더블 스마트폰용 강화유리는 또 다른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