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냐 밖이냐...폴더블, 그것이 문제로다"

삼성·화웨이·로욜·TCL 신제품 MWC 총출동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2/28 08:44    수정: 2019/02/28 09:54

<바르셀로나(스페인)=박영민 기자> 올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의 핵심 화두는 역시나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였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총출동한 이번 행사에서는 '접는 방법'을 두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로욜(Royole), TCL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25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19'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전시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고 구부리고 펼칠 수 있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Flexible OLED)의 일종이다. 현재까지 나온 디스플레이 중에서 변형 자유도가 가장 높은 패널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 삼성 "안으로 접는 게 최고"…中 TCL도 프로토타입 전시

지금껏 공개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는 방법에 따라 안으로 접는 '인 폴딩(In-Folding)'과 바깥으로 구부리는 '아웃 폴딩(Out-Folding)' 방식으로 나뉜다.

인 폴딩과 아웃 폴딩 방식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같은 플렉시블 OLED 패널로 양산되지만 외관과 쓰임새가 확연히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다 같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라고 말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접는 방식에 따라 매우 다른 활용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초기라 인 폴딩·아웃 폴딩 방식의 스마트폰을 같은 폴더블폰 종류로 보고 있다"면서도 "향후 더블 인폴딩(두 번 안으로 접는 것)이나 더블 아웃 폴딩(두 번 바깥으로 접는 것)으로 발전하면 둘은 전혀 다른 폼팩터로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인 폴딩 방식의 대표 주자는 삼성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7.4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펼쳤을 때 7.3인치 대화면, 안쪽으로 접었을 때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MWC에서 자사 부스 앞에 갤럭시 폴드를 총 4대 전시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MWC 부스는 갤럭시 폴드를 보러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개막 당일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갤럭시폴드는 겹겹이 유리로 둘러싸인 별도 부스에 전시돼 일반인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볼 기회는 없었다.

중국 TCL의 폴더블 스마트폰 프로토타입(시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TCL도 이번 MWC에서 인 폴딩 방식 폴더블폰을 공개했다. 갤럭시 폴드보다 0.2인치 작은 패널로, 후면에 트리플(3개) 카메라를 탑재한 모델이다. 다만 TCL은 이번 MWC에서 폴더블폰을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판매할 단계의 기술은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다.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사진=씨넷)

■ 바깥으로 접는 화웨이폰…'아웃 폴딩'의 한계?

중국 화웨이는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폴더블폰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화웨이는 24일(현지시간) 폴더블폰 '메이트X'를 선보이며 폴더블폰 경쟁 대열에 참가했다. 메이트X는 펼치면 8인치, 접으면 앞면은 6.6인치, 뒷면은 6.38인치 크기다.

이 업체는 MWC 현장에서 시종일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MWC가 열리는 '피라 그랑비아'의 주 전시관인 3관(Hall 3)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마주보고 메이트X를 전시하는가 하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자사 제품과 갤럭시 폴드를 비교하며 우위를 논하기도 했다.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힌지 부분.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화웨이의 메이트X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제품이라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우선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제품을 펼쳤을 때 패널 접합부에 굴곡 현상이 포착됐다. 전시장에 비치된 제품에는 벌써부터 마모된 듯한 패널 접합부의 마감도 쉽게 눈에 띄었다.

지난해 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깜짝' 공개하며 업계 첫 폴더블폰 타이틀을 가져간 중국 로욜의 제품 '플렉스파이'도 아웃 폴딩 방식을 택했다. 다만 업계의 지적대로 플렉스파이 역시 힌지 부분과 패널을 밀착시키지 못해 불완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 폴딩이든 아웃 폴딩이든 어떻게 접느냐를 떠나서, 바깥으로 접는 방식은 디스플레이를 계속해 바깥으로 '펴는 것'이기 때문에 뒤틀리고 우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힌지(Hinge·경첩)부분이 패널과 완전히 맞닿아야 하는데 이 기술을 구현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욜은 이번 MWC에서 모자와 티셔츠 등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제품을 전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로욜, 다방면 활용되는 폴더블 가능성 제시

올해 MWC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무한 변신을 예고한 업체도 있다. 중국 업체 로욜이다.

이 업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탄생시킨 플렉서블 OLED 기술을 패션에 접목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핸드백과 모자, 티셔츠 등 패션에 활용할 뿐 아니라 스피커 등 가전 제품에도 플렉서블 OLED를 장착했다.

스피커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부착, 활용한 예. (사진=지디넷코리아)
핸드백 디자인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예.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이는 실제로 판매되는 제품은 아니라고 로욜은 설명했다.

로욜 관계자는 "로욜은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폴더블 패널을 만드는 몇 안되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라며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향후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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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현장에서 만난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떠올렸을 때 접고 펼 수 있는 태블릿 형태를 떠올릴 것"이라며 "올해 MWC는 각 업체가 전시한 폼팩터를 통해 모바일 활용과 함께 실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폴더블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될 전망인 가운데, 지난해까지 0에 근접했던 폴더블 OLED 패널 출하량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 OLED 패널 출하량은 2020년 520만장, 2025년에 5천50만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