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주의 쿼바디스] ICT 수출 발표 이대로 좋은가

HW에 치우쳐져...SW 수출 실적도 매달 공개해야

데스크 칼럼입력 :2019/02/27 09:51    수정: 2019/02/27 10:03

며칠전 정부가 1월 정보통신(ICT) 분야 수출액을 발표했다. 144억 7000만 달러로, 작년 1월에 비해 18.2% 줄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 포함)에서 33.2%나 감소해 우려를 안겼다.

정부는 매달 ICT 수출액을 공표한다. 담당 부처인 산업부와 과기정통부가 공동으로 발표한다. 산업부가 수출을, 과기부가 ICT를 전담하기 때문이다. ICT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30%가 넘는 '수출 핵심'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2204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SW산업협회 이사회 장면.

짚고 넘어갈게 있다. 정부 발표 ICT 수출액에는 소프트웨어(SW)가 빠져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부분품 포함), 컴퓨터(주변기기 포함)등 5대 하드웨어만 들어가 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삼키고 있는데 이해가 안된다.

당국의 입장은 있다. 과기부 담당자는 "하드웨어와 달리 집계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대신 분기별로 공표하고 있다"고 말한다. 납득하기 힘든 답변이다. 이미 10여년전 정보통신부 시절에 매달 SW 수출액을 발표한 바 있다.

SW 수출과 관련해 유감스러운 건 또 있다. 우리의 SW 수출액은 얼마일까. 자료를 찾기 힘들다. 과기부 담당자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 있다"고 하지만 미로 찾기다. 그나마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포털에 관련 자료가 있다.

하지만 이 자료도 SW 수출에 대한 '데이터 갈증'을 채워주지 못한다. 우선 최신 자료라고 올라온 데이터가 2017년 기준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너무 '올드'하다. 내용도 '디테일'이 부족하다. 누가 언제 어디에 얼마를 수출했는 지 알 수가 없다.

사실, 국내 SW 수출은 '오버'된 면이 있다. 모 회사가 수출하는 금액이 전체 SW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 회사의 SW 수출이 치열한 경쟁을 통한게 아니라는 점이다. 계열사에 공급한 실적이다. 상식적인 수출과 거리가 있다. 한 SW 수출기업 대표는 "그 회사를 빼면 실제 우리나라 SW 수출은 미약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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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SW를 포함해 수출이 늘 '시대적 소명'이다. 수출로 많은 돈을 국내로 들여와야 내수 경기가 활발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는 처음으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었다. 이제 1조 달러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국산 SW도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러자면 초라할지라도 정확한 수출 현황이 먼저다. 해법은 그 다음이다. 당국은 SW 수출 실적을 매달 공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