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IPTV의 유료방송 플랫폼 독과점 반대”

"이통 3사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 콘텐츠 산업 악순환" 우려

방송/통신입력 :2019/02/26 17:42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 움직임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가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통신 대기업이 유료방송 시장까지 장악하게 될 경우, 각종 유료방송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제공사업자(PP)의 협상력이 약화되고 나아가 콘텐츠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이 단숨에 이통 3사로 재편되어 독과점 체제를 이룰 경우 콘텐츠 사업자들에 대한 시장 지배력 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당국이 엄정하고 신중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게 IPTV와 케이블TV로 양분되는 유료방송 시장은 최근 빨라진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합병 움직임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와 손을 잡았고, 뒤를 이어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T 역시 딜라이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방송협회는 유료방송 시장이 IPTV 3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콘텐츠 산업이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한국방송협회는 “IPTV 3사의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면 채널과 VOD를 플랫폼 사에 공급하는 지상파·PP의 협상력은 대폭 약화되고, 콘텐츠 제값 받기는커녕 오히려 콘텐츠 제작 재원 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 것”이라며 “이는 방송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해 궁극적으로 국민 편익이 저해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로 일부 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와 특수관계가 형성, 일반 PP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케이블이 보유한 지역 채널을 통해 IPTV 사업자가 편파적인 정치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한국방송협회는 “IPTV 사업자가 자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콘텐츠 사업자에게 채널 번호 배정이나 수신료, VOD 수익 배분율 협상 등에 있어 우선적인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일반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 재벌들이 지역 채널의 유사보도를 악용해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파적인 정치여론을 형성하는 등 방송의 공공성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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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협회는 IPTV 사업자와 케이블TV의 인수·합병을 심사하는 정부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정부 당국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통신 대기업의 독과점과 지배력 남용 문제를 눈감아 버리는 우를 결코 범해서는 안 된다”며 “특수 관계 등 경쟁 제한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