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인식 빠진 갤럭시S10, 은행권 촉각

"기존 서비스는 계속…삼성 방침이 중요"

금융입력 :2019/02/22 10:22    수정: 2019/02/23 11:28

삼성전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 '갤럭시 S10'에 홍채인식 기능이 빠지면서 모바일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의 본인인증 방식으로 홍채인식을 지원했던 국내 은행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대형은행들은 삼성전자가 홍채인식을 탑재한 이후 부터 홍채인식을 본인 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제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은 홍채인식을 지원하는 단말기 사용자를 위해 홍채로 본인 인증을 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은행들은 갤럭시 S10에 홍채인식이 빠진다 해도 대고객 서비스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홍채인식은 개인이 지닌 고유한 홍채 모양을 적외선 방식으로 스캔한 다음 잠금이나 결제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할 때마다 이를 대조해 본인 여부를 판단하게 돕는 생채인식 방법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2016년 '갤럭시 노트 7'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갤럭시 S·노트 시리즈에 이 기능이 지속적으로 들어갔다.

이 때문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국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홍채인증을 지원했으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보다 앞선 2016년 8월부터 홍채인증으로 모바일 뱅킹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NH농협은행은 페이스ID와 지문 인식 등은 지원하지만 홍채인식으로 인한 본인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번 갤럭시 S10에는 홍채인식 대신 초음파 지문 인식으로 바뀌면서 은행권은 삼성전자와 연락을 취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홍채인식을 과거 갤럭시 기종에 지원해 은행권들은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KB국민 및 우리, 신한은행 관계자들은 "사용자가 있는 상황에서 홍채인증을 갑자기 뺄 순 없다"며 "이용자가 있는 한 홍채인증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홍채인식을 과거 기종에도 지원지 않겠다고 하면 말은 달라진다. 은행은 삼성전자로부터 홍채인식에 대한 관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받을 길이 없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 IM부문 고동진 사장은 언팩 행사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홍채인식 기능을 쓰는 소비자가 적었다. 은행·결제 등 금융권과 생체인증 기능을 추가했었는데 쓰는 사람이 적다 보니 이를 무리하게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이 '대박' 여부, 홍채인증 사용자 수 파악, 삼성전자의 향후 생체인식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홍채인식을 은행 모바일 뱅킹 앱의 기능으로 넣고 관련 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방식인데, 삼성전자가 앞으로 홍채인식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면 은행들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삼성전자로부터 아직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으며 홍채인식에 대한 특별히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 '갤럭시S8'의 홍채 인식 기능(사진=독일 지디넷)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은행 서비스의 한 채널이 됐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의 방침에 따라 좌우된다"며 "지점 채널이라 해도 건물주의 의지가 중요한 것과 다를게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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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뱅킹에서 생체(바이오)인증의 키 값은 스마트폰의 안전영역이라고 불리는 '트러스트 존'에 저장된다. 여기서 지문과 홍채, 얼굴 정보를 저장한 뒤 앱 이용 시 이 값이 일치하는지를 대조해준다. 이 때문에 생체 인식은 1차적으로 제조사가 책임지고 있으며 제조사가 관할한다. 제조사와 은행 간 교류는 파이도(FIDO)서버나 금융결제원이 구축한 공동 서버를 이용한다.

한편, 홍채인증을 유지하는 비용 문제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홍채인증을 사용하는 건별로 은행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라 유지 등에 대한 비용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