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증권 시스템에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블록체인 상에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고 24시간 쉬지 않고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결제 및 계약 체결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다.
이렇게 기존 금융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장점이 크지만, 유동성이 낮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유동성 디스카운트'가 있는 자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그 효용을 배가할 수 있다.
미술품, 각종 사업권 (어업권, 광업권, 프랜차이즈 사업권), 특허권, 저작권, 임차권리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과 같은 대체 자산이 토큰화돼 시장 가치가 형성이 되면 각각의 자산 또는 이에 기반한 토큰은 자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유동성이 부족한 여러 자산 중에서 특히 부동산이 주목 받는 이유는 자산 토큰화의 장ㅈ점이 가장 뚜렷하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가 소액으로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고, 투자 후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통해 곧바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하나의 부동산이 아닌 여러 부동산 토큰에 분산 투자해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자산으로 대변되는 토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다양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작년 10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세인트레지스 아스펜 리조트가 클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를 통해 리조트 밸류에이션의 18.9%에 달하는 지분을 토큰화해 1천8백만 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이 공모는 미국 SEC 규제(Reg D 506(c))에 따라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투자자들은 아스펜 코인을 지급 받았다. 아스펜 코인은 미국 대체거래소(ATS) 라이선스를 가진 템플럼 마켓에 상장돼 거래가 가능하다.
미국 증권형 토큰 발행(STO) 플랫폼 업체 하버가 추진하고 있는 허브 콜럼비아 REIT도 또 다른 부동산 토큰화 사례다. 수익형 부동산인 대학생 기숙사를 토큰화하고 있는데, 컨벡서티 프로퍼티가 51%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49% 지분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반 투자자는 2만1천 달러를 최소 단위로 투자할 수 있는데, 투자 후 90일이 지나면 블록체인 상에 발행된 토큰을 이용하여 거래가 가능하다.
위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부동산을 토큰화하는 방법이 하나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단일 부동산에 투자하는 REIT, 부동산 개발 회사의 주식, 수익 부동산에 대한 신탁 증권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부동산을 토큰화할 수 있고 각각이 투자자의 수익, 권리, 위험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진다. 아직 부동산 토큰화 시장이 초기라 어떤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토큰화하는 것이 좋은지는 조금 더 경험이 쌓여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시장이 초기지만 부동산과 같이 유동성이 낮은 자산 중심으로 한 자산 토큰화 시장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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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자산을 토큰화하고 나면 투자자들이 더 빠르고 쉽게 거래할 수 있고, 거래되는 토큰 가격을 통해 자산의 현재 가치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산 소유자는 자본 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부동산 토큰을 담보로 한 대출이 대표적인 예이다.
뿐만 아니라 일단 부동산 토큰이 발행되고 나면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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