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배틀로얄 장르...후속 히트작이 없다

배틀그라운드·포트나이트 이후 대부분 성과 못내

디지털경제입력 :2019/02/12 10:51    수정: 2019/02/12 10:51

지난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배틀로얄 장르의 대두였다. 배틀로얄 장르를 대중화 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한때 동시접속자 300만을 돌파하며 해당 기록을 갱신했고, 후발주자인 포트나이트 역시 이용자와 매출 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는 게임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배틀로얄 장르의 성장은 정체됐던 게임 시장과 PC 하드웨어 시장까지 견인했다. 배틀로얄 장르는 MMORPG와 MOBA 장르 이후 대세가 되며 많은 개발자에게 영감을 줬다. 배틀로얄 요소를 도입한 인디게임이 다수 출시됐고, 콜오브듀티나 배틀필드 같은 기존 FPS 강자들도 배틀로얄 모드 도입을 고려했다.

PC 하드웨어 시장 역시 배틀로얄 장르의 득세에 반사이익을 얻었다. MOBA 장르보다 평균적인 PC 요구사양이 높은 배틀로얄 장르를 즐기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결정하는 이용자 수가 늘어났다.

배틀그라운드 신규 맵 '비켄디'.

실제로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얻은 이후 용산 등 PC 하드웨어 관련 상가에는 업그레이드를 문의하는 이들의 비중이 늘어났고, 일본에서는 ‘배틀그라운드 PC’라는 이름을 내걸고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도 이들 두 게임은 여전히 화제성을 지니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여전히 서양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이며, 배틀그라운드 역시 이용자 수가 다소 감소하기는 했으나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을 제외하고 바라본 배틀로얄 시장 분위기는 확연히 작년만 못하다. 뜨거웠던 1년이 무색할 정도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이후 배틀로얄 장르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게임은 없다. 오랜 얼리억세스를 마무리하고 정식 출시를 선언한 H1Z1은 물론 자연재해 요소를 도입해 관심을 끌었던 데스필드, 좀비 아포칼립스 설정을 더한 스컴 등의 배틀로얄 게임은 모두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야심차게 배틀로얄 요소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FPS 시장의 두 거인. 콜오브듀티와 배틀필드 역시 배틀로얄 모드 역시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 했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에는 배틀로얄 모드인 ‘블랙아웃’이 추가됐으나, 판매량 상승 효과는 거두지 못 했고, 지난해 11월 출시된 배틀필드5의 ‘파이어스톰’ 모드는 아직까지 업데이트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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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 블랙아웃 모드.

현재 배틀로얄 시장은 기존에 공개된 게임은 출시가 미뤄지고, 새로운 개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EA가 출시 예정인 에이펙스: 레전드가 테스트 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게임들이 테스트 단계에서 기대를 얻고 뚜껑을 열자 기대에 못 미친 사례를 남긴 탓에 흥행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배틀로얄 장르는 대단히 짧은 시간에 주류 장르가 됐지만, 그에 비례해 무척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슈터 장르와는 전혀 관계 없을 것 같은 모바일RPG에도 영향을 줬던 배틀로얄 장르의 올해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