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때문에...” 新전기차 충전소 50곳 방치

변압기 설치 지연..회선 공사 추가 가능성도

카테크입력 :2019/02/11 15:32    수정: 2019/02/11 17:18

한국전력 전기인입공사 지연으로 전원이 꺼진 채 방치된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급속충전소 수가 무려 5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6일 평창휴게소 강릉방향, 횡성휴게소 강릉방향, 횡성휴게소 인천방향 등에 전원이 꺼진 채 방치된 충전기 운영 현황을 보도한 바 있다. (6일자 ‘[르포] 최고 수준의 전기차 충전 여건?..확인해보니 정반대’ 보도 참조)

해당 충전기들은 모두 100kW 출력의 급속충전기였다. 기존에 설치된 50kW급 충전기와 달리 충전 속도가 단축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충전기들은 한국전력 전기인입공사 지연으로 인해 아직도 꺼진 채 방치돼 있다.

보도가 나가자 환경부는 지난 8일 해당 충전소에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또 11일 “전기 인입공사를 위해 한국전력 측에 줘야 할 금액(한전불입금)을 이미 냈다”며 “한국전력이 100kW급 고전력을 제공하기 위한 변압기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원이 꺼진 채 방치된 횡성휴게소 강릉방향 100kW 충전기 (사진=지디넷코리아)

환경부는 지난 1월부터 신형 100kW급 충전기 설치를 끝냈다. 새 충전기들은 전기안전공사가 실시하는 별도 안전성 검사를 받았다. 변압기만 설치되면 약 2개월 간의 시범운영을 실시한 후 정상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이유로 해당 충전기들의 변압기 설치를 미루고 있다.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 설치를 담당하는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충전기 설치는 끝났는데 한국전력이 지난해 연말부터 자체 일정이 많다보니 변압기 설치 작업이 연기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환경부와 한국도로공사 등 충전기 설치를 주도하는 기관들이 한국전력 각 지역본부로 연락하면 빠른 시일 내 변압기 설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변압기 설치 지연 사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관련기사

환경부 전기차 인프라 사이트 ‘ev.or.kr’에 따르면 방치된 충전기들은 내달 중 가동 예정이다. 하지만 100kW급 전력 공급을 위한 선로가 부실할 경우, 충전기 주변에 별도 선로 회선공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시 필요할 선로 회선공사는 최소 약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일 한국전력이 100kW급 충전기 변압기 설치를 지연할 경우, 환경부와 한국전력 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에 신형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으나, 이 곳은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신형 충전기 앞에는 트랙터가 주차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