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WC 직전 '중국장비 수입금지' 발동

美매체 "내주 행정명령 서명" 보도…화웨이·ZTE 등 견제

미국이 공식적으로 중국 통신장비 수입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중 미국 통신사들의 중국 장비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특히 트럼프가 MWC 개막 직전 중국 장비 수입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씨넷)

■ "고급장비 도입 땐 사이버 보안 최우선 고려" 메시지 노린듯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인 MWC는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선 5G 관련 기술과 장비가 특히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업체인 화웨이와 ZTE 역시 5G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MWC 개막 직전에 중국 장비 수입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은 첨단장비 수입 계약 때는 사이버 보안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한치 양보없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공방에서 미국 정부는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사실상 이 업체들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CFO (사진=화웨이)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월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기소는 대중 무역 협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사건이 깊이 연관돼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과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될 MWC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MWC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이 5G 장비 수주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MWC 직전 중국 장비 수입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려는 것은 화웨이 등의 공세를 미리 막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백안관은 논평을 회피했다. 하지만 미국 국가안보국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5G를 비롯한 통신 인프라 구축 때 제기될 위험요인을 완화하기 위해 동맹국 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