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부진하자 국내 부품회사에도 냉기 돌아

고객 다변화 한계...하반기 신제품 기다릴 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2/01 17:00    수정: 2019/02/03 10:16

국내 전자부품 업계가 애플의 아이폰 판매부진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아이폰 판매부진이 국내 부품사 실적부진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타개책은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는 데 한계가 크기 때문에 업계는 원가경쟁력을 높여 비용을 줄이면서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맞춰 부가가치가 더 높은 제품을 제공해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국내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애플의 핵심 부품사들은 상반기 아이폰 판매둔화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최근 돌입했다.

애플의 '아이폰XR'. (사진=애플)

기본 방침은 아이폰 쇼크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나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고부가 제품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업황둔화로 고객사 확보에 한계가 커진 만큼 상반기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현실적인 대응방법으로 생산라인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향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두고 있고, 신규 프리미엄 폰 출시도 2분기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하반기에는 애플이 출시하는 차세대 아이폰에 고부가 부품 공급을 확대해 실적반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29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5% 감소한 843억1천만달러(약 94조3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아이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2% 줄어든 519억8천만달러(약 57조7천654억원)를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 작년 4분기 전자부품 실적에 그리운 애플의 그림자...올 1분기도 짙어

증권가는 올해 1분기에도 이들 전자부품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둔화 영향을 받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추산으로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기판솔루션(애플에 RFPCB 공급)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12.2% 줄어든 매출 3천8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기판솔루션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7.2% 감소한 3천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광학솔루션(애플에 카메라, 3D센싱 모듈 공급)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19.7% 줄어든 매출 1조6천738억워을 기록했다. 올 1분기 광학솔루션 사업에서는 전년동기 198% 감소한 9천9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가 출시예정인 '갤럭시S10' 추정 이미지. (사진=윈퓨처)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시리즈’와 LG전자의 ‘G8 씽큐(가칭) 시리즈’ 출시효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애플에 플렉서블 OLED 공급)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16.99% 줄어든 매출 7조2천800억원을 기록했지만, 1분기에는 갤럭시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12.68% 증가한 6조3천100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중소형 패널(애플에 LCD 공급)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2.46% 줄어든 1조9천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LG전자의 프리미엄 폰 판매효과로 매출이 전년동기 9.05% 증가한 1조3천62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 예상대로 아이폰 출하량 쇼크가 이어졌고, 지난해 연간으로도 감소가 예상된다”며 “올해 아이폰 출하량은 1억8천만대로 전년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