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옆그레이드?' 서피스 프로6, 살까 말까

적절한 성능 8세대 코어 프로세서...SSD는 아쉬워

홈&모바일입력 :2019/02/06 08:00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6(이하 서피스 프로6)는 윈도10 홈을 탑재한 투인원이다. 터치스크린과 각도를 조절 가능한 킥 스탠드, 별매인 서피스 펜과 타입 커버를 활용하면 상황에 따라 태블릿과 노트북 등 원하는 형태로 쓸 수 있다.

크기는 292×201×8.5mm, 무게는 타입 커버를 제외한 코어 i7 모델 기준 784g으로 서피스 프로4, 혹은 뉴 서피스 프로와 같다. 디스플레이 역시 12.3인치 픽셀센스 디스플레이, 화소는 2736×1824 화소로 동일하다. 확장 단자는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USB 3.0 등 두 종류다.

마이크로소프트 투인원, 서피스 프로6. (사진=지디넷코리아)

서피스 프로6는 프로세서를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교체해 성능을 향상시켰고 저전력 코어M 프로세서를 라인업에서 뺐다. 그러나 폼팩터나 디자인은 몇 년째 그대로이며 확장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전면적인 쇄신이 아닌 프로세서 교체에 머물렀다.

■ 적절한 성능 내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SSD는 아쉬워

리뷰 제품에 탑재된 인텔 코어 i5-8250U(1.6GHz)는 사실 2017년 3분기에 나온 프로세서다. 굳이 따지자면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초창기 제품이다. 그러나 인텔 로드맵이 꼬여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프로세서를 투입하지 못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모든 PC 제조사의 고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제품은 업무나 간단한 동영상 편집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흔히 쓰이는 시네벤치 R15로 테스트해 보니 최소한 연산 성능만큼은 몇 년 전 나온 코어 i7 프로세서에 필적한다.

시네벤치 R15 테스트 결과. 3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에 필적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코어 i5의 탈을 쓴 코어M 프로세서를 달고 몸값으로 180만원을 부르는 애플 맥북에어도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준수하다. 물론 내장 그래픽칩셋을 쓴 이상 3D 성능을 따지기는 무의미하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 오버워치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데스크톱PC 전원을 켜는 게 속 편한 선택이다.

그러나 SSD 성능은 ‘프로’라는 이름과 걸맞지 않다. PCI 익스프레스, NVMe SSD지만 최대 읽기 속도는 1600MB/s, 최대 쓰기 속도는 820MB/s 정도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충분히 빠르고 쾌적하나, 자잘한 파일을 한꺼번에 풀어 놓는 프로그램 설치나 사진 파일 복사에서는 체감 속도가 뚝 떨어진다.

내장 SSD 속도 측정 결과. (사진=지디넷코리아)

■ 일상 업무를 충분히 버티는 적절한 견고함

킥스탠드는 충격에도 곧잘 버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서피스 프로는 방진/방수나 MIL-STD-910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업무 환경에서 마주하는 고만고만한 충격에 못 버틸 만큼 약하지 않다. 오히려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도 키보드가 시원찮아 원성을 산 끝에 공개 리콜 대상이 되거나, 혹은 경량화에 치중한 나머지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생기는 제품도 있다(굳이 말하자면 애플 맥북프로 이야기다).

물론 서피스 프로에도 과거 깜빡이는 디스플레이, 혹은 감전 우려를 낳았던 어댑터 등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대로 하드웨어 제품 수리나 교환에 꽤 관대하다. 집단 소송 위기에 몰려서야 생색내듯 ‘수리 프로그램’을 내놓는 ‘쿠퍼티노 원 인피니티 루프’와는 다르다.

다만 한 가지, 혹사당할 공산이 큰 키보드에 대한 불만은 지울 수 없다. 서피스 프로4를 처음 접했을 때 타입 커버의 알칸타라 소재에 대해 쓴 소리를 한 적이 있다. 바로 오염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었다.

타입 커버의 팜레스트. 오염에 취약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런데 그것이 기우가 아님을 본의 아니게 확인했다. 리뷰 제품에 포함된 키보드 커버의 팜레스트에서 심한 이염을 확인했다. 아무리 문질러 닦아도 원래 색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손목이나 손바닥이 와 닿는 부분에 꼭 이런 소재를 써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 확장성은 그대로.. ‘옆그레이드’ 그친 아쉬운 제품

서피스를 대변하는 것은 생산성이다. 서피스 프로4 이후로 한층 쓸만한 키보드, 문서 작업 효율성을 노린 3:2 디스플레이와 오피스 기본 탑재까지. 업데이트 등 기본적인 설정을 마치고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기기로 이만한 제품이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피스 프로6는 여러모로 때를 잘못 타고 났다. 먼저 서두에서 언급한 인텔 프로세서의 타이밍 문제가 있고, 또 확장성 문제가 있다. 특히 확장성 문제는 서피스 프로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지적됐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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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단자는 여전히 단 두 개에 불과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무리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통과 레거시를 미덕으로 삼는다 해도, 몇 년째 USB 3.0 단자 하나, 마이크로SD카드 리더 하나로 버티는 건 갑갑하기 그지없다. 스마트폰을 꽂아 테더링으로 인터넷 접속을 하다 USB 플래시 메모리를 꽂으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전용 어댑터는 USB 충전기를 겸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첫 노트북으로 이 제품을 고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서피스 프로 4나 뉴 서피스 프로를 쓰고 있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 리스 등 기업 계약을 통해 쉽게 갈아탈 수 있거나, 성능에 절박한 한계를 느끼지 않는 한, 굳이 옆으로 건너 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서피스 펜은 기울기까지 감지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