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 구글 종속 벗으려 T맵 택했다…SKT와 합작사 설립

싱가폴에 '그랩 지오 홀딩스' 만들어…SKT,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 기반 활용

방송/통신입력 :2019/01/30 10:33    수정: 2019/01/30 10:44

국가대표 내비게이션 앱 ‘T맵’이 싱가폴에 진출한다. 동남아 지역의 최고 인기 승차공유 서비스인 그랩과 힘을 합쳤다.

구글맵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그랩과 해외 진출에 목 말라 있던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SK텔레콤과 그랩(Grab)은 30일 합작 투자회사인 ‘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박정호 사장과 그랩의 앤서니 탄 CEO가 참석했다.

조인트벤처로 출범하는 ‘그랩 지오 홀딩스’는 싱가폴에 본사를 두게 된다. 그랩의 제럴드 싱 서비스총괄이 CEO, SK텔레콤의 김재순 내비게이션 개발셀장이 CTO를 맡게 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7년간 T맵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부터 제품 사업화까지 전체 기술 방향, 개발 로드맵, 전략 등을 담당한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택시, 오토바이, 리무진 등을 운영하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회사다. 현재 모바일 앱 다운로드만 누적 기준 1억3천500만건으로, 글로벌 차량 공유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추싱과 미국의 우버에 이은 3위다.

양사의 조인트벤처 설립은 그랩의 자사 서비스 전용 맵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확보 등 경쟁력 강화 필요성과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자율주행, 정밀지도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려는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은 데 따른 결과물이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첫 서비스로 1분기 중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는 T맵 기반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용 내비게이션은 그랩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길안내 뿐 아니라 차량정체 등 도로상황도 알려준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차량과 도로 정보, 교통현황 등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초정밀 위치 측위 솔루션 등 T맵의 핵심 기술력과 인프라를, 그랩은 동남아 각국의 차선, 신호등 등 도로 정보와 지도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내비게이션을 싱가포르의 그랩 공유 차량 운전자들에게 우선 서비스한 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는 ‘그랩 지오 홀딩스’를 통해 다양한 위치 기반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향후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향후 그랩의 차량 공유 사업과 JV의 맵 & 내비게이션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내 신규 B2B 사업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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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조인트벤처의 설립은 동남아 지역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방식에 큰 임팩트와 변화를 주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랩의 앤서니 탄 CEO는 “그랩은 매일 동아시아에서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특화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지도 내비게이션 기술과 그랩의 지역 데이터의 결합은 이 같은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