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주의 쿼바디스] 대한민국 SW, 어디로 가고 있나

데스크 칼럼입력 :2019/01/29 09:25    수정: 2019/04/23 22:31

"그 밥에 그 나물이네."

지난 금요일 한 행사장에서 만난 한 소프트웨어(SW) 사장의 말이다. 그는 "젊은 소프트웨어인들이 없다"며 "10년전이나 대동소이하다"며 아쉬워했다. '2019 SW人 신년 인사회' 행사였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14개 SW관련 민간 단체들이 주관했다.

1988년 4월 설립된 KOSA는 국내 최대 민간 SW단체다. 'SW단체 맏형'으로 정식 회원사가 1만 곳을 육박한다. KOSA는 'SW인 신년 인사회' 말고도 'SW산업인의 날'도 연말에 주관한다. 기자도 KOSA 행사를 참석할때마다 젊은 소프트웨인들, 특히 개발자가 없어 늘 아쉬웠다. 이번 행사에도 역시 개발자는 초대 받지 못했다. 'SW人'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는데 아쉬웠다.

'지역' 문제도 말하고 싶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전국 소재 SW기업은 2만2900여개다. 이중 서울에 61.4%(1만4097개)가 몰려있다. 8800 곳이 넘는 SW기업이 서울 외에 있다. 이들도 이번 행사에 초대 받지 못했다. 지역 SW기업인도 'SW人'이다. 그들은 서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지역 SW인들도 'SW인'이니, 행사에 초대했으면 한다. 아예 공동 주관처에 포함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행사는 새해를 맞아 'SW人'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장과 도약을 다짐한 자리였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등 100명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바쁜 와중에도 참석한 한 유 장관은 여러 소회를 밝히며 "4차산업혁명과 다가오는 5세대 통신(5G)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거취로 해석할 수 있는 '워딩'도 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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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가 중심이라는 유 장관 축사를 들으며 '소시지'와 '대중소'가 다시 떠올랐다. 예전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 담당 부서의 회식 구호다. '소세지'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뜻이고, '대중소'는 대한민국 중심은 소프트웨어라는 말이다. 우리 소프트웨어는 '소세지'와 '대중소' 대접을 받고 있을까. 확실한 건 있다. 국회서 열리는 소프트웨어 행사에 가보면 국회의원들이 축사에서 저마다 '소세지'와 '대중소'를 외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소세지'와 '대중소'가 되려면 시장에서 제 값을 받는게 가장 급하다. 그런데 최근 국세청이 발주한 200억 가까운 공공 SW사업이 유찰됐다. 역시 발주 가격이 문제다. 사업을 수주해도 밑지는 게 뻔하니 업체들이 응찰하지 않았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우리 SW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