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빠진 삼성·LG 스마트폰 실적, 올해 반등할까

작년 4Q 영업이익 기대 밑돌아…다음 달 신제품 주목

홈&모바일입력 :2019/01/28 18:06    수정: 2019/01/28 18:21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정체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31일 지난해 4분기 사업부문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이달 초 공개됐던 두 회사 잠정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업계는 각 사 스마트폰 사업 부진도 전체 실적 부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71% 줄어든 1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2조~3조원 가량 하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전체 영업이익의 8할을 이끌던 반도체 사업의 부진과 더불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도 어닝 쇼크를 기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IM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2조1천억원과 영업이익 1조2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부터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큰 폭으로 둔화되는 양상이다.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의 영향으로 1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폰에 대해 많은 외신들이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사진=씨넷)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폰인 갤럭시노트9의 부진과 중저가 라인업의 수익성 하락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모든 가격대 라인업에서 전방위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입김이 거세다.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 이들은 프리미엄 모델에 삼성과 애플보다 먼저 최신 기술을 탑재하며 브랜드력을 강화,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제조사들은 글로벌 스마트폰의 역성장 속에 인도 같은 신흥 국가를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며 수익성을 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최신 기술을 우선적으로 탑재한 중저가폰을 이들 국가에 우선 출시한 이유다. 그럼에도 인도 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 샤오미에 밀리고 중국에서도 이렇다 할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이에 5G,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개화와 갤럭시 10주년이 맞물린 올해가 침체된 사업 분위기의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준프리미엄급 갤럭시A 라인업의 가격대를 다양화하고 성능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갤럭시온 라인업을 대체할 갤럭시M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중저가 시장 공략에도 집중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 초청장을 배포했다.(사진=삼성전자)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수요 둔화, 중가 스마트폰의 스펙 상향에 따른 원가 상승, 마케팅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어닝 쇼크가 예상된다"며 "갤럭시S10의 출시 효과로 IM 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9.5% 감소한 7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였던 3천억원 후반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전자의 가전과 TV 사업의 호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의 적자가 확대된 영향도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MC사업부는 3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1천억원대 적자보다 약 2천억원 가량 손실액이 늘어난 셈이다. 불안전한 시장 환경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 전략폰인 V40 씽큐, 중가 라인업도 적자를 만회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지 못했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미중무역갈등 장기화와 이머징 시장 경기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소비 심리 악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출하비중 50%)과 이머징(36%) 비중이 높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 새롭게 MC사업부 수장을 맡게 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TV 사업의 '성공 DNA'를 스마트폰 사업에도 이식하기 위해 권 사장이 MC/HE 사업부를 겸임토록 했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가 LG전자와 협력해 다음해 상반기 스프린트 5G망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LG전자는 다음 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 개막 하루 전 언팩 행사를 열고 G8 씽큐를 선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V50 씽큐 5G도 함께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G 시리즈보다도 5G 단말기 성공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듀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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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LG전자는 유통채널 효율화, 스마트폰 플랫폼 단순화 등 원가 구조 개선을 단행했으나, 비용 구조 개선폭보다 스마트폰 수요 둔화에 따른 플래그십폰 매출액 축소폭이 더욱 큰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사업 전망도 밝지만은 않지만, 상반기 본격 개화될 5G 스마트폰 시장 등을 성장 모멘텀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