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신기술 ‘RTX’ 외면하는 게임시장

이용자들 큰 관심 없고 개발자들도 도입에 미온적

게임입력 :2019/01/24 12:39    수정: 2019/01/24 12:40

PC 게임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절대적인 지배력을 보이는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게임용 GPU 시장 점유율은 약 70%. 경쟁사인 AMD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순항 중이며 이런 흐름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AMD를 경쟁에서 압도하고 PC 게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던 것은 AMD 제품보다 높은 성능과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성능의 상승은 더 뛰어난 그래픽과 더 부드러운 초당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자연스레 엔비디아 제품을 택하게 됐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2080 Ti

■ ‘RTX 효과’ 못 누리는 엔비디아

이런 엔비디아의 최근 행보에 이상징후가 보인다. 새롭게 선보인 지포스 RTX 20 시리즈(이하 RTX 20 시리즈)가 이용자들에게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두 세대 제품군인 GTX 900 시리즈와 GTX 10 시리즈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한 일이다.

RTX 20 시리즈 출시 초기에는 RTX 2080 Ti와 RTX 2080의 가격대가 높게 책정되어 이로 인한 판매부진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최근 메인스트림 제품군이라 할 수 있는 RTX 2060 역시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 하며 가격보다는 이번에 RTX 플랫폼에 도입된 기술에 이용자들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TX 플랫폼에 도입된 대표적인 신기술은 실시간 광원추적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과 DLSS다. 게임 내 광원 묘사와 반사 효과를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프레임 저하를 줄이면서 보다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된 배틀필드5

■ 기술에 큰 관심 없는 이용자, 도입에 미온적인 개발자

하지만 출시전부터 ‘이 기술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쓸모가 있겠냐’는 지적이 현실이 되며 RTX 20 시리즈의 발목을 잡았다. 레이 트레이싱은 결과물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는 순간 게임 프레임이 곧장 반토막 날 정도의 과부하를 일으켰다.

그간 사실적 광원묘사를 위해 셰이더 기술이 꾸준히 발전한 덕에 굳이 레이 트레이싱을 쓰지 않아도 만족할만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이 기술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빠르게 식게 했다. 이용자들은 훌륭한 대안이 있다면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신기술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을 뿐이다.

레이 트레이싱 테크 데모

개발사 역시 이 기술에 대한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기술 적용을 위해 별도의 개발을 해야 하고, 신기술이기에 개발진도 이 과정에서 혼선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용자가 레이 트레이싱과 DLSS가 적용된 게임을 접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배틀필드5와 셰도우오브툼레이더를 제외하면 이 기술을 체험할만한 굵직한 게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의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대표작’이 없는 상황이라 하겠다.

엔비디아의 DLSS 기술 설명 이미지

■ 다이렉트X9 위주의 한국 게임시장에서는 ‘남의 일’

관련기사

RTX 플랫폼에 적용된 이들 기술은 한국 게임시장에서는 더더욱 외면받고 있다. 이 기술들은 다이렉트X12를 기반으로 하는데, 한국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 대부분이 다이렉트X10 이하 버전을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신작이라 할 수 있는 로스트아크가 다이렉트X11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일 뿐이다.

사실상 RTX 플랫폼은 소비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엔비디아도 공식적으로 인정했을 정도로 지포스 RTX 제품군은 높은 불량률을 보여 RTX 제품군이 시장에서 반응이 반등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