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프로세서 수급난 진정기미 보인다

한숨 돌린 PC 업계 "완전 해결까지 시간 더 걸릴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1/23 17:14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올 초부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인텔)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올 초부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인텔)

지난 해 하반기부터 표면화 된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올 초부터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립PC 시장에서 코어 프로세서 가격이 하락하는 한편 중견 PC 업체 대상 프로세서 공급 단가도 10% 가량 하락했다.그러나 인텔이 코어·제온 등 핵심 제품 생산을 우선하면서 셀러론·펜티엄 등 프로세서 수급은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태 완전 해결까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조립PC 시장에서 인텔 칩 가격 하락세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립PC 시장에서 인텔 프로세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인텔 코어 i5-8400 프로세서의 실거래가는 22만원까지 하락했다.

PC방 공급 등으로 가장 수요가 많았던 인텔 8세대 코어 i5-8400 프로세서는 지난해 10월 27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등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23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이 프로세서 실거래가는 22만원 내외까지 떨어졌다.

유통 관계자들은 가격이 비슷한 AMD 라이젠 5 2600X가 대체재로 자리잡고 그래픽 코어를 비활성화한 9세대 코어 i5-9400F 프로세서가 지난해 말부터 공급되며 가격 하락 효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 관계자는 "인텔 프로세서 가격 상승보다는 오히려 구매 시기를 저울질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2월 이후 출시될 논K 프로세서 등 인텔 9세대 프로세서나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 중견 PC 업체 공급 상황도 다소 개선돼

조달 수요를 담당하는 국내 중견 PC 업체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한숨 돌린 분위기다. 수급난 표면화 이전에 비해 20% 가까이 올랐던 프로세서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PC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대비해 프로세서 공급 단가가 10% 이상 하락했고 국내 유통업체에 프로세서 필요량을 미리 전달하면 지난해보다 비교적 수월하게 전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형성된 가격 역시 하락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또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가격에서 10% 정도가 더 내려야 적절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 시장조사업체 "올해 수급 문제 개선될 듯"

시장조사업체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4분기 PC 출하량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7% 하락한 6천813만 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트너는 "PC 제조사들의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으로 업무용 PC 교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며 이런 문제는 올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용 인텔 8세대 칩(위스키레이크)은 비교적 공급이 원활하다. 사진은 이를 탑재한 LG전자 그램 17. (사진=LG전자)

다만 IDC는 PC 출하량 감소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IDC는 "지난 3분기에 여러 제조사가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과 미·중 무역분쟁에 대비해 대량 생산에 나섰지만 주식 시장 변동과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인텔 역시 최신 프로세서 위주로 공급량 부족 해소에 진력하고 있다. 최근 에이수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노트북용 8세대 코어 프로세서(위스키레이크)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관련 업계 "완전 해결까지는 멀었다"

그러나 올 1분기 안에 진정될 것으로 보였던 수급난 완전 해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텔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종 생산시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수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인텔코리아 역시 최근 국내 PC 업체들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까지 고전이 예상된다"고 안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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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인텔이 프로세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코어 i5 프로세서를 8만 개 주문하면 코어 i5 프로세서를 6만 개, 코어 i3 프로세서를 2만 개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이 코어·제온 등 핵심 제품 생산을 우선하면서 셀러론·펜티엄 등 프로세서 수급은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국내 중견 PC 업체 관계자 역시 "수급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