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삼성 잡으러 인도이어 아프리카로 간다

지역 사업부 신설...왕링밍 부총재 책임자로 임명

홈&모바일입력 :2019/01/21 09:04    수정: 2019/01/21 09:04

중국 샤오미가 아프리카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 지역에서 삼성전자의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에겐 인도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일 IT즈자 등 중국 언론은 샤오미가 18일자로 '아프리카지역부'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에서 모바일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로 왕링밍 부총재를 부문 책임자로 임명하는 경영진 인사도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캐널리스의 지난해 1분기 아프리카 시장 출하량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전년비 성장폭이 42%에 달한다.

아프리카 시장 2위는 중국 테크노모바일(Tecno Mobile)이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테크노모바일은 피처폰을 주력으로 삼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피처폰 출하량을 더한 총합 시장에서는 아프리카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차지한 현지 공룡 지위를 갖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피처폰 시장에서 테크노모바일을 겨냥한 다원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후발 주자 샤오미에 시장 빼앗긴 '인도 악몽'

초기 인도 시장처럼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아직 피처폰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격대가 적게는 한화 만원 이하에서 주로 3~4만원 대 수준에 포진해 있다. 차츰 스마트폰이 확산하는 단계다.

테크노모바일의 경우 그간 피처폰 시장에 주력해 왔다. 흑인 피부에 적합한 특수 사진 촬영 기술로 아프리카 사용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세계 스마트폰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7년 기준 테크노모바일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체 출하량의 5분의 1가량이며 대부분이 피처폰이다.

중국 언론은 샤오미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테크노모바일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해 자국 기업간 경쟁으로 번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IT언론 취둥즈자는 "샤오미의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진입은 삼성전자와 테크노모바일이 맞서야 할 도전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며 혈투를 예고했다.

인도 시장의 전례는 뼈아프다. 본래 인도 시장을 주름잡던 현지 브랜드 마이크로맥스(Micromax)의 경우 현지 1위 였지만 초저가 제품에만 주력하고 4G 시장 기회를 놓치면서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 기업에 시장을 빼앗겼다. 삼성전자 역시 샤오미에 시장 점유율을 내주면서 현지 선두 자리를 양보했다.

최근 테크노모바일은 아프리카 현지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저가 피처폰에만 주력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으로 옮겨가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크노모바일과 삼성 로고 (사진=각 사)

■ '레드미' 브랜드 전면에

샤오미는 최근 독립한 저가 가성비 브랜드 '레드미(Redmi)' 제품을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심에 놓을 전망이다. 레드미 브랜드 신제품 '노트7'과 '노트7프로' 출시에 이어 초저가 신제품 '레드미 고(Redmi Go)'가 말레이시아 등지 동남아 시장에서 10만 원을 밑도는 가격으로 출격 대기하고 있다.

지난 2년 여 간 샤오미의 해외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갑절 가량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인도 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으며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10만원 대 제품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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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7년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 12개 국가에서 톱5 기업으로 올라섰다.

GfK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과 아프리카는 휴대전화 판매량이 눈에 듸게 증가세를 보였다. 두 지역의 휴대전화 판매액은 1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늘었으며, 판매량은 4410만 대로 전년 보다 2% 늘었다. 이중 스마트폰 판매량은 42% 급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세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