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 때문에 매년 새 모뎀 출시"

FTC 소송서 증언…"매년 2억5천만달러 추가 지출"

방송/통신입력 :2019/01/19 10:14    수정: 2019/01/19 10:1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 때문에 매년 2억5천만 달러 가량을 추가 지출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반독점 소송 중인 퀄컴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소송에선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 때문에 오히려 퀄컴의 모뎀 칩 사업이 차질을 빚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제임스 톰슨 퀄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속개된 FTC와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애플은 매년 새로운 모뎀 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른 고객들은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요구하진 않는다”면서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추느라 모뎀 업데이트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씨넷)

■ "애플은 단말기 회사 중 모뎀만 구입한 유일한 회사"

애플은 아이폰용 칩은 자체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망과 연결하는 모뎀 칩은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2011년 아이폰4S부터 2015년 아이폰6S까지만 퀄컴 모뎀칩만 사용했다. 이후 아이폰7을 출시할 때부터는 인텔 칩도 함께 썼다.

그러다가 지난 해 출시한 아이폰XS부터는 인텔 모뎀 칩만 쓰고 있다.

이날 톰슨 CTO는 다른 고객사들은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스냅드래곤 칩에 통합해서 쓰고 있다.

반면 애플은 사용 방식이 조금 다르다. 모뎀을 스냅드레곤에 넣은 뒤 다른 칩셋으로 둘러싼다. 또 아이폰에서 작동하는 다른 소프트웨어도 함께 넣어야만 한다고 톰슨이 주장했다.

FTC와 퀄컴 간의 반독점 소송이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사진=씨넷)

그러다보니 매년 아이폰에 납품할 모뎀칩을 제작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란 것이 퀄컴 측 주장이다. 게다가 애플이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발비로 연간 2억5천만 달러 가량의 추가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증언은 퀄컴이 모뎀 칩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챙겼다는 혐의를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FTC는 ‘라이선스를 하지 않을 경우 칩을 팔지 않는(no license, no chips)’ 퀄컴의 비즈니스 관행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고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퀄컴 측이 애플에 독점거래를 요구한 부분 등도 중요한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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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CTO는 이날 증언에서 퀄컴이 애플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FTC 반독점 공세의 논리가 허점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퀄컴과 FTC는 지난 4일부터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반독점 소송을 시작했다. 양지난 주까지는 FTC가 주로 공격했으며, 이번 주 후반부터 퀄컴이 공격을 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