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안랩도 신예 벤처도 '홈IoT 보안' 주목

개인 소비수요 겨냥한 안랩 'V3홈'과 관리자보안 공략하는 아라드네트웍스 'SPN'

컴퓨팅입력 :2019/01/16 15:17    수정: 2019/01/16 20:32

새해 홈IoT 보안시장을 겨냥한 대형 보안업체 안랩과 네트워크가상화업체 아라드네트웍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사진=Pixabay]
새해 홈IoT 보안시장을 겨냥한 대형 보안업체 안랩과 네트워크가상화업체 아라드네트웍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사진=Pixabay]

새해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보안 시장을 주목하는 전문업체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국내외로 '홈IoT 보안'의 중요성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 보안 시장 거인 안랩과 네트워크가상화 기술 스타트업 아라드네트웍스도 이 시장을 겨냥,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안랩은 홈IoT를 겨냥해 인터넷공유기에 연결되는 스마트홈 보안장치를 만들고 있다. 회사는 이걸 직접 발표하지 않고 지난해말부터 내부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간판 제품 'V3' 브랜드를 이 스마트홈 보안장치 이름에 넣어 눈길을 끌었다.

설립 8년차 스타트업 아라드네트웍스는 IoT 트렌드에 대응되는 네트워크가상화 기술 전문 회사다. 회사는 보안이 취약한 다수 IoT 기기와 그 공용망 사용환경을 노린 사이버침해 시도를 차단할 수 있는 '세이프IP네트워크(SPN)'를 시범 공급해 왔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스마트홈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허브와 그 허브에 컴퓨터뿐아니라 스마트 도어록, 스마트카, 영상보안카메라, 세탁기, TV, 조명기구 등 여러 IoT 기기가 연결된 네트워크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Pixabay]

홈IoT 기기 규모와 관련 시장이 성장하면서 네트워크와 기기를 보호할 보안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두 회사가 홈IoT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엔 차이가 많아 보인다.

안랩은 1인 가정이나 소규모 공간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보호하려는 개인 사용자 대상의 신제품을 만들었다. 그나마도 다양한 의문을 남긴 채 외형과 기능 설명, 사용자인터페이스(UI) 일부만 내놓고 있다.

아라드네트웍스는 설비 관리자나 서비스 제공자 관점에서 공공장소 개방형 와이파이나 도심 및 건물 영상보안 CCTV 등 공용망에 연결된 IoT 기기와 그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기술로 SPN을 개발,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 안랩이 만든 개인용 스마트홈 보안 하드웨어 'V3홈'

최근 안랩은 'V3홈(Ahnlab V3 Home)'이란 이름으로 출시를 준비해 온 홈IoT 보안 기기를 조용히 선보였다. V3홈은 가정용 인터넷공유기에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스마트폰용 모바일 앱으로 제어되는 제품이다. 아직 공식출시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안랩, 홈IoT용 보안 기기 만들었다]

V3홈이라는 이름에서 안랩의 상징적 브랜드인 'V3'가 뭘 뜻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V3는 안랩의 백신 브랜드다. 백신은 악성코드와 바이러스의 침입을 탐지하고 차단한다. 대부분 일반 PC에서 작동한다. PC가 아닌 인터넷공유기에 연결되는 대다수 기기는 백신을 구동할 수 없다.

V3홈은 공유기에 함께 연결된 다른 스마트 기기를 보안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V3홈이 가정내 다른 스마트기기를 보호하는 방법은 뭘까. 안랩이 밝힌 V3홈 핵심 기능은 '블랙리스트 기반 IP필터링'과 '보안 로그 아카이빙'이다. 백신보다는 기업용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을 연상시킨다.

안랩 V3 홈 기기 외형. [사진=안랩 홈페이지]

안랩은 이런 이름을 붙인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V3홈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에선 V3홈 기기를 출시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구독(subscription) 서비스 결합가능성을 시사하며 "안티바이러스처럼 유지관리비용이 들기 때문"이란 이유를 댔다.

안랩은 V3홈 기기 소개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만들었다. 일반적인 제품 설명부터 예상 질의응답까지 모두 영어다. 유튜브 채널에 자체 제작해 게재한 제품 상자 개봉 영상도 영어다. 이는 내수가 아니라 미국을 비롯 일상적인 영어 사용 지역을 겨냥한 해외시장 공략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랩에서 V3홈을 누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었고, 언제 어떤 형태로 출시할까. 이런 의문에 답을 듣기 위해 수차례 안랩 본사의 V3홈 개발담당자 대상으로 취재를 요청했지만 이뤄지진 않았다. 아직 V3홈 제품을 놓고 관련 사업 전략이나 계획을 논할 단계가 아니란 입장이었다.

회사측은 "아직 V3홈 제품에 대해 사업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다, 얘기할 수 있는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며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내용이 현재로서 공개할 수 있는 정보 최대치"라고 답했다. 다만 "CTO실에서 TF로 모인 멤버들이 만들었다"고만 확인해 줬다.

■ 신축아파트 홈IoT 공용망 보안솔루션, 아라드네트웍스 SPN

아라드네트웍스는 지난 2012년 설립된 IoT 보안 전문 스타트업이다. 실내외 영상감시 CCTV와 공공와이파이, 홈IoT 월패드 등의 네트워크 보안 기술을 보유했다. 대전 본사와 서울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정부의 기술개발과제를 수행하며 최근 민간 시장 공략에 나섰다.

SPN 네트워크 가상화 개념도 [사진=아라드네트웍스]

회사는 대규모 신축아파트에 도입되고 있는 월패드 기반의 스마트홈 네트워크가 해킹에 취약한 구조로 돼 있다고 지적한다. 일일이 공개되지 않을 뿐 실제 침입에 따른 피해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이 영역의 보안위협을 해결할 필요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신축아파트에는 가정마다 이미 매립형으로 제공되는 네트워크 회선이 있다. 이는 거주자들이 각 가정내 사용 중인 IPTV나 일반인터넷이나 스마트스피커의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단지 내부망으로도 통한다. 세대별 전용회선이 아니라 일종의 공용망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즉 회선이 세대별로 독립돼 있지 않아 다른 세대 거주자나 외부 인터넷의 접근에 노출돼 있다. 공격자가 공용망 관리 서버에 접근해 전체 아파트의 IPTV나 일반인터넷 등 서비스별 장애를 유발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각 세대 스마트기기 또는 컴퓨터에 침입할 우려가 생긴다.

아라드네트웍스는 공용망의 서버와 가입자 회선 구간 일부를 보호하는 기존 솔루션이 충분히 안전하지 않으며, 자사 보안솔루션이 더 나은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아라드네트웍스의 네트워크가상화 보안솔루션이 SP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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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은 공용망 가입자가 논리적으로 분리된 회선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양방향 네트워크가상화 솔루션이다. 가입자 일반 컴퓨터 회선만이 아니라 IoT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 IoT 기기별로도 분리된 네트워크를 쓸 수 있게 해준다. 건설사, CCTV제조사, 공공기관 등에 공급됐다.

회사측은 "그간 기술개발과 정부 과제에 집중하며 시범사업 위주로 기술을 공급해 왔다"며 "올해 사업을 본격화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국내 홈넷업체에 납품을 진행 중이고 향후 통신사 대상 사업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