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 혁신기지 실리콘밸리 R&D 허브를 가다

차세대 반도체·AI·5G·헬스케어 등 新먹거리 발굴 '총력'

홈&모바일입력 :2019/01/14 11:00    수정: 2019/01/14 11:08

[샌프란시스코(미국)=이은정 기자] "지난 35년 간 저희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반도체의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고 성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미주총괄(DSA) 오종훈 상무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DSA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이 17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사 영업이익의 8할을 견인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실리콘밸리는 세계 주요 IT 기업들의 R&D 메카이자 스타트업의 요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에 DSA를 비롯해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등 첨단 연구협업 조직을 운영하며 우수인력과 차세대 반도체 부품, 5G,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의 전경과 내부 모습.(사진=삼성전자)

■1천명 브레인 모여 삼성 반도체 지탱…기업 간 인력싸움도 '치열'

삼성전자가 1983년 판매개발법인을 설립하면서 처음 미국에 진출한 DS부문 미주총괄에는 반도체 개발과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인력 약 1천여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DSA와 SSIC가 사용하는 이곳 신사옥은 커다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3단으로 적층한 모양을 연상케 했다. 오 상무는 "DSA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소프트웨어와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건물은 삼성이라는 의미에서 3단으로 쌓아올렸고, 실제 반도체의 단면을 잘라놓은 구조를 본 떠서 만들었다. 근무 직원들은 반도체 안의 일렉트로닉인 셈"이라고 말했다.

건물을 돌아보니 3개 층 마다 야외정원을 두고 테니스, 농구, 배구 코트, 휘트니스 센터와 음악감상실을 운영하며 직원들을 위한 창의적이면서 건강한 업무 환경을 갖춘 모습이다. 연간 최대 32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친환경 건물 시스템을 갖췄다.

오 상무는 "겉에서 보기에는 '복지가 좋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인력 확보 경쟁으로 인해 만들어진 분위기이기도 하다"며 "실리콘밸리에는 출중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만큼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좋은 복지 등을 내세우며 인력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의 전경과 내부 모습.(사진=삼성전자)

미주총괄은 1992년 64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현재 전장 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빅데이터에 특화된 KV(Key Value)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인공지능 머신러닝용 스마트SSD, 고속 네트워크용 SSD와 스토리지를 결합한 NVMeoF(NVME over Fabric) SSD 등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AI·5G·IoT·자동차·헬스케어 등 미래 산업 발굴 혁신 허브

2013년 전략적 개방형 혁신을 위해 설립된 삼성전략혁신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프랑스 등에 글로벌 혁신 허브를 운영하며 전사차원의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 중이다.

삼성전략혁신센터는 인공지능(AI), 5G, 자동차, 디지털 헬스 케어 등 데이터 기반의 미래 산업 발굴을 위한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벤처 투자 전용 펀드인 삼성 카탈리스트 펀드(Samsung Catalyst Fund)를 통해 매년 수 백개의 스타트업 회사를 분석하고 투자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3년부터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약 40여개 회사에 투자했다"며 "향후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분야까지 투자영역을 확대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그리고 플랫폼 분야에서 미래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연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AI, 데이터 인텔리전스, IoT, 스마트 머신 등 개발 역량을 강화해 제품에 적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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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DS부문 미주총괄(DSA) 오종훈 상무가 DSA의 조직과 현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2018년 1월에 개소한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는 실리콘 밸리에서 배출되는 인공지능 관련 우수인력·기업들과 기술적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의 AI 기술 리더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날 방문한 래리 헥 전무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의 가전과 IT 제품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으로 개인화된 AI 발전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북미 AI센터들은 모든 사용자들의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