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결산] 집·차·로봇 초연결 시대...5G 넘어 6G 향해

능동적 AI 시대에 지능화된 연결 생태계 보여줘

홈&모바일입력 :2019/01/13 09:21    수정: 2019/01/13 09:59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정 기자] 다가오는 초연결 시대는 5G,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카, 헬스케어 등 기술들이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해 최신 기술과 신제품 트렌드를 한 눈에 보여주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9는 이 같은 차세대 기술을 화두로 던지며 지난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올해 CES에는 155개국에서 지난해보다 500여개 가량 늘어난 4천500여개 업체가 참가, 18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이번 CES는 전자,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 통신, 반도체, 인터넷, 로봇 등 업체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내면서, 먼 미래로만 느껴졌던 초연결 시대가 점진적으로 개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 계(界) 기술들이 융합되는 만큼 분야를 망라한 업체간 협력도 두드러졌다.

이번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했던 한 업계 CEO는 “지난해 CES 화두였던 스마트 시티가 실제로 실현되고 있음을 올해 전시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매년 CES가 끝난 직후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집결하는 디트로이트 모토쇼가 열렸는데 폐지설이 나오고 있다. 각 기술이 융합되면서 IT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카가 CES를 가장 큰 무대로 삼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물이 사람을 알아본다…능동적 AI 시대 개막

지난해 CES에서는 사물 제어를 기반으로 한 기기간 연결성이 돋보였다면, 올해에는 한층 나아가 개개인에 맞춰 사물이 능동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이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새 AI 솔루션인 ‘뉴 빅스비’와 ‘LG 씽큐’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솔루션을 선보였다. 양사가 스마트 TV에 아이튠즈 등 서비스를 탑재한다며 애플과 협력할 것을 밝힌 것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양사를 비롯해 많은 제조사들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아마존, 구글 등의 AI 음성인식 솔루션을 채택하며 연결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과 차량에서 나아가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어디에서나 각 공간을 제어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집안에서는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이 사용자 거리를 인식해 멀거나 가까울 때에 맞춰 화면을 자동으로 전환한다. 삼성의 차량용 ‘디지털 콕핏’은 차 안에서 집 안의 스마트 기기를 조작하고 AI 스피커 갤럭시 홈으로 차량의 주유 등을 제어한다.

CES 구글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는 한층 능동적으로 진화한 AI ‘LG 씽큐’를 기반으로 집, 자동차, 로봇 등 모든 제품과 공간을 연결한다. 단순한 명령 인식을 넘어 사용자의 주변 환경, 제품 사용 습관과 상태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 자율주행 협업도 확대했다. LG전자는 자동차 관련 업체들과 협업해 차량이 운전자를 인식해 좌석을 제공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CES에서는 자동차 업체 ZKW와 처음으로 공동 전시도 진행했다.

■'알아서 척척'…맞춤 솔루션 제공하는 로봇

로봇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보고, 듣고, 배우며 스스로 솔루션을 제안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올해에는 로봇 업체들뿐 아니라 많은 IT 기업들이 AI 솔루션을 적용한 로봇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정, 산업, 의료용 로봇부터 사람과 감정으로 교감하는 로봇들도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봇(Samsung Bot)'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첫 공개된 삼성봇 케어(Care)에어(Air)리테일(Retail)은 각각 ▲실버 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 ▲ 쇼핑몰이나 음식점, 상품매장 등 리테일 매장에 특화됐다.

LG전자는 두 번째 로봇 신제품 허리근력 지원용 'LG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서 로봇이 준비상태에 들어가고, 허리를 펼 때 로봇이 힘을 보조한다. LG전자는 ▲가정 ▲공공 ▲산업 ▲웨어러블 ▲펀(fun) 5대 축으로 로봇 사업을 전개하고 2년 후부터 수익을 창출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네이버는 실내용 AR(증강현실) 길찾기 기술을 적용한 로봇 어라운드G를 선보였다. 자율주행 로봇과 AR 길찾기 기술이 접목된 이 로봇을 이용하면 대형쇼핑몰이나 공항 등 GPS가 연결되지 않은 실내에서도 증강현실로 구현된 길찾기 정보를 따라 원하는 곳까지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좌측부터 CES 2019에서 공개된 삼성봇 리테일, 케어, 에어.(사진=삼성전자)

■ 끝나지 않은 TV 전쟁…격차 좁혀오는 中 기술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 제조사들이 8K TV 신제품을 속속 전시하며 8K 시대 개막을 알렸다. 차세대 TV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TV와 롤러블 TV를 향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글로벌 TV 시장 12위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TV로 신경전을 펼쳤다. 양사는 각각 가정용 마이크로 LED와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를 선보여 이목을 사로잡았다. 8K TV가 화두였다. 삼성전자는 LG전자에 앞서 QLED 8K를 선보였지만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후발로 들어섰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OLED 기반의 8K TV를 내놓았다. 중국 업체들도 기술 격차를 한껏 좁혀오며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창홍, 콩가 등 중국 업체와 일본 소니도 8K TV를 선보였으며 마이크로 LED도 공개했다.

매년 CES에서 큰 관심을 모아왔던 TV 신제품들은 가정 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이 강화됐다. 이에 TV의 크기와 화질 기술에 더해 사운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홈이 확대되면서 음성인식 기능이 스마트 기기의 핵심 기술로 떠올라 TV 사운드바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운전자 읽는 스마트카…車 기술도 人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의 핵심 요소로 지능형 교통수단인 자율주행전장 기술 등 오토모티브도 올해 전시회의 꽃으로 각광을 받았다. 특히 올해에는 미래형 콘셉트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신모델이 대거 공개됐던 예년과 달리 생체인식 등을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읽고 그에 맞는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 중심의 차세대 자동차 기술이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감정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승객의 감정에 따라 밝은 조명을 틀어주거나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탑승객의 감정은 차량 내부에 장착한 카메라가 파악할 수 있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가 탑승객의 감정을 ‘기쁨’ 또는 ‘슬픔’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

기아자동차는 감정 반응 시스템 ‘R.E.A.D.'를 공개했다. 차량 대시보드에 마련된 센서로 운전자의 감정까지 파악한다. 독일 보쉬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소개했다. 역주행 운전자들과 위험에 처한 모든 도로 사용자에게 10초 내 경고를 보낸다. 토요타는 도로 주행 시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스스로 차선 변경을 해 원래 주행 차선으로 복귀시키는 자율주행차 ‘가디언’을 공개했다.

CES 2019서 기아차 R.E.A.D. 칵핏에 오른 관람객들 (사진=기아차)

이 밖에 현대차는 5개 축으로 설계된 ‘로봇 다리’를 갖춘 ‘엘리베이트’ 콘셉트카 프로토타입을 전시했다. 아우디는 뒷좌석 승객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실내 가상현실(VR) 콘텐츠 ‘마블 어벤져스: 로켓 레스큐 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경험과 안전성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콕핏 2019'를 선보였다. 총 6개의 스크린으로 전 좌석 개인에게 최적화된 환경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 5G에 집중된 이목…이젠 6G를 향해

올해 CES 2019의 최대 화두였던 5G 통신의 청사진도 제시됐다. 현지 이통사 버라이즌은 드론을 운영하는 자회사 스카이워드를 내세운 버라이즌은 100만대의 드론을 5G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스프린트는 5G 통신을 통한 스마트시티 구축 전략을 발표했으며 5G 이동통신 기반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도시 전역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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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업계에선 5G를 넘어 6G 통신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채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5G 통신 이후에는 6G와 퀀텀(양자) 인터넷으로 이어진 연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SPECTRUM)

“양자 시스템은 10년 안에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고 일부 프로토타입은 이미 존재한다. 6G는 양자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세계 관심이 5G에 집중된 지금, 업체들은 이미 6G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