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電 "OLED 8K·롤러블 TV 경쟁 우위 자신"

[CES 2019] "원가경쟁력 확보하고 UX·폼팩터 혁신 지속"

홈&모바일입력 :2019/01/09 14:31    수정: 2019/01/09 15:14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정 기자) LG전자가 롤러블 TV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활용한 롤러블 TV 등 차세대 제품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TV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OLED를 기반으로 8K 시장을 선점하고 롤러블 TV로 기술 경쟁 우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500만대를 넘었다. 한국, 일본, 중국, 유럽의 주요 TV 제조사들이 잇따라 OLED 진영에 합류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60만대, 2020년 700만대, 2021년 1000만대로 3년간 2000만대의 빅뱅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권 사장은 "올레드 TV는 상용화 5년 만에 '올레드=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며 확실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에는 디스플레이 폼팩터가 롤러블로 변화했지만 8K 시장이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롤러블과 8K, 인공지능(AI) 3가지 측면에서 차별화하며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V 사업전략을 밝혔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화면을 말거나 펼 수 있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처음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가 전시한 롤러블 TV는 화면을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로 롤업(role-up)해 공간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회사는 다른 방식으로 구동하는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사장은 "이번 롤러블 TV는 샘플로서 한 가지 예를 든 것이고, 바닥이나 천장 등 (활용 범위를) 여러가지 검토하고 있다"며 "롤러블 TV는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만 꺼내서 보는 콘셉트로 향후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현재 TV 크기보다 작은 태블릿 등 소형 디스플레이로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 전개하기 더 쉽다"고 말했다.

또 롤러블 TV 진영도 기존 OLED 제품과 마찬가지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 공급과 관련해 몇몇 고객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초기 가격대가 시장 형성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권 사장은 "시점 차이는 있겠지만 롤러블 제품도 몇몇 업체들을 대상으로 확산을 계획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며 "롤러블 TV를 소비자가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가를 책정할 수 있는지가 초기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양산성을 확보했고 원가 경쟁력을 빠르게 높여 LG 시그니처 못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OLED 패널 공급 이슈에 대해 선행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권 사장은 "OLED 생산 규모는 올해 하반기에 크게 증가한다. LG디스플레이가 2021년 3분기에 10.5세대 가동하면 2년 연속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다"며 "(대형 TV가 트렌드인 만큼)올해부터 77인치 판매를 확대하는 게 공식적인 방향인데 8K도 88인치로 비중을 늘릴 것이다. 대형 롤러블 TV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LG전자가 CES 2019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모델명: R9)을 공개했다.(사진=LG전자)

어닝쇼크를 기록한 LG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79.5% 감소한 7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 등 전반적인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4분기 TV 사업은 일부 지역에서 원천적으로 사업을 하지 못하는 등 이슈가 있어 악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TV 사업의 본질적 경쟁력이나 기본 체제가 흔들린 건 아니다. 경제 제재 이슈를 미국, 이란 정부를 통해 풀고 있기 때문에 1/4분기 내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HE부문의 연간실적은 전년 대비 2천억원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기술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해서는 화질·음질 등 차별화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권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어 한국 업체들이 긴장해야 하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지적은 매년 받아왔다"며 "중국 업체들은 같은 모델을 대량생산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LG전자가)같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이 8K나 4K 쪽에서 기술을 빠르게 캐치하는 건 저희가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며 "2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차원이 다른 화질과 음질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