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노조 "30일 2차파업…사측과 언제든 대화"

불합리한 차별 관행 개선·산별노조 합의 안건 이행 주장

금융입력 :2019/01/08 14:35    수정: 2019/01/08 15:56

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 위원장이 2차 파업(1월 30일)을 경고함과 동시에, 회사와 대화는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노조 총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허권 금융노조위원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류제강 수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1월 6일 저녁 7시에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만나 새벽 4시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몇 가지는 수정해서 제안했고 토론도 했다"면서 "7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 15분까지 대화했지만 실무급 교섭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같아 대표자 교섭이 진전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KB국민은행노조위원장, 류제강 KB국민은행 수석 부위원장.(사진=지디넷코리아)

박 위원장은 이번 파업 이후 사측의 태도가 변함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2차 파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차 파업을 1월 30일부터 2~3일정도 하겠다고 조합원에게 전달했다"면서 "교섭과 투쟁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만한 교섭을 위해 집중 교섭은 물론이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신청,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재자로 두는 방안들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업에 대해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일단 "여성 및 신입(청년)행원들에 대한 불합리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파업에 이르게 됐다"며 "특히 2018년 임금단체협상의 금융산업별노조(산별노조) 합의 안건이었던 임금피크제 진입 기간을 빨리 해결하고자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8일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파업을 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박홍배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금융산별노조에서는 임금피크제 진입 기간을 1년 유예하기로 은행사용자협의회 측과 협상했음에도 불구, KB국민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 노조위원장은 "산별노조에서는 1년을 유예했는데 KB국민은행만 6개월 단축할 순 없는 일"이라며 "임금피크제 대상이 결정돼야 희망퇴직이나 인사 일정이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임금피크제는 부점장급과 직원들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가 나뉘어져 있다. 사측은 이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럴 경우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가 지나치게 앞당겨진다는 것이 노조 측 부연이다.

임금피크제 외에도 신입행원들에게 일괄 도입되는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도입과 계장급(L0)의 여성 행원들의 경력 인정 여부에서도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밴드 도입을 무조건 1~2개월 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회사는 관련 안건을 갖고 전담반(TF)을 구성하자고 했다"며 "L0급의 여성 행원들의 경력 인정 문제도 회사는 추후에 논의하자는 선언적인 말만 했다"고 지적했다.

점포장들의 '후선보임제도' 개선 역시 파업을 진행 중인 노조의 안건이다. 박홍배 위원장은 "점포장 3년 차가 되면 '후선보임' 대상자로 선택된다. 이 제도는 점포장은 소속 지점없이 개인이 알아서 영업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 과거에 비해 1.5배 정도 영업을 더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영업 능력이 뛰어나도 현업 복귀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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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파업을 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박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재직 중인 직원 10명이 사망했다.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였다"면서 "성과주의와 단기 실적주의 등을 임원진이 강요하고 있으며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들도 경영진에 대한 실망이 거듭돼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총파업에 참석한 인원은 KB국민은행 추산 치 5천여명, 노조 추산 치는 9천500명 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