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새 CEO, 상반기 안에 결정된다

인텔 "차기 CEO 인선 서두르지 않을 것"

홈&모바일입력 :2019/01/02 16:27    수정: 2019/01/02 16:28

인텔은 PC·서버용 프로세서와 LTE 모뎀, 각종 반도체 등으로 연간 700억 달러(약 84조원)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이다. 그러나 인텔의 수장은 지난 해 6월 브라이언 크르자니치가 '사내연애 금지' 규정을 어긴 것이 드러나며 사임한 이후 여전히 공석 상태다.

현재 인텔은 CFO인 로버트 스완이 임시 CEO를 맡아 운영되는 임시 체제다. 인텔 이사회는 내부 인사는 물론 외부 인사까지 외연을 넓혀 차기 CEO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텔 CEO는 지난 6월 이후 여전히 공석 상태다. (사진=인텔)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인텔이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CEO를 선임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 하반기 출시 이후 적어도 2021년까지 생산될 10nm 프로세서는 물론 7nm 공정에 대한 투자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 전임 CEO가 주도한 '데이터 중심' 이동

인텔 전임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1982년 새너제이 주립대학교 졸업 이후 인텔에 입사, 2012년 1월 COO 자리에 올랐다. 2012년 11월 당시 CEO였던 폴 오텔리니가 사임 의사를 밝힌 후 7개월 만인 2013년 5월 인텔 CEO를 맡았다.

그러나 그는 재임 5년 1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과거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CEO가 부하 직원과 '상호합의 관계'를 가졌던 사실을 인지했고, 내·외부 기관을 통한 조사 결과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당시 인텔의 설명이다.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전임 CEO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사진=씨넷)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재임 기간동안 PC 중심 회사이던 인텔을 데이터 중심 기업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초 스펙터·멜트다운 문제가 불거지기 반 년전인 지난 해 11월 총 2천400만 달러 상당의 주식과 스톡옵션을 매각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인텔은 "크르자니크 CEO의 주식 매각은 사전에 계획됐던 것으로 새롭게 공개된 보안 결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스펙터·멜트다운 문제가 아닌 부적절한 처신 문제를 우려해 주식 매각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또 브라이언 크르자니치의 재임 기간 중인 2016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이 대거 인텔을 떠나면서 스펙터·멜트다운 문제와 10nm 공정 이행 등에서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20년간 몸담은 프로세서 엔지니어, 프랑수아 피에노의 퇴직이다. 그는 20세기 말 출시된 펜티엄3와 코어2 듀오, 현행 코어 프로세서를 설계한 전문가지만 2017년 인텔을 떠났다.

■ 인텔 "차기 CEO 인선 서두르지 않을 것"

현재 인텔은 과거 AMD 출신 전문가인 짐 켈러, 라자 쿠드리 등을 대거 영입하고 지난 12월 '아키텍처 데이'를 통해 10nm 프로세서 로드맵을 공개하는 등 내외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난 12월 아키텍처 데이에 등장한 인텔 라자 쿠드리(왼쪽)와 머시 렌두친탈라. (사진=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사임 당시 인텔 이사회는 "내부·외부를 가리지 않고 CEO 후보를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종 투자 등을 책임지고 진행할 CEO는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차기 인텔 CEO로 물망에 오른 이들은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인텔 수석 기술 책임자 머시 렌두친탈라를 비롯해 반도체에 정통한 산제이 자 전 글로벌파운드리 CEO, 여기에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었던 다이앤 브라이언트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전·현직 인텔 임직원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 10nm 이후 공정·AMD 추격 등 현안 산적

현재 임시 CEO 겸 CFO를 맡고 있는 로버트 스완은 지난 해 말 뉴스 코퍼레이션 계열 주간지인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인텔이 여전히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이 아리조나 주 챈들러에 건설중인 반도체 생산 시설, 팹42 (사진=인텔)

그는 "(이번 인선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공개 채용이며 이사회는 결정을 서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후보자 명단에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인텔이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CEO를 선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 출시 이후 적어도 2021년까지 생산될 10nm 프로세서는 물론 7nm 공정에 대한 투자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5년 내 가장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AMD도 문제다. AMD는 대만 TSMC를 통해 생산한 서버용 7nm 에픽(EPYC) 프로세서를 올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시스코와 HPe, 텐센트가 에픽 프로세서 탑재 서버를 출시한 상황에서 인텔 제온 프로세서의 점유율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