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은행, 사방이 경쟁자…디지털은 필수

[이슈진단+] 2019년 산업별 3대 키워드/금융

금융입력 :2019/01/03 08:50    수정: 2019/01/03 09:28

'황금 돼지의 해'인 2019년 국내 은행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어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부의 핀테크 및 4차 산업혁명 기술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기존 은행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핀테크·스타트업이 전방위적으로 몰려오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들은 달라진 금융 환경에 대비하고자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몸집이 작지만 아이디어로 뭉친 스타트업,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과 합종연횡으로 제휴하며 새로운 무장에 서두르는 중이다. 디지털 금융환경에 국내 은행이 살아남아 '황금 돼지'를 품안에 넣을 수 있을지, 한 발 늦은 대응으로 뒤쳐질 지 올해 은행업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디지털 전환 '필수'…클라우드 도입 허용

전 은행권의 올해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모바일 이체가 더 익숙하고, 지갑없이도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된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 금융업권에 모두 적용돼 이를 대비한 기술 도입도 필연적이다.

올해 은행업권의 디지털 판도를 본격적으로 흔드는 것은 '클라우드'의 도입이다.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이 올해 1월 시행됨에 따라 금융사들은 비중요 정보 외에도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다.

클라우드의 도입은 비단 지상에 있던 물리적 장치의 감소만을 뜻하지 않는다. 쉬지 않고 고객들의 정보를 가공하고,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지속된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 엔진의 머신러닝으로 개인별 특성을 분류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엔진 알고리즘의 성능과 클라우드로 인한 머신러닝으로 은행의 상품 격차는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는 은행의 큰 보안 위협요소이기도 하다. 종전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서울 지역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많은 서비스 사업자들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개인신용정보도 100% 안전하게 보장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빅데이터와 보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은행은 디지털 전환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외에도 인력 효율화를 위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와 레그테크(규제+테크)도 은행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는 단순 반복작업을 로봇이 자동화해 돕는 것으로 직원들을 좀더 생산성 높은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레그테크는 각종 규제 준수 업무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동화하는 것으로 은행의 컴플라이언스와 내부통제 강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 무서운 유니콘, 여기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유니콘 기업들의 성장세도 은행권으로서는 부담이다. 일단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의 성장세가 매섭다. 토스의 지난 12월 10일 기업가치가 1조3천억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것이다.

토스로 인해 은행은 송금 및 이체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없앴으며 간편이체 서비스를 속속 도입했다. 토스는 올해 1월 보험대리점업(GA)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토스는 20~30대 사용자를 주 타깃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 보험을 판매할 것으로 관측된다. 토스의 보험대리점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은행이 파는 보험(방카슈랑스)의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K뱅크

더 나아가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에게 판매 중인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가격을 인하하라고 요구 중이다. 현재보다 10분의 1가격으로 낮아질 경우 토스나 다른 스타트업이 '오픈뱅킹'을 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픈뱅킹이란, 자체적으로 고객을 모으기보다는 기존 은행의 거래 데이터로 영업하는 새로운 방식의 은행을 지칭한다. 이미 개인 신용정보를 다른 곳에 위탁해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준비 중인 업체도 다수라 은행의 고객 이탈 속도가 빨라질 확률이 있다.

토스와 같은 유니콘 기업 외에도 제3인터넷전문은행도 은행권을 긴장하게 하는 플레이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 인가, 5월 본인가 승인해 상반기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와 키움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자본이 은행 지분을 34%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특례법이 통과됐으며, 법률은 올해 시행된다.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사진=우리은행)

■ 우리금융지주 전환

올해 1월 우리금융지주사가 출범한다. 그간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NH농협금융) 체제에서 5대 금융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서 가장 몸집이 큰 우리은행의 수장 손태승 행장이 2020년 3월 주주총회까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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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 금융사의 인수·합병에도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초기 자본비율 등의 문제로 자산운용과 같은 작은 회사를 사들이지만 지주사라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 증권사 등 큰 금융사의 인수가 필요하다.

또 지주 출범이 마무리된 후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 작업도 시작될 예정이다. 과점주주로 구성된 우리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매입할지 주주 구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예금보험공사는 2016년 2016년 11월 민영화 당시 보유했던 우리은행 지분 29.7%를 과점주주에게 나눠 팔았다. 현재 보유 지분은 18.43%로 아직도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