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율주행차와 여러 사람이 운송수단을 함께 타는 시대를 동시에 대비하지 않으면, 이를 지향점으로 설정해 선제적으로 기술을 연구하는 구글·디디추싱 등 해외 모빌리티 업체들에게 현격히 뒤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열린 ‘자율주행 기술·산업 동향 및 전망’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진단했다. 고 센터장은 1999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이후 현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기까지 줄곧 자동차 산업을 담당한 전문가다.
고 센터장은 “자율주행차의 시대만을 대비할 것이 아니라 공유경제를 함께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공유경제 업체들이 플랫폼 및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 독점 기업으로 성장한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중국뿐 아니라 화교권 국가로 진출하겠다고 하니 8조원 펀딩이 한꺼번에 몰릴 정도로 시장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 센터장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차공유 서비스가 운영되는 과도기엔 기존 택시업계와 마찰을 피할 수 없고,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현대차가 럭시를 투자했다 3개월만에 토해낸 걸 카카오가 잡으면서 지금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정면으로 싸우고 있다”며 “(이런 택시업계의) 희생은 (승차공유 등 서비스가 잘 정착한 후) 나중에 편익으로 보상받게 될 것이고, 과도기 기간을 정치가 줄여줘야 한다. 공유경제로의 변화를 막을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공유형 운송수단, 점유율 10%만 돼도 시장 변화할 것"
고 센터장은 이 토론회에서 카풀과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공유형 운송수단의 청사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고 센터장은 “공유형 운송수단은 차량의 활용도 면에서 개인 소유의 차량 대비 10배 이상이고, 이같은 모델이 운송시장의 10~20%를 점유하게 되면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채택의 수명 주기인 S 곡선에 따라 티핑포인트인 10~20%에 다가가면 그때부터 수요 가속화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버와 리프트 같은 공유형 운송수단 업체들은 효율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필요에 의해 자율주행 기술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면서 “당분간 기존 자동차 업체와 공유형 운송수단 업체 간 탑승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 센터장은 “차량이 24시간 동안 움직이면서 수명은 단축되겠지만 2030년 내구성 강화로 100만 마일 주행이 가능해 훨씬 경제적이게 된다”며 “이런 변화를 경험한 승객들은 점점 더 자동차 소유를 지양하고 공유를 당연시 하게 될 것이다. 또 공유형 자율주행차의 대당 효율을 크게 높여 운임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공유형 운송수단의 발전은 1.0/1.5/2.0/3.0 등 총 네 단계로 구분되는데, 자율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전까지인 1.5단계까지는 택시 등 기존 운송수단 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고 센 터장은 설명했다.
공유형 운송수단 1.0 단계는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로 같은 방향의 목적지를 갖는 승객 1명을 태워주고 과금하는 방식이다. 기본 요금 이상의 구간에서 택시 대비 37% 가까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이는 우버X 모델로도 불린다.
1.5 단계에서는 1.0 단계에서 합승이 가능한 점이 추가된다. A지점부터 B지점까지 가는 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동승할 수 있다. 우버 풀(Pool)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가격은 1.0 단계 가격에서보다도 n 분의 1로 줄어든다.
고 센터장은 “여기까지가 지금 우버, 리프트, 그랩, 디디추싱 같은 프랫폼 업체가 회원을 모집하고 영역을 확대했던 서비스였다면, 2.0 단계에서부터는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다”며 “2.0 단계에선 자율주행 기술에 의해 승객을 태우고 서비스하되 반드시 운전석에 사람이 착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단계는 다만 아직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차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고, 각국의 규제가 정비되지 않아 완전한 무인택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한시적 서비스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3.0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 궁극적인 로보 택시 단계로 이때에는 합승해도 차량이 머뭇거림 없이 효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연구, 구글에 뒤쳐졌지만 노력하겠다"
토론회에선 국내 자율주행차 연구 수준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현대자동차와 더불어 국내에서 자율주행차 연구를 하는 기업 중 한 곳인 네이버랩스의 백종윤 리더가 관련 발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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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리더는 “자율주행차 연구 시 지도가 중요한데, 네이버는 이 지도를 만들 때 항공으로 위에서 찍은 사진을 주로 사용한다. 이때 차선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며 “직접 주행하면서 얻은 정보를 부가해 2.5D 개념의 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웨이모 등 해외 자율주행차 연구 기업들과 직접적인 기술 비교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도심 주행 경력이나 개발 기간 등을 통합해서 보면 국내가 외국에 비해 뒤져진 게 현실”이라며 “네이버랩스가 빨리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