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천재 개발자가 만든 블록체인 코스모스, 왜 주목받나

코스모스 재권 CEO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8/12/24 15:50    수정: 2018/12/26 02:32

올해 코인(암호화폐)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연초 2천4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연말 400만원 대로 주저앉았다. 가치가 80% 이상 줄어들었다.

코인 가치폭락을 두고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나오지만, 그중 “블록체인이 가치를 입증할 사용사례를 만들지 못했다”는 진단이 가장 뼈아프다. 이미 올해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경고다.

내년엔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쓰일 수 있을까.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의 태생적 한계인 '성능' 문제를 뛰어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노드가 모든 거래를 기록하도록 설계돼 있다. 덕분에 일부 노드에서 데이터 위변조가 일어나도 분산된 다른 노드가 이를 검증할 수 있지만, 성능 면에선 전체 네트워크 처리 능력이 단일 노드의 처리 능력으로 제한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일명 '확장성' 문제라고 한다.

많은 플랫폼 블록체인들이 성능 문제를 풀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그중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게 '코스모스' 프로젝트다. 코스모스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완성도 높은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는 천재 개발자로 불리는 한국계 미국인 재권이 이끌고 있다. 그는 4년전인 2014년부터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oW) 방식에 한계를 확인하고, 이를 극복하기 블록체인 엔진인 '텐더민트'를 개발해 주목 받았다. 그는 텐더민트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 블록체인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코스모스'를 이끌고 있다.

비들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재권(사진=텐더민트 공식 블로그)

코스모스에서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코스모스 허브'라는 블록체인이 내년 메인넷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내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 '비들'의 기조 연설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재권을 만나 코스모스 프로젝트의 차별성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5초 안에 블록 확정까지 끝...고성능 합의알고리즘 텐더민트에 주목

지난해 하반기 불어닥친 비트코인 열풍으로 이제는 PoW 방식이 지나치게 에너지 소모적이고 일부 채굴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인지되기 시작했다.

재권이 무려 4년 전에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블록체인 설계를 시작한 것은 그가 상당한 통찰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점이다. 대표 플랫폼 블록체인인 이더리움도 PoW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2014년 비트코인 PoW의 문제를 풀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텐더민트다. 텐더민트는 전체 검증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으로 합의에 이르는 비잔틴 장애 허용(BFT)기반으로 설계됐다. 텐더민트는 BFT를 개량해,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재권은 BFT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BFT컨센서스가 수학적으로 얼마만큼의 성능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난 수십년간 이뤄져 왔다"며 "이미 안정성을 확보한 BFT를 채택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고 말했다.

코스모스 재권 CEO(이미지=재권 링크드인)

그는 "우리는 심플하지만 학문적으로 검증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생각하고 있다"며 "텐더민트합의알고리즘은 4년 전에 완성했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사실상 상용화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또 "텐더민트가 170명의 검증인이 네트워크에 참여했을 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BFT에서 파생된 합의 알고리즘에 이렇게 많은 검증인이 참여한 사례는 최초다"고 강조했다.

재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모스 허브의 블록 생성과 확정(블록이 번복되지 않는 상태)까지 5초에 이뤄진다.

체인 연결 인터체인프로토콜과 개발 환경 코스모스SDK에 주목

재권은 PoW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면서 블록체인이 확장성 문제까지 주목하게 됐다고 한다. 텐더민트 코어 엔진만으로 초당 수천건의 트랜잭션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하나의 체인에서 작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는 고성능 체인 존재하고 체인이 서로 연결돼 가치와 정보를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생각한 것이다.

그는 "PoW에 대해 해결책을 찾다보니 오히려 더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최우선으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블록체인 간 소통할 수 있는 IBC(인터 블록체인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만들었고 (이렇게) 코스모스는 텐더민트 합의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블록체인들이 공존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모스 구성도(이미지=코스모스 블로그)

코스모스 허브는 코스모스팀 코어 개발팀이 직접 개발하고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코스모스 안에서 공존하는 블록체인들의 중간 역할을 하면서 토큰 수량이나 원장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코스모스 허브에는 어떤 블록체인이든 허가 없이 연결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뿐 아니라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연결 가능하다. 블록체인 간 토큰 이동은 10~15초 이내에 가능하다.

코스모스 팀은 수 많은 블록체인이 연결되려면, 우선 블록체인 개발이 쉬워야 한다고 보고 코스모스는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만들었다. 또 이를 통해 개발된 기능들은 서로 모듈형식으로 쉽게 연결할 수 있게 했다.

재권은 "지금 현재 상태에서 디앱을 만들기 위한 가장 쉬운 환경은 스마트컨트랙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선 고나 자바 같은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코스모스SDK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누구나 코스모스 SDK를 이용해 생태계 내에서 쓰이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개발된 기능들은 모듈 형태로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결합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다. 코스모스 코어 팀이 개발한 텐더민트 합의알고리즘이나 IBC도 모듈형태로 만들어졌다.

코스모스 세계관을 나타낸 구성도(이미지=코스모스 블로그)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 의미...다양한 블록체인이 정돈된 질서 안에서 작동하는 세계 만들 것

재권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코스모스는 고성능 블록체인 엔진, 서로 다른 블록체인이 연결될 수 있는 통신 프로토콜,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개발 환경 등을 두루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코스모스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코스모스라는 프로젝트 이름에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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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름이 왜 코스모스이냐"는 질문에 그는 "먼저 우리모두 칼 세이건(유명한 천문학자로 대중 과학서 코스모스의 저자)을 상당히 좋아한다.(웃음) 또 코스모스는 정돈된 우주를 의미한다. 온 우주의 모든 것이 원자(아톰)로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블록체인 시스템 또한 수많은 트랜잭션을 하나의 이치 아래 정리하면서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도 검증된 하나의 이치아래 정리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 산업에서 코스모스 허브 메인넷 출시가 갖는 의미에 대해 "PoW를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탈중앙화되고 안전한 블록체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며 "수천개의 블록체인이 공존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수 많은 블록체인 공존하면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