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시각의 틈을 좁히는 기술 '시뮬레이션'

컴퓨팅입력 :2018/12/20 13:32

시뮬레이션 기술은 알게 모르게 일상 곳곳에 스며 들었다. 일반인이 인지한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3D 시뮬레이션은 자동차, 항공, 기계, 전자, 건축 등의 산업에서 테스트와 예측에 활발히 쓰인다. 주로 물리적 구조 해석에 쓰여온 시뮬레이션 기술은 이제 분자, 원자, 양자 등 나노 단위의 화학적 해석에도 쓰이고 있다. 생명공학이나 재료공학도 시뮬레이션 기술의 영역이다.

전통적인 가상 시뮬레이션은 실제 물건을 만들지 않고 미래를 예측한다. 물리학 분야의 연구성과가 3차원 형상으로 구현돼 자동차 충돌 실험, 비행기 엔진 작동 실험, 풍동 실험 등에 활용된다.

지식을 3차원으로 만들어주는 3D 모델링은 형상을 모사할 뿐 아니라 가상의 작동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게 해준다. 예측을 위한 3차원 형상화의 범위는 물리학적 범주를 넘어섰다. 시뮬레이션 기술은 화학 구조식을 3D로 시각화 할 수 있게 됐다. 물리학 방정식뿐 아니라 화학식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물리적 시뮬레이션의 예는 자동차 제조업계의 충돌 테스트 분야다. 새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실제 차량을 만들지 않고 다양한 시나리오의 물리 충돌 실험을 한다. 차량 충돌 실험은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를 가상 공간에서 하면, 조건을 달리해 수차례 실험을 할 수 있다. 차량의 어느 부위에 물리적 힘을 가했을 때 얼마나 찌그러지고, 어느 부품이 파손되는지 알 수 있다. 실험 후 곧바로 제품 설계와 디자인을 변경해 안전성을 높여준다.

항공업계의 비행기 엔진 실험도 3D 시뮬레이션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항공기가 비행 중 조류와 충돌할 경우 끔찍한 피해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를 가상으로 실험하는데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다. 새가 엔진부나 날개, 혹은 조종석에 부딪힐 경우를 상정해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새와 비행기의 충돌은 인간의 힘으로 예견해 막을 수 없으므로, 혹여 충돌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돕는다.

시뮬레이션은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단위에서도 활용된다. 그 영역이 양자 단위까지 깊어졌다.

생명공학업계는 원자 단위의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활용한다. 화학구조식, 분자식 등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만들면 약을 투약했을 때 단백질의 반응을 확인하거나, 약물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재료 공학에선 화학물의 결합이나 구조 등을 최적화하는데 시뮬레이션을 쓴다. 분자 구조를 만들어내거나, 배터리 전해질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데는데 활용된다.

시뮬레이션 기술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디자인과 설계 이후 생산 단계 이전에 쓰여왔다.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도 쉬워지면서 시뮬레이션의 활용은 공정의 순서에 상관없이 쓰이게 됐다. 제품 설계자가 시뮬레이션 전문가의 도움없이 기본적 수준의 실험을 디자인 단계에서 수행해볼 수도 있다. 제약분야 연구자는 약품을 만들기 전 약물의 투약 효과를 미리 검증할 수 있다.

타이어 제조회사는 고무 성분의 배합을 시뮬레이션한다. 배합에 따라 고무의 특성이 달라지는데 이를 사전에 모델링해 확인하는 것이다. 제약업체는 복제약 생산에서 다양한 외부요인을 가상으로 설정해 정확한 생산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인공지능(AI) 분야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가 기본적 재료의 성질 데이터에 기반해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설계자가 경계조건을 주고 시스템이 형상을 만드는 시대다. 몇몇 조건만 입력하면 컴퓨터가 기괴한 형상의 물체를 만들어 제시한다. 설계자가 추천된 형상에 주조, 단조, 절삭 등의 생산방법을 입력하면 그에 맞게 모양을 바꾼다. 설계자는 여기서 영감을 얻기도 하며, 설계 최적화를 시스템 도움을 받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생산 가능한 디자인을 해석 후 설계로 만드는 것으로 과거와 정반대 방식이다.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기업은 리콜의 가능성을 줄이고, 결함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완성도 높은 이상적 디자인을 시뮬레이션에서 영감받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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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다쏘시스템코리아 마케팅팀장은 “과학회사를 지향하는 다쏘시스템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생명공학)등 과학에 기반해 현실세계를 전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이러한 과학기술이 반영된 버추얼 트윈을 구축해 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면, 현실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다쏘시스템은 이러한 과학기술을 3D 및 시뮬레이션 솔루션에 통합해 현실세계의 문제점을 가상에서 먼저 예측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