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톈진 스마트폰 생산법인 폐쇄"

인도 생산에 더 치중...중국에선 ODM 방식으로

홈&모바일입력 :2018/12/13 16:10    수정: 2018/12/13 16:12

삼성전자는 12일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삼성 천진 공장 운영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중국 톈진(天津)에 있는 스마트폰 생산법인(TSTC)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현지 2천여명의 직원과 협력사에 이를 공지하고 이달 말 톈진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톈진 공장 철수는 하루 아침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몇년 간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한 베트남, 인도를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옮겨왔다.

가격 경쟁력으로 나오는 중국 제조사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삼성은 특히 인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도는 13억명의 인구 대국으로 규모나 잠재력 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해 미국, 중국과 함께 3대 휴대폰 격전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6년 간 인도 1위를 점했지만, 지난해 4분기 샤오미에게 밀리면서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도 구루가온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은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년 이상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 디자인 등에서 꾸준히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모바일 투자는 2005년부터 시작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속에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 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삼성전자는 인도 공략을 위해 올해 중순께 인도 노이다 휴대폰 공장의 부지를 약 두 배 확장, 생산량을 월 500대에서 1천만대로 늘렸다. 2020년까지는 연간 1억2천만대 규모로 확대해 향후 인도뿐 아니라 다른 신흥 국가들에도 수출할 수 있는 전략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서 휴대폰을 생산하면 인도 특화 스마트폰 연구개발(R&D)과 출시기간 단축, 물류비와 관세 절감으로 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생산시설을 축소한 중국에서는 앞으로 주문자가 제조사에게 제품 개발-생산을 모두 맡기는 ODM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성장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인도를 겨냥하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도 현지 생산거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내년부터 3년 간 인도에 1억 달러(약 1천132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는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 플렉스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생산한 데 이어 폭스콘과 협력해 인도 스마트폰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집중하면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마지막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역시 역성장하고 있지만, 규모는 한국 시장의 20배에 이른다. 중국 시나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톈진 공장 철수에 대해 “중국은 여전히 삼성전자의 중요한 시장이며, 앞으로도 부품 산업의 성장을 촉진해 중국 경제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박진석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패턴을 미뤄보면 중국인들에게는 단순 마케팅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이 통한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라며 “중국 내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것을 고민해야 하며 AS 인프라 구축 등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편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20%대 점유율로 중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2014년 3분기에 처음으로 샤오미에 선두를 내줬으며 지난해 초에는 지오니, 메이주 등 신생 업체에도 밀리면서 10위 언저리로 하락했다.

지난 3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자릿수에도 못 미치는 0.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