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스퍼 "블록체인 성패 UI·UX에 달려"

김태원 대표 내년 사업계획 기자간담회...음원 저작권 플랫폼 공개

컴퓨팅입력 :2018/12/06 16:29    수정: 2018/12/06 23:06

"인터넷 사용자들 눈높이는 저 위에 있다. 블록체인 서비스도 사용성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글로스퍼의 김태원 대표는 6일 서울 역삼동 스파크플러스 유니버스점에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만드는 모든 서비스는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하는 데 최우선 점을 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스퍼는 1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 하이콘이라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글로스퍼는 하이콘을 고도화하고 분산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자체 개발하거나 외부 서비스를 유치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하이콘 기반으로 공공과 민간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축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이날 스팀잇 사례를 들며 블록체인 서비스의 UI·UX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 블로깅 서비스로, 사용자들이 글을 게시할 때마다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사용자 확대에 실패하고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직원 중 70%감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가 6일 서울 역삼동 스파크플러스 유니버스점에서 간담회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팀잇이 최근 여러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불편한 사용성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처음에 스팀잇이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의 몰락을 예상했다"며 "요즘 사용자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은데 불편한 스팀잇을 사용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글로스퍼가 준비 중인 블록체인 기반 음원 저작권 플랫폼 '업뮤직'을 소개하며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지만 멜론이나 벅스뮤직에 버금가는 편의성을 갖추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뮤직은 현재 음원 유통 과정에서 작곡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전체 10%밖에 안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으로 유통 중개자를 없애 작곡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UI.UX를 잘만드는 회사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사용자가 결제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업뮤직으로 ICO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이콘에 참여하는 디앱을 선정할 때도 최우선으로 사용성을 보겠다는 게 김 대표의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내년 퍼블릭 블록체인 분야에선 디앱 활성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디앱을 선정하는 기준은 백서나 어드바이저가 아니라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인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하이콘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선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방향성비순환그래프(DAG)와 스펙터 합의알고리즘의 적용이다.

DAG는 비동기 방식으로 블록을 생성 수 있기 때문에 블록 생성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자료구조다. 기존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컴퓨터)가 합의해서 하나의 블록을 만드는 '동기 방식' 으로 작동한다.

하이콘 측에 따르면 스펙터 알고리즘은 블록 간의 순서를 정하기 위해 블록 사이에 투표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지금까지 스펙터는 이스라엘 연구팀(요나탄 솜폴린스키, 아비브 조하르)이 설계한 논문으로만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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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DAG와 스팩터는 탈중앙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며 "지금까지 논문에서만 존재하던 것을 하이콘이 실제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선행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적이 없었다"며 "조만간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